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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의 애환 서린 지게를 놀이로 승화시킨 풍류

충남 무형문화제 제37호 공주시 신풍면 선학리의 '선학리 지게놀아'

2015.01.17(토) 17:01:23남준희(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릴적 시골에서 농사를 지어 본 사람중 지금 나이가 40대 초중반 이상인 경우엔 지게를 다들 한번씩은 져 봤을 것입니다.

지게야말로 전세계적으로 대한민국에만 있는 아주 독특하면서도 과학적인 농사용 도구였지요. 무거운 짐을 지어 나를 수 있도록 고안된 지게는 땔감 나무를 비롯해, 가마니, 콩자루, 쌀자루, 쟁기, 새참, 씨앗, 작물 모종 등 온갖 것을 죄다 지고 다녔음은 물론 심지어 어린아이나 노 부모를 태우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이미 경운기가 나오고, 산으로 땔감 나무를 하러 다닐 일이 사라진 지금이야 지게 지는 사람을 구경할 수 없지만 그땐 지게가 필수품중의 필수였죠.
 
잊혀져 가는 지게, 이제 농업박물관에서나 구경할수 있는 지게가 그냥 사라지는게 아쉽습니다.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충청남도에서는 2004년 4월 10일 공주시 신풍면 선학리의 지게놀이를 무형문화제 37호로 지정했습니다. 이제 세월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우리 후손들이 지게를 잊는 일은 없을듯 합니다.
 

선학리 지게놀이 보존회관

▲ 선학리 지게놀이 보존회관
 

보존회관 내부에 크고 작은 지게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 보존회관 내부에 크고 작은 지게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옛 지게모습 그대로

▲ 옛 지게모습 그대로
 

농민들의 애환 서린 지게를 놀이로 승화시킨 풍류 사진

꼬마지게도

▲ 꼬마지게도 있네요.
 

조준호 보존회장님이 지게를 하나 지어 보여주셨습니다.

▲ 조준호 보존회장님이 지게를 하나 지어 보여주셨습니다.


도민기자가 선학리에 찾아간 것은 2주전쯤 칼바람이 몰아치는 저녁나절이었습니다.
지게놀이의 예능보유자는 임찬수 선생이신데 1941년생 75세로 고령이셔서 조준호 보존회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학리는 전형적인 산촌형 마을로 현재까지도 세시풍속이 잘 지켜지며 산제와 장승제 등이 보존되어 있고, 지게놀이와 함께 윷치기, 장치기 등의 보기 드문 민속놀이도 전승되고 있더군요.
 
선학리 지게놀이의 종류는 지게 상여 놀이, 지게 풍장 놀이, 지게 장단 놀이, 지게 지네발 놀이, 지게 걸음마, 지게 썰매, 작대기 싸움, 지게지네발 걷기, 지게작대기장단 등의 놀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게놀이를 종류별로 상세하게 알아볼까요.
 

지게 상여 놀이

▲ 지게 상여 놀이


<1>지게 상여 놀이
지게 상여 놀이는 지게 2틀을 마주 대고 만들어 6인이 메고 요량잡이(선소리꾼)을 세우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입니다.
그런데 이를 좀더 확대해 ‘대감 지게 상여 놀이’라는 것을 만들어 놀기도 했는데 이는 지게꾼이 많을 경우 지게 4~8개를 이어 상여를 만들고 10~20명이 지게 상여를 메고 상제는 칡과 짚을 섞어 꼰 동아줄을 머리에 쓰고 상여 나가는 절차를 모두 흉내 내는 것입니다.
 
<2>지게 풍장 놀이
이는 지게 작대기와 쥘목(채)으로 풍물(農樂) 가락을 그대로 치면서 흥겹게 노는 집단 놀이입니다. 지게 풍장을 치는 방법은 2가지로 한 손에는 작대기를 또 한손에는 직경3-5cm 길이 25- 30cm의 쥘목을 잡고 치는 것은 모두 같으나 한 무리는 지게의 양쪽 목발을 작대기와 쥘목으로 각각 때려 장고를 치는 것과 같이 치고, 또 한 무리는 왼손에 작대기를 들고 오른 손으로는 쥘목을 잡고 작대기로는 지게 발목을 치고 쥘목으로는 작대기를 때리며 노는 방식입니다.
지게 풍장의 흥을 더하는 것이 ‘입풍장’인데, 입 풍장은 입으로 꽹과리, 징, 북, 장고의 소리를 내는 것이고 드물게는 이 모든 소리를 혼자서 내기도 했다는군요.
 
<3>지게 장단 놀이
지게 목발 장단을 치며 나무꾼 노래. 나무꾼 아리랑, 노랫가락, 창부타령, 청춘가, 들노래 등을 부르는 것을 일컫습니다.
노래에 따라 장단이 달라지는 지게 장단은 지게 풍장을 치는 방법으로 지게 장단을 치는데 노래와 흥에 따라 치는 방법을 다양화하며 어깨춤과 어우러져 흥겹게 놉니다.
 

지게 지네발 놀이

▲ 지게 지네발 놀이

지게 지네발 놀이. 요령잡이가(선소리꾼)가 지게 위를 밟고 지나가고 있습니다.

▲ 지게 지네발 놀이. 요령잡이가(선소리꾼)가 지게 위를 밟고 지나가고 있습니다.


<4>지게 지네발 놀이
지게 지네발 놀이는 열 개 이상의 지게를 사람들이 붙잡고 서 있으면 한사람이 지게 위로 올라가 버들가지를 밟고 앞으로 나가고, 지게를 타는 사람이 밟고 지나간 지게가 계속 앞으로 나가 지게를 대주는 놋다리 밟기형의 지게 놀이로 지게를 바로 세우는 방법과 지게를 엎어 잡는 2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지게 걸음마 놀이. 지게 다리를 길게 만들어 광대처럼 걷는 모습.

▲ 지게 걸음마 놀이와(사진 오른쪽) 작대기 걸음마 놀이(사진 가운데). 지게 다리를 길게 만들어 광대처럼 걷는 모습.


<5>지게 걸음마 놀이
지게 걸음마는 길게 세운 지게 다리를 잡고 그 위에서 단조롭게 지게 위에 사람이 올라가 걷는 놀이이고
 
<6>작대기 걸음마
작대기 걸음마는 작대기에 지게고리를 묶어서 발 받침을 만들거나 작대기 형의 나무에 30~60cm 높이에 가지를 발이 올라갈 만큼 잘라 지게 고리나 나무 가지를 밟고 걷는 놀이를 말합니다.
 
<7>지게 썰매
지게 썰매는 나무를 하러 가는 길목에 얼음판이 있을 경우 즐겼던 놀이로 지게를 들고 달려가다 지게를 밀어 놓고 사람이 지게에 올라 앉아 누가 멀리 빨리 가는가를 겨루는 놀이였습니다.
이때 다른 사람이 끌거나 밀어주지 못하며 단 한번에 나가는 길이로 승패를 겨루었다고 합니다.
 

작대기 싸움 전 서로 나무를 해 가지고 내려오는 모습. 이제 작대기 싸움을 벌려 패하는 사람은 이 나무를 승리한 사람에게 줘야 합니다.

▲ 작대기 싸움 전 서로 나무를 해 가지고 내려오는 모습. 이제 작대기 싸움을 벌려 패하는 사람은 이 나무를 승리한 사람에게 줘야 합니다.


<8>작대기 싸움
서로 작대기를 세워 놓고 다른 작대기로 상대방의 서있는 작대기의 허리를 때려 먼져 부러뜨리는 사람이 이기는 싸움입니다.
나뭇꾼들 사이에서는 나무 한 짐을 해가지고 산을 내려오는 길에 새로운 작대기를 하나씩 더 만들어 작대기 싸움을 하고 이긴 사람이 패한 사람의 나뭇짐을 가지고 갔다고 하는데 이건 도민기자도 어릴적 농촌에서 형님들이 곧잘 했던 놀이를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게꽃나비

▲ 지게꽃나비
 

지게꽃나비

▲ 지게꽃나비
 

지게꽃나비

▲ 지게꽃나비


<9>지게꽃나비
두레가 끝나는 날 두레꾼들이 마을 앞 공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행하던 놀이인데, 지게 위에서 색동저고리를 입은 아이가 춤을 추고 마을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면서 함께 노는 놀이이고요.
 
<10>지게작대기장단
또한 지게작대기장단은 지게꾼들이 나무를 하러 오가며 지게 발목을 장구 치듯 치며 노는 놀이이고, 지게호미(호맹이)끌기란 두레를 마감하고 호미를 지게 고리에 걸고 끌고 가는 익살스러운 놀이입니다.
 
선학리 지게놀이는 요즘처럼 농기계가 발달하면서 지게가 완전히 사라져 지게를 구경하기조차 힘든 판국에 그것을 놀이로서 재현해 유지 발전 전승시키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놀이의 종류도 다양해서 지게를 아는 사람은 물론, 지게에 대해 잘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도 그 특성과 의미를 쉽게 이해할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매년 봄에 펼치는 선학리 지게놀이. 날 따스해 지는 금년 봄에 꼭 구경을 가봐야겠습니다.

▲ 매년 봄에 펼치는 선학리 지게놀이. 날 따스해 지는 금년 봄에 꼭 구경을 가봐야겠습니다.


이러한 지게놀이는 지게와 함께 생활했던 우리네 과거 농민들의 전형적인 놀이문화를 보여 주는 것이며, 지게와 작대기 뿐인 단순한 농기구를 가지고 다양한 놀이를 집단적으로 즐기는 한 민족의 고유성과 흥을 보여주는 서민적 정서가 듬뿍 배인 놀이라는데 의의가 있는 것입니다.
 
선학리지게놀이보존회는 매년 봄에 공연을 펼치는데 올해에도 역시 따스한 봄에 공연을 펼칠 계획이라 합니다.
그때 충남도민들은 물론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잊혀져 가는 지게와 그것을 활용한 전통적이고도 서민적인 놀이를 함께 즐기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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