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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어 뿐 아니라 마을의 합심을 이끌어낸 대동단결 축제

충남무형문화재 제12호 태안의 ‘황도 붕기풍어제’

2014.10.21(화) 12:27:30남준희(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 황도리에서 무려 500년전부터 전승돼 오던 충남무형문화재 제12호 ‘황도 붕기풍어제’는 매년 음력 정월 초이튿 날 1일차를 시작해 피고사 - 세경굿 - 당오르기 - 본굿을 치른 다음 2일차인 음력 정월 초사흩날 지숙경쟁 - 뱃고사 - 강변용신굿 - 파제로 끝마무리를 합니다.
현재의 제의는 음력 정월 초이튿날부터 초사흗날까지 이틀동안 거행되는데, 예전에는 하루가 더 소요되어 초나흗날 파제를 하였다고 합니다.
 

태안군 안면도의 황도 앞바다

▲ 태안군 안면도의 황도 앞바다


풍어제 당굿이 열리는 당집

▲ 풍어제 당굿이 열리는 당집


당집 옆에 세워진 비

▲ 당집 옆에 세워진 유래비


풍어제.
바다가 생활터전인 어촌마을에서 바다에서의 여러가지 사고를 막고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기원하는 제사의식을 말합니다.
제가 지난 4월 16일에 기사를 썼던 충남 당진의 ‘안섬당굿’도 풍어제였는데 오늘은 태안입니다.
 

태안 붕기 풍어제의 기능보유자이신 강대성 선생님

▲ 태안 붕기 풍어제의 기능보유자이신 강대성 선생님


먼저 풍어제의 기능보유자이신 강대성 선생님으로부터 황도 붕기풍어제의 유래와 의미에 대해 여쭈어 봤습니다.
 
"옛날에 여기 황도 앞바다에 안개가 자욱하게 많이 끼었어요. 그럴때마다 밤이면 지금의 황도 당산에서 밝은 불빛이 발하여 항로를 잃고 표류하는 배들이 무사히 귀향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하는데 당집을 짓고 제사를 모시며 신성하게 여겼다는데서 시작합니다."
 
영적인 어떤 신성한 일을 행할대는 부정 타면 안된다고도 하죠.
그래서 제의식을 주관하는 제주(祭主)는 1년간 부정하지 않은 사람으로 선출하며 제물로는 동쪽에서 구한 부정하지 않은 소를 잡아 사용하는데, 돼지는 제신으로 모시는 뱀과 상극이라하여 마을에서 기르지도 않고 먹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이 행사가 끝나는 정월 초사흗날이 지나기까진 각 집안에서 차례 지내는 것, 세배 받는 일까지도 보류한다고 합니다. 이 풍어제가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민들에게 생각되기 때문이죠.

어민들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선주들의 입장에서 볼때 무엇보다도 올해의 뱃길이 무사하고 풍어가 이루어지기를 기원하게 되는게 당연한 일이었으니까요.
 
붕기풍어제는 첫째날에 제물로 소를 잡아 고사를 지내는 것으로 시작되어, 세경굿으로 마을 각 가정의 재복(財福)을 빌고, 본굿에서는 마을전체의 안녕과 풍어를 빕니다.
 
여기에 모시는 신으로는 임경업장군을 비롯해 성주님, 군왕장군님, 삼불님, 사해용왕 장군님의 다섯 신이 있습니다.
 

당집에 모시고 있는 다섯 신

▲ 당집에 모시고 있는 신


임경업 장군을 주신으로 모시는데 그 이유는 임경업장군이 전쟁 중에 군량이 떨어져 병사들의 사기가 저하되자 대나무 창을 황해 바다에 내려 꽂으며 주문을 외우자 인근 바다의 조기들이 모두 떠올라 이를 잡아 식량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네요.
 
제의식을 시간대별로 축약해서 볼까요.
 

풍어제 출정 대기

▲ 풍어제 출정 대기


출발

▲ 출발


풍어 뿐 아니라 마을의 합심을 이끌어낸 대동단결 축제 사진


풍어 뿐 아니라 마을의 합심을 이끌어낸 대동단결 축제 사진


1일차 제의 행사

▲ 1일차 제의 행사


주민 모두 흥겹게 한마당

▲ 주민 모두 흥겹게 한마당


풍어 뿐 아니라 마을의 합심을 이끌어낸 대동단결 축제 사진


제1일차 (음력 정월 초이튿날)
피고사 : 의식을 시작하는 서제로서 소를 잡아 제당에서 지내는 고사입니다. 썰어낸 고기를 대꼬치에 끼워 참나무 숯불에 굽는 한편 제물을 차려 놓고 피 고사를 올리는데 당주가 앞에 나서서 먼저 만신 영접을 합니다.
이때 피고사는 마을 전체의 행사가 아니라 잡인을 금하여, 선주가 중심으로 되는 제관들과 영접 만신의 참여로만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세경굿 : 제주집에서 지내는 굿으로 마을의 가정마다 평온과 운수(풍어, 재복, 기타)를 기원합니다.
 

2일차 당집으로 이동

▲ 2일차 당집으로 이동


당집에 다다름

▲ 당집에 다다름


당집 앞에 집결

▲ 당집 앞에 집결


제의 거행

▲ 제의 거행


풍어 뿐 아니라 마을의 합심을 이끌어낸 대동단결 축제 사진


마지막 꼬치구이 구워먹으며 신명나게 놀기

▲ 마지막 꼬치구이 구워먹으며 신명나게 놀기


제2일차 (음력 정월 초사흩날)
본굿(당굿) : 제당에서 지내는 굿으로 마을 전체의 평안과 풍어를 기리는 것으로 다음날 새벽까지 세 번 실시합니다
 
길지받기 : 각 선주들이 일년간 자기 배에 모실 뱃신의 내림을 받는 것으로, 당집으로 올려보낸 붕기를 어선으로 내려오게 하는 일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당 맞이 행사라 하여 당에서 고사를 드려야 하는데 선주가 맨앞에 서고 화장(배에서 식사 준비를 하는 심부름꾼)이 제물을 들고 뒤따르며 그 뒤에 선장, 기관장, 선원이 쫓아오면서 풍물을 쳐댑니다.

그리고 지붕 위에 걸쳐 놓았던 붕기를 내려 장군당의 안쪽으로 들여넣고 장군당 안에는 당주가 미리 들어가 있어서 붕기 위쪽에 길지를 달아 줍니다. 길지에는 배의 안전과 풍어와 마을의 만복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어민들은 붕기의 풍어타령을 농악에 맞추어 부르며 준비한 음식을 먹고 한바탕 신명나게 놉니다.
밤새도록 굿판은 벌어지고, 한 거리가 끝날 적마다 동네 사람들이 번을 갈아 가며 자기네들 풍물을 가지고 교대해서 춤추고 노래합니다. 이 행사를 위해 시장에서 참나무를 사와서 모닥불을 여기저기 피워 놓았으므로 놀이판으로서는 그만이었고, 넉넉하게 준비한 약주에 푸짐한 고기가 있었으니 흥겨울 수밖에 없습니다.

기능보유자이신 강대성 선생님께서 풍어제때의 꽹과리를 쳐 보이시며 당시로 돌아가 보십니다.

▲ 기능보유자이신 강대성 선생님께서 풍어제때의 꽹과리를 쳐 보이시며 흥겨운 가락을 선보여 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초자연적인 존재의 힘을 빌어 삶의 위기를 벗어나고 풍요를 구가하려는 굿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리 인간사에서 언제나 행해져온 전통적인 행사였습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복을 빌 수 있고 떡을 얻어먹을 수 있으며 또한 마음껏 취할 수 있는 자리인 것이죠.

신과 인간이 1년에 한번 만나 즐겁게 노는 굿을 통해 사람들은 신이 자기 편이라는 확신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 확신에 찬 순간 왜소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기 속의 무한한 힘, 마치 신의 속성과도 같은 위대함을 느낄 때 그것은 신바람이 되어 굿판에 스며들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황도 붕기풍어제는 단순한 종교의식이라기 보다 마을 저네가 참여하고 어우러지며 즐거워 할수 있는 대동제였고 장쾌한 축제였습니다.
그 원형이 잘 남아있으며, 마을의 화목과 협동을 다지는 민속놀이로 전승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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