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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당진기지시줄다리기 축제용 큰줄을 만드는 생동감 넘치는 현장 탐방

2015.03.16(월) 15:58:42임중선(dsllew8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인 기지시줄다리기는 이번에 4월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를 개최합니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당진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는 대한민국 대표축제일뿐만 아니라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된 국가중요무형문화재이죠.
 
줄다리기이니만큼 당연히 여기에 쓰이는 줄이 필요한데 요즘 공장에서 쉽게 찍어내는 나일론이나 합성수지 화학섬유 끈을 묶어서 하면 편하겠지요?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니다. 당진시 전체가 나서서 볏짚으로 줄을 만드는데 그 광경이 실로 장관중의 장관입니다.
 
당진시 뿐만 아니라 전 충청남도민, 더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대동단결과 화합의 힘을 이끌어 내는 당진시줄다리기 축제에 쓰이는 줄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드리기 위해 엊그제 3월13일 당진시 도민기자가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으로 달려갔습니다.
 
줄은 박물관 입구에서 약 300m 정도 떨어진 주유소 앞 논가 공터에서 제작되고 있었습니다. 이것을 박물관에서 만들 수 없는 이유는 줄 자체가 워낙 길고 커서 박물관 터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줄 만드는 현장에 가자마자 입을 벌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약 300여명의 주민과 자원봉사자 등이 다 나와서 거대한 줄을 만드는데 일사불란한 움직임과 혼신의 힘을 보여주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줄다리기도 축제지만 줄을 만드는 과정 자체도 하나의 잔치였습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과 가슴 뭉클한 그 무엇이 울컥 솟아오르게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짚은 하나일 때 연약하지만 몇 개가 합쳐지면 유연하면서도 강한 습성을 보여 한국의 전통 농경사회에서 난방용, 초가지붕, 저장용구, 거름 재료, 새끼 줄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돼 왔는데, 기지시줄다리기의 볏짚 줄은 마을 공동체의 화합과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줄을 만드는 과정도 어촌의 닻줄 만드는 방식을 도입해 세 줄 꼬기 방식을 써서 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줄은 길이만 200m, 직경 1m, 무게 40t을 자랑합니다. 특히 참나무로 만든 줄틀이 트지 않고 강해지도록 개흙이 있는 못에 보관했다가 줄 제작 때에만 꺼내서 사용하는 과학적인 방법을 고안하기도 하는 등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줄 만드는 현장을 생생하게 중계해 드립니다.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이 트럭. 줄이 워낙 크고 무겁기 때문에 줄을 만들기 위해선 육중한 트럭을 세워 놓고 줄의 시작점 끝을 거기에 묶은 다음 진행을 합니다.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트럭 바로 앞 시작점입니다. 줄이 꼬여갈 때 그 육중한 무게와 힘 때문에 꼬인 줄이 다시 되풀어지지 않도록 묶음과 지지역할을 해 주는 거대한 안전장치인 줄틀 역할을 합니다.
줄이 꼬여가면서 이 줄틀로부터 점점 완성된 큰 줄이 만들어져 나가게 됩니다.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제일먼저 작은 머릿줄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 머릿줄 역시 이미 한달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나서서 잔줄을 꼬아 만든 것입니다.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위의 머릿줄 70가닥을 다시 꼬아 중간줄 3개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 중간줄만 해도 직경이 30~40cm가 됩니다. 이것만 봐도 벌써 기가 죽습니다.
중간 줄을 3개로 만들어 200m길이로 길게 늘어트려 놓고 아가씨 댕기머리 따듯 하는 방식으로 꼬아 큰 줄 제작에 들어갑니다.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먼저 이렇게 중간줄 1번을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굴려서 앞으로 내보냅니다. 그리고 2번과 3번의 중간줄도 내보내면서 서로 얽어 꼬게 되는데 이때 중요한 파트가 중간줄을 댕기 꼬듯 엮어주는 곳입니다.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사진의 이곳이 댕기꼬는 곳입니다. 길게 늘어트려져 있는 1~3번까지의 중간줄이 꼬이도록 양쪽에서 힘껏 잡아당겨 꼬는 것입니다.

이때가 가장 많은 힘이 들고 부상위험도 따릅니다. 줄 전체의 무게가 무려 4톤이나 되고, 그것을 꼬는 과정이기 때문에 만약 되풀어지면서 제작도구가 사람을 후려 칠 경우 심각한 위험이 초래될수 있기 때문입니다.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이런 과정이 그냥 즉흥적으로 이뤄지는게 아니라 총 지휘자 한분이 전체를 보면서 마이크와 북으로 제작을 총괄합니다.
 
중간에서 줄을 꼬는 반대쪽 풍경입니다.
저기 줄틀 위에서 북과 마이크를 잡고 계신 한분, 이분이 큰줄 제작을 총 지휘하시는 분이었는데 걸걸한 목소리며, 지휘하는 빈틈 없는 지시와 북을 두드리는 독려의 함성. 실로 대단한 카리스마였습니다.
이쪽은 현대제철에서 자원봉사를 나온 분들이 맡았는데 지휘자와 혼연일체가 되어 도와주었습니다.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자, 꼬아진 중간줄이 풀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쐐기를 박아 얽어 놓고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꼬아서 완성된 부분을 다시 한쪽으로 밀어둡니다. 그래야만 다시 처음의 방법으로 또 꼬아나갈 때 앞으로 전진시키면서 더 꼴수 있기 때문입니다.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그렇게 하면서 트럭이 있는 시작점에서도 꼬인 부분이 풀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지지해 줍니다. 다들 용을 쓰는 모습 보이시죠.
 
정리해 보자면 직경 30~40cm 중간줄 3가닥을 펼쳐놓고, 그걸 댕기 따듯 하기 위해 밀면서 꼴 준비를 한 뒤, 중간에서 양쪽으로 틀을 잡아당기며 꼬아주고, 꼰 부분이 풀리지 않도록 쐐기를 박아놓으면 1차 1~2m의 큰줄이 꼬이고 이런식으로 한 회차 한 회차 계속 나아가면서 200m를 꼬아 나가는 것입니다.
 

줄 제작 현장에서 본 충남도의 저력과 자부심 사진


한 회차가 끝난 후 완성된 부분을 미는 과정에서 힘을 쏟는 가운데의 저분.
기지시줄다리기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이신 구자동 선생님이십니다.
 
잠깐 짬을 내어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기지시줄다리기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이신 구자동 선생님

▲ 기지시줄다리기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이신 구자동 선생님


“이거 누가 시킨것도 아니고, 속된 말로 돈 나오는 일도 아닌데... ‘우리 것’ 그 소중한 우리의 멋을 잃지 않고 지키기 위해, 그리고 우리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 저렇게 땀을 쏟고 있어요. 자랑스럽지 않나요? 우리에게 ‘가치’란 무엇일까, 민족정신이란 무엇일까 그런 생각을 해봐요. 나는 기지시줄다리기를 아끼고 사랑하는 당진시 사람들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 기지시줄다리기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이신 구자동 선생님의 말씀
 
벅찬 감동을 그대로 전해주시는 구자동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필자도 같은 감동의 물결 속으로 빠져듭니다.
 
궁금한게 한가지 있지 않나요? 이렇게 거대한 줄을 오로지 100% 볏짚으로만 만드는데 거기에 쓰이는 짚은 얼마나 필요할까요?

무려 4만단의 짚이 들어간다고 하네요. 짚 4만단이 나오려면 벼농사를 짓는 땅의 면적이 자그만치 1만평, 즉 50마지기입니다. 실로 어마어마하죠.
 
그렇게 많은 짚으로 줄 제작을 하는건데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총 소요시간도 무려 40일이고요.
 
올해의 줄 제작에는 당진시 시민과 전승자, 그리고 마을주민들뿐만 아니라 현대제철, 한서대, 신성대의 자원봉사자들까지 찾아와 큰 도움을 주셨다고 합니다.
 
기지시줄다리기는 작년 3월에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3개국과 함께 유네스코에 인류무형문화유산 공동등재가 신청됐으며, 등재 여부는 올해 말쯤 판가름 날 예정이라네요.
 
우리 줄다리기가 반드시 유네스코 등재가 실현될수 있도록 다같이 마음의 응원을 아끼지 말자구요. 그리고 4월에 이 축제 보러가는거, 꼭 기억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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