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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지킴이 '두레형 노-노 안전확인 순찰대'

홀로 사는 노인 건강·안부·생사 확인에 말벗·친구·외로움 달래주는 서산시 최고 서비스

2015.02.23(월) 01:12:52임중선(dsllew8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농촌에는 지금 젊은 자식들이 떠나간 자리에 고령의 노 부모님들만 남아서 살고 계십니다.

그나마 부모님을 챙기는 자식들이 있는 경우엔 정기적으로 전화도 드리고 찾아 뵈며 안부를 확인하지만 그럴 자식들이 없는 독거 어르신들의 경우 모든 걸 스스로 다 해결해야 합니다.

사실은 자식들이 있는 경우라도 할머니 또는 할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셔서 불가피하게 홀로 사시는 경우 역시 어디 아프거나 사고를 당했을 때 등 위급시 아무런 보호와 긴급조치를 받을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충남 서산시가 기가막힌 아이디어를 내어 시행중에 있습니다.
이름하여 ‘두레형 노(老)-노(老) 안전확인 순찰대’인데 현재 잘 운영이 되고 있을까요? 그리고 효과는요?
 
두레형 노-노 안전확인 순찰대가 뭐냐면요.
독거노인의 고립감과 불안감을 해소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노인 상호간 안전연락 시스템입니다.
 
현재 서산시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총24330명이며, 이 중 23.4%인 5704명이 가족 없이 홀로 생활하는 독거노인이라고 합니다.
 
순찰대는 총 110명의 어르신으로 구성됐고, 1인당 40여명씩 배정 받아 관내 독거노인 5704명에게 안전확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안전확인 서비스는 순찰대로 지정 되신 어르신이 자신에게 할당된 독거노인들에게 정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우선 전화를 받는지부터 확인하고, 전하 통화가 되면 “아픈데는 없는지, 불편한건 없는지, 당장 도와드릴 일은 없는지” 여쭙고 안전과 생존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순찰대가 건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떤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때부터 즉시 2차 활동에 들어갑니다.
혹시 낙상사고로 중상을 입고 생명이 위독한 상태는 아닌지, 아니면 갑자기 사망했을 수도 있고, 몸이 무척 아픈 상태여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 가야 할 상황일수도 있기 때문에 서둘러 그 집으로 달려가 상태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매일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직접 현장방문까지 하므로 멀리 서울 부산에 가 있는 자식보다 더 안전하고 확실한 보호장치겠죠?
 
두레형 노-노 안전확인 순찰대의 실제 운영 현장을 보기 위해 궁금한건 못 참는 도민리포터가 서산에 직접 찾아갔습니다.
 

두레형 노노 안전확인 순찰대 팀장으로 활약중이신 서산시 팔봉면 진장리 김선웅 어르신이 거즈하고 계신 자택

▲ 두레형 노노 안전확인 순찰대 팀장으로 활약중이신 서산시 팔봉면 진장리 김선웅 어르신이 거주하고 계신 자택


도민리포터가 간 곳은 서산시 팔봉면 진장리였고 거기서 만난 분은 안전순찰대 대원으로 활동중이신 올해 75세의 김선웅 어르신이었습니다.
김 어르신께서는 이곳 동네를 담당하는 팀장님이시기도 했습니다.
 
“노인들이 집에만 있으믄 심심하잖여. 나는 마누라도 옆에 있응께 덜 외롭지. 그런디 혼자 사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들은 얼마나 심심하고 쓸쓸하겄냐고... 그래서 전화로 말도 걸고 친구도 돼주고 그러는겨...”
 

안전확인 순찰대의 의미와 활약의 중요성을 설명해 주시는 김선웅 어르신.

▲ 안전확인 순찰대의 의미와 활약의 중요성을 설명해 주시는 김선웅 어르신.


김선웅 어르신께서 안전확인 순찰대의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을 일러 주시더군요.
기본적인 안전확인에 더해 홀로 사시는 분들의 말벗이 돼 준다는 말씀.

그렇습니다. 고령화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라면 빈곤과 질병에 이은 외로움이죠. 그것을 못 견뎌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입니다. 이른바 고독사인거죠.
따라서 노-노 안전확인 순찰대 일은 노인문제와 복지증진 차원에서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고, 복지사각지대 해소에도 크게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김선웅 어르신께서 책임지고 계신 구역은 팔봉면 진장리 1, 2, 3구였습니다. 그리고 담당하고 계신 안전확인 대상자는 42명이시더군요.
 

독거노인 지킴이 '두레형 노-노 안전확인 순찰대' 사진


이건 진장리 어르신들의 자택과 휴대폰 전화번호가 적힌 책자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전화번호 뒤의 네자리 숫자는 모두 지웠습니다.
 

독거노인 지킴이 '두레형 노-노 안전확인 순찰대' 사진


그리고 자택에서 이렇게 휴대폰으로 42명에게 전화를 겁니다. 다들 오늘도 안녕 하신지, 혹시 아픈데는 없는지 등...
 
그러다가 전화를 받지 않거나 몸에 이상이 있다고 하시면 즉시 안전확인 순찰대 복장으로 갈아 입고 나섭니다.
 

독거노인 지킴이 '두레형 노-노 안전확인 순찰대' 사진


이 유니폼이 순찰대원으로서의 책임감과 자부심을 동시에 주기도 하지만, 요즘 강력범죄가 하도 많아서 농촌에서도 잘 모르는 사람이 느닷없이 나타나면 문을 안 열어준다네요.
그래서 유니폼을 입고 모자까지 챙겨 쓰고 순찰에 나서는게 필수입니다.
 

독거노인 지킴이 '두레형 노-노 안전확인 순찰대' 사진


또한 이 명찰 패용도 필수입니다.
그래야 순찰대를 맞으시는 어르신들이 안심을 하신다는군요.
 

독거노인 지킴이 '두레형 노-노 안전확인 순찰대' 사진


이어서 전화를 받지 않는 집에 당도해 초인종을 누릅니다.
그래도 다행히 안에서 인기척이 나고 사람의 움직임이 있으면 안심이 되지만 초인종 소리에마저 응답이 없으면 조금 불안해 집니다.
혹시 정말 다쳤거나 사망하셨을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독거 노인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집 안으로 들어가시는 김선웅 어르신.

▲ 독거 노인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집 안으로 들어가시는 김선웅 어르신.


오늘은 그래도 초인종 소리에 “누구셔요?”라는 응답이 있었습니다. 연세가 8순에 이르신 할머니셨는데 홀로 사신지는 7년쯤 된다 하십니다.
 
김선웅 팀장님이 집 안으로 들어가 10분 정도 계시다 나오셨습니다.
할머니께서 깜빡 잠이 들었는데 그 사이 김선웅 팀장님이 전화를 걸으셨던것 같습니다.
할머니의 안부를 확인하고 나오시는 김 팀장님의 표정이 밝으십니다. 아프시지도 않고 무탈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늙었으닝께 때가 되면 죽는게 당연허지. 이상할 것도 없어. 그란디 홀로 살다가 아무도 옆에서 지켜 봐 주는 사람 없이 죽으믄 얼마나 쓸쓸하겄어. 그게 마음이 아프지. 그래서 이렇게 쫓아댕겨. 임종이라도 옆에서 봐줘야 하는거 아녀... 그게 사람 사는 도리지. 평생을 우리와 함께 한 마을에 살었잖여. 그래서 나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이 활동을 하고 싶어”
 
김 팀장님의 말씀에 새삼 고개가 숙여집니다.
 

독거노인 지킴이 '두레형 노-노 안전확인 순찰대' 사진


김선웅 어르신께서 이제 마을회관에 가서 다른 노인들께 전화를 해 보고 또 문제가 있으면 거기로 가 봐야 한다고 손가락으로 가리키십니다.

오전에 전화를 걸었을때 몸이 조금 안좋으시다고 전해주신 할아버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많이 아프면 병원에 모시고 가야겠다며 저와 작별인사를 하고 가셨습니다.
 

서산시 팔봉면 진장리 마을회관

▲ 서산시 팔봉면 진장리 마을회관


어르신과 함께 서산시의 안전확인 순찰대 활동을 지켜보니 정말 이 제도가 어르신들의 빈곤과 고독사 등 독거노인 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복지사각지대에서 제도적 지원을 받지 못한채 방치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어 이들이 도움의 손길을 받게 하는 일, 노인과 아동학대 현장이 있으면 즉시 행정기관에 알려 이를 막는 일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니 참 좋은 제도였습니다.
 
장점이 넘치는 전국 최초의 서산시 두레형 노-노 안전확인 순찰대.
충남도내 모든 시군이 이 방식을 도입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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