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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 16호인 ‘금산물페기농요’

2014.10.16(목) 14:00:42남준희(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금 들녘은 황금물결이 넘실대고 있습니다.
지난 초봄부터 논밭에서 땀흘려 일한 우리 농민들 가슴에 부푼 희망의 꿈을 갖게 하는 풍성한 결실의 계절인 까닭이지요.
 
농사, 그중에서도 쌀.
전통적인 농업국가였던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곡물은 뭐니뭐니 해도 주식인 쌀이었습니다.
쌀을 생산해 내기 위한 벼농사는 우리가 근대화 되던 시절에 배고픔을 잊게 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 온 대상이기도 합니다.
전 국민이 밥을 배불리 먹게 된 것도 사실 그리 오래전의 일은 아닙니다.
 

금산물페기농요 전수관

▲ 금산물페기농요 전수관


전수관 옆에 세워진 기념비

▲ 전수관 옆에 세워진 기념비


쌀 이야가를 장황하게 하는 이유는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 16호인‘금산물페기농요’를 이야기 허기 위해서입니다.
 
지금같이 현대화된 농법으로 모내기용 씨앗 파종부터 트랙터로 수확해 기계가 건조까지 해 주는 첨단 영농이 이뤄지기 전까지 농사는 오로지 하늘의 뜻이었습니다.
가뭄, 장마, 비, 태풍, 냉해, 우박 등 농사를 방해하는 무척 많은 자연적 요소들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농업에서 가장 큰 적은 역시 가뭄과 장마 비 아니었을까 합니다.
 
농요는 논이나 밭에서 일을 하면서 피로를 잊고 능률을 올리기 위해 부르는 노래로 들노래 또는 농사짓기 소리라고도 합니다.
토속민요의 하나로서 개인 또는 집단적으로 부르며, 지방에 따라서 노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금산 물페기농요는 비만 조금 오면 논에 심하게 물이 잠겨 그 물을 퍼내는데서 유래한 것입니다.
 
지난번 금산의 농바우끄시기 기사를 썼을 때도‘끄시기(끌어내기 표현의 충청도 사투리)’에 대해 말씀드린 것처럼 이‘페기’라는 말도‘퍼내기’의 충청도 사투리인것 같습니다.
 
한 여름이 되면 시골 어르신들은 “어이, 베(벼) 잘 익겄다. 여름철에는 이렇게 볕이 뜨거우야 허능겨. 그라야 곡식이 잘 익제”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장마 비가 퍼부으면 참 난감합니다.
볏논이 물에 잠기기 때문입니다.
 
물페기 농요는 볏논이 물에 잠겼을때 물을 퍼내며 부르는 농요지만 평야지대와 산간지대의 소리가 결합된 독특한 구조를 갖습니다.
즉 토신 고사를 비롯해 모심는 소리, 두렁 밟기, 아시매기, 두렁 고치기, 재벌매기, 방아소리, 쌈싸는 소리, 장원놀이 등 물을 퍼내는 행위 말고도 골고루 다 구성되는 일련의 농사 과정이 담겨있지요.
 

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사진


물페기농요 축제가 벌어졌습니다.
농민들이 모를 심으러 출발 합니다.
 

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사진


일하러 가는것도 그냥 가지 않습니다.
흥겨운 농요가락을 부르며 덩실덩실 춤을 곁들여 갑니다.
 

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사진


오늘 심을 모를 짊어진 지게꾼이 함께 따라갑니다.
 

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사진


모내기를 하기 전 고사부터 지냅니다.
올 한해 농사 풍년들게 해 달라는 제사입니다.
 

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사진


이제 일할 채비가 끝나 팔을 걷어 부칩니다.
모내기를 시작하면 됩니다.
 

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사진


모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사진


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사진


모내기를 하는 동안 옆에서는 물페기 농요가락을 시작합니다.
 
충남 지역의 대표적 논맴 소리인 ‘얼카덩이리’와 옥천과 영동의 ‘잘하네’류의 소리가 합쳐져 변화한 것이 물페기 농요의 아시매기인 ‘얼카 산이야’입니다.
재벌매기는 두벌 논 맬 때 부르는 것인데 선창 이후 받음 구가 초장(오-,오오-), 중장(헤헤-이, 에헤-, 하-), 종장(어어-허-어어, 어어-허허 또는 오오-호-)의 3장으로 나뉘어 ‘삼장소리’라고도 불립니다.
 
재벌매기를 이웃 선원리에서는 오장소리 또는 방애소리라고 부르는데 둘 다 메김 구는 고정적인 서주부와 의미부로 구성되는 공통점이 있답니다.
 

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사진


일을 하는 동안 부녀자들이 새참을 준비해 갑니다.
텁텁한 농주 막걸리 한 잔, 이게 거의 마약급이거든요.
 

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사진


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사진


그리고 또 한쪽에서는 축제의 흥을 돋구는 놀이판이 벌어집니다.
 

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사진


이 흥겨운 놀이판을 바라보시는 부녀자 어르신.
표정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사진


또한 어르신들의 표정 역시 흥미진진합니다.
여기 맨 왼쪽에 계신 어르신, 이분이 오늘의 주인공이신 금산물페기농요 무형문화재 보유자이신 양승환 선생님이십니다.
그때는 무척 젊으셨네요. 지금은 연세가 85세이셔서 거동도 약간 불편하십니다.
 

지난번엔 비오라고 '기우제' 이번엔 물넘쳐 '물퍼내기' 사진


이제 양승환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우리 조상님네들은 참 긍정적이었어요. 비가 와서 논에 물이 넘쳐도 흥겨운 농요를 부르며 물을 퍼냈고, 맨발로 질퍽거리는 논물에 들어가 땀을 쏟으며 일하면서도 노래자락 흥얼거리는 여유를 잊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물페기마을에서 물페기농요 가락을 모르면 농사꾼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농사일을 하면서 자주 불렀던 것이죠. 어린 아이부터 어른들의 물페기 가락을 들으며 자라 볏섬을 짊어지게 되는 나이가 되면 자연스레 그 가락을 이어갔습니다. 일부러 지어내지 않아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성진 가락이 들일을 나선 삶에 큰 위로가 되었지요.”
 
짧고 간단한 말씀이었지만 그 속에는 우리 충청도민들의 속 깊은 심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것 같습니다.
 

양승환 선생님께서 물페기농요 행사때 쓰는 도구를 들어 보이고 계십니다.

▲ 양승환 선생님께서 물페기농요 행사때 쓰는 도구를 들어 보이고 계십니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첨단화된 농기계가 ‘부릉부릉’거리며 논밭을 일구는 요즘일지언정 오래전부터 우리 농민들의 애환과 시름을 달래주며 함께 해 온 금산 토속민요.
지금까지 농사꾼 특유의 여유와 담백함이 담겨진 물페기농요 소개였습니다.
 
물페기농요 전수관 : 충남 금산군 부리면 평촌리 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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