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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농부들이 말해주는 농촌이야기

홍성 젊은협업농장편

2015.05.13(수) 01:19:57충남농업팀최현진(hyunjin1649@naver.com)

청년과 농업. 어쩐지 어색하게만 느껴지는 이 두 단어가 만난다면 어떤 모습일까? 아마 낯선 조합에 고개를 갸웃거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기 농부라는 이름이 꽤나 잘 어울리는 멋진 청년들이 있다. 충남 홍성군 장곡면 도산리에 위치한 젊은 협업농장이 바로 그곳이다.

‘젊은 사람들이 모여 협업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의미의 젊은 협업농장은 10인 내외의 젊은이들이 모여 협동조합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유기농 채소, 특히 쌈 채소 생산에 주력하여 귀농인들 에게는 교육을 제공하고 지역주민과는 상생을 도모하는 젊은 협업농장. 대학생 정책기자단 농업 팀은 4월 25일 젊은 협업농장 농부 정영환 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젊은농부 장영환씨와 인터뷰

▲ 젊은농부 장영환씨와 인터뷰


Q : 젊은 협업농장, 이름부터 신선하고 힘 있게 느껴지는데 협업농장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젊은 협업농장은 자본이 없는 청년들과 터전이 없는 귀농인들이 어떻게 농촌에 정착하고 지역을 함께 이끌어 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의 재능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살릴 수 있는지와 단체를 통해 효과적으로 농장을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많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단체로 활동하니 지역의 농작물이나 행사 관련 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득인 것 같네요.
협업농장의 시작은 90년도 후반의 풀무학교(대안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농업을 강요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었지만 이들을 이해시키는 과정을 통해서 부속학교(2년제)가 형성되었습니다. 농업의 특성 상 지역 간의 연계가 매우 중요한데요. 학교라는 틀 안에만 있다 보니 지역과의 단절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귀농에 관심이 있던 졸업생 두 명과 선생님 둘이서 협업농장을 시작하게 된 것이 그 시초이지요.

젊은 농부들이 말해주는 농촌이야기 사진

▲ 협업농장 시설재배 현황


Q : 이름이 굉장히 센스 있는걸요. 협업농장에 다양한 연령대 분들이 계신데 다들 어떻게 모이게 됐나요?
저희는 20대 4명과 30대 3명, 40대 1명에서 50대 1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청년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시골에서는 60대 이하인 사람은 아직 청년이지요. 농장은 40대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유기농업을 전문으로 한 사람들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귀농인들도 자연스럽게 모이게 됐어요.
잘 모르시겠지만 홍성이 유기농역사가 깊은 곳이에요. 유기농업의 메카라고도 불리고요. 그리고 인구가 얼마 없는데도 교육이 시골치곤 잘 돼있습니다. 유기농에 뜻이 있는 귀농인들이 홍성을 찾는 이유죠. 우리 농장은 학력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얼마든지 떠나도 좋습니다. 규모는 늘릴 생각이 없습니다. 만약 인원이 많아진다면 팀을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Q : 충청남도에서 협업농장에 지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지원받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충청남도에서는 작년에 비닐하우스를 하는 사업과 시설적인 지원을 해주었어요. 그러나 앞으로는 시설적인 지원보다는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적으로 농업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으로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 중인 1대1 멘토·멘티 제도도 좋지만 젊은이들을 시골에서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 인문학강좌나 유기농강좌도 있지만 더욱 많은 강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요.
또한 시골에서는 사람들의 벌이가 굉장히 미약해요 한 달에 80만원이라도 꾸준하게 벌 수 있으면 잘 사는 것이니 말이에요. 도시와 달리 시골은 최저 임금제 조차도 도입이 안 되므로 귀농정착 지원이나 자금 또한 필요해요. 말 뿐만이 아닌 실제로 농업인재를 키워낼 수 있는 연구에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망사항이 충남도청에 꼭 전달되길 바랄게요. 다음질문입니다.
Q : 사실 요즘 젊은이들은 돈에 대해 민감하잖아요. 이 수익분배 측면을 협업농장에서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요?

그럼요 민감하죠. 저도 민감한걸요. 우선 처음 오시면 저희 농장은 3개월간은 돈을 드리지 않습니다. 3개월 차부터 1년차까지는 최저 생계비, 아니 최저 생존비라 부르는 게 좀 더 적합하겠네요. 월 30 ~ 50만 원 정도를 지급하거든요. 사실 처음에 일을 하러 오면 사고만 치고 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 일을 한다보다는 교육생, 인턴 생이라는 개념 아래 투자하고 교육시키는 부분이 커요. 어느 정도 일이 손에 익고 자리 잡아가는 데는 장장 1년 정도가 걸립니다. 그 이후로는 기본 80만 원씩 지급하고요. 거기에 추가로 총 수익을 공평하게 분배해 나눠가져요. 농업은 사실 수익보단 지출이 클 때도 많고 수익창출만을 주목적으로 생각하진 않아요. 돈을 많이 벌고 적게 벌고를 얘기하기엔 섣부른 부분이 있네요.

Q : 정말 바쁘게 일하시는 것 같은데 힘들지 않으신가요? 따로 휴일은 없으세요?
휴일은 따로 없어요. 대신 무조건 4시 이전에 하루 일과를 마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았어요. 4시 이후는 다른 기관의 세미나에 참여하거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말이지요. 일도 중요하지만 배우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거든요. 보통 일요일은 반나절만 일하고 쉬어요. 생각해 보니 딱히 쉰다는 개념은 없네요. 농사는 365일 할 일이 참 많거든요. 겨울철도 마찬가지고요.

Q : 농사를 지으시면서 많은 일들을 겪으실 텐데 어떨 때 가장 행복하시고 어떨 때 슬프신가요?
저희가 하는 일이 영리적인 측면도 있지만 교육적·지역적 성격도 큽니다. 실제로도 그 부분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고요. 농사에 있어서는 지역주민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다보니 가장 기쁠 때는 아무래도 우리가 지역 내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 때, 또는 그들과 하나다, 라는 느낌을 받을 때에요. 철없어 보일 수도 있는 우리 청년들이 어르신께 인정받을 때만큼 행복 할 때가 없죠. 성장했다는 느낌도 들고. 하나 더, 귀농을 꿈꾸는 젊은 청년들과 같이 힘들게 일하다가도 시간이 흘러 그들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것을 보면 그게 또 그만큼 행복하더라고요.
힘들 때는 아무래도 농장에 사람이 없을 때, 함께 일하고자 하는 지원자가 없을 때인 듯해요. 혼자 일한다는 건 정말 힘들고 외롭거든요. 농사는 절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함께 하는 일이기 때문에……. 결국 저희는 사람 때문에 슬프고 행복해요. 함께 일하다보면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든든해요. 그 자체가 행복인거 같아요.

Q : 말씀을 들어보니 농사에 있어서는 협동이 가장 중요한 듯해요. 그렇다면 지역 주민들의 농사일을 도울 때 보수문제는 어떻게 하시나요?
품앗이 개념이 커요. 귀농인들이 처음에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대부분의 농사일이 품앗이 형식으로 이루어지거든요. 서로 오고 가며 일을 돕는데, 귀농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죠. 그 지역을 몇 십년간 지켜온 주민들은 갓 귀농한 외부인에 대한 적대심이 들 수밖에 없어요. 저희도 처음에는 지역주민에게의 신용확보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몇 년간을 인정받기 위해 애썼어요. 그게 지금 와서는 가장 큰 힘이 되네요. 전하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당장의 실리를, 가시적인 이익만을 추구하지 마세요. 수확물이 많다고 소득이 크다고 잘 된 농사가 아니에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늘 서로 나누고 베풀 줄 아는 것이 중요해요.

귀농인들에게 좋은 충고가 될 수 있겠어요. 이건 저희가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관심이 생겨 드리는 질문인데요.
Q : 대학 수업의 연장선으로 농장관리학이나 농사동아리 등의 수업 제안이 온다면 멘토 역할을 해주실 수 있나요?

당연합니다. 얼마든지 도와드릴 의향도 있고 실제로 제안도 많이 옵니다. 모 학교 고등부 친구들은 격주 토요일마다 와서 오전 내내 일하고 가요. 파종부터 수확까지 농사 전반을 함께합니다. 아직 서툴긴 하지만요. (웃음) 서울 모 학교에서는 수학여행으로 우리 농장을 찾아오기도 하고요. 저희 농장이 실습지로 활용이 많이 돼요. 앞으로도 여러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일 생각이고요.
 

젊은 농부들이 말해주는 농촌이야기 사진▲ 작물에 대해 설명해 주시는 젊은농부 정영환씨


Q : 그렇다면 만약 제가 농부를 꿈꾼다면, 해주실 수 있는 조언 좀 부탁드릴게요. 
귀농을 꿈꾸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먼저 일해보고 오라는 거예요. 절대로 땅을 먼저 구입하지 마세요. 희망 지역에서 3년 이상은 거주해 봐야 알아요. 지역성 파악이 가장 우선입니다. 해당 지역의 농업기술센터나 협동조합을 찾아가 보는 것도 좋아요. 여러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거든요. 협동조합을 찾아가라는 이유는 개인 판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조합을 끼어서 일해야 시너지 효과가 나기 때문이지요. 이를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Q : 실제로 대학을 갓 마치고 가서 농사짓기엔 무리가 있겠네요.?
그럼요, 어렵죠. 시골은 보수적일 뿐더러 외지인에 대한 경계감이 심하기 때문에 땅을 임차하기도 어려워요. 무리해서 도전하려 들지 말고 평소에 농촌체험활동 등을 통해 경험을 많이 쌓으세요. 귀농하고자 하는 계기나 동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교류를 통해 지역 주민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겠네요. 농사라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어려운 일만은 아니에요.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긴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해보세요.

좋은 조언 고맙습니다. 조언 새겨듣도록 할게요. 이제 아쉽게도 마지막 질문이에요.
Q : 농업에 대해 한마디로 표현해주시겠어요?

농업이라고 특별할 것 없어요. 도시와 똑같습니다. 도시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바쁘게 살아가잖아요. 농촌도 마찬가지에요. 똑같이 일하고 쉴 때는 쉬어요. 도시인들이 각자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예를 들면 고시공부나 취업 등을 위해 노력하듯이 농촌에서는 나와 맞는 작물을 찾고 땅을 일궈내는 것이 그 목표 예요. 어딜 가나 일하는 사람도 있고 노는 사람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잖아요. 저희도 그래요. 도시인들 살아가듯이 똑같이 살아가요. 다만 농촌은 부지런히 일하는 젊은이에게 긍정적인 시선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 그게 참 든든합니다. 농촌 어렵지 않습니다. 다가오세요!

우리 선배 또래가 운영하는 농장이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젊은이다운 감각으로 무장한 모습일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어느 시골다운 모습이었다. 사람이 있었고 정이 있었다. 무엇보다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이 참 인상 깊었다. 어쩌면 투박하고 순수하게 느껴지는 이 협업농장의 긴긴 이야기를 정영환 농부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꽤나 오래 알고지낸 느낌이 들었다. 그 사이에 농장에 정이 들었나보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젊은 협동조합 젊은이들의 야무진 농업 이야기가 농업 종사자 뿐 만 아니라 우리 또래에게도 널리 알려졌으면 한다. 또한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여기 멋진 청년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면, 한번쯤 찾아가 그 젊음을 엿보고 오는 것도 좋을 듯하다.

 
대학생 정책기자단 농업팀
 최현진 (hyunjin1649@naver.com)   
 권나현 (nahyeon0719@naver.com
 김민영 (alsdud0328@naver.com)    
 이광용 (lky0259@naver.com)         
 임하연 (hy409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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