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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덩이처럼 딱딱한 손끝에서 느낀 ‘우리 것’의 소중함

충남도무형문화재 제 44호 침선장 이순동 선생님

2014.09.27(토) 14:49:30남준희(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침선장(針線匠). 상당히 생소한 말이죠?
다른건 몰라도 침(針)자는 좀 알듯합니다. ‘바늘 침’자죠. 그럼 절반은 이해한건데, 침선장은 옷감을 마름질하고, 바느질하여 전통 한복류를 만드는 기술을 가진 사람입니다.
 
지금같은 자동 봉제기술이 발달하기 전, 바느질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었냐고 반문하겠지만 바느질이라고 해서 다 같은 바느질이 아닙니다. 수준이 다르죠.

돌덩이처럼 딱딱한 손끝에서 느낀 ‘우리 것’의 소중함 사진


 서천에 계신 충남도무형문화재 제 44호 침선장 이순동 선생님을 찾아 뵈었습니다.
호적상 생년은 1933년생이시지만 실제로는 올해 연세가 83세시라고 합니다.
연세에 비해 정말 정정하셨습니다.
 

바느질을 하고 계신 이순동 선생님

▲ 바느질을 하고 계신 이순동 선생님


“옛날에는 아낙들이 직접 자기네 가족의 옷을 지어서 입었잖아요. 요즘처럼 공장에서 옷 만들어주는게 아니니까. 그래서 그때는 바느질 못하는 여자들이 없었어요. 하지만 왕실과 양반네 같은 특수층에서는 솜씨가 뛰어난 장인을 두어 의복을 사 입었어요. 그 의복을 누가 만들었냐면 우리 같이 바느질 솜씨 좋은 사람들이 했어요. 그리고 일반 서민층에서도 누구 결혼하거나 큰 잔치를 할때는 솜씨있는 사람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렇게 바느질이 이어져 온거지요”
 
아하. 그렇군요. 침선장은 한마디로 왕실과 사대부 등 특수층의 옷을 만들던 장인이었던 것입니다.
이순동 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누구나 다 하는 바느질이지만 그 솜씨가 예사 수준이 아닌분들, 당연히 특별대우를 받았을 것 같습니다.

이순동 명인께서는 원래 전주에서 나셨다고 하는군요.
그곳 완산 보통학교를 졸업한 후 20세때부터 할머님과 어머님으로부터 한복기술을 전수받아 줄곧 바느질을 해 오셨고, 23세에 결혼해서 부군의 고향인 이곳 충남 서천으로 이사를 오신거라 합니다.
 

이순동 선생님의 방석(2)

▲ 이순동 선생님의 방석(1)
 

이순동 선생님의 방석(3)

▲ 이순동 선생님의 방석(2)


이순동 선생님께서 요즘 주로 만드시는 방석(1)

▲ 이순동 선생의 방석(3)
 

이순동 선생님의 방석(5)

▲ 이순동 선생님의 방석(5)


이순동 선생님의 방석(4)

▲ 이순동 선생님의 방석(4)
 

이순동 선생님의 창 가리개(2)

▲ 이순동 선생님의 창 가리개


이순동 선생님의 바느질의 특징은 원형이나 본 없이 바느질과 마름질을 하고, 다리미의 사용도 매우 적어 대부분의 작업에서 손으로만 꺾어 넘기는 손 다림질을 하는것이라 합니다.
또한 깃 곡선과 섶코도 손으로 매만져 부분 모양을 만들고, 옷을 만들때 별도의 시침핀을 사용하지 않는게 특징이시라 하네요.
 
명인은 이런 실력을 바탕으로 금년도 한산모시축제때는 흰색 배냇저고리로 장려상까지 받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재는 주로 보자기와 조각보 만드는 일을 하고 계십니다. 만든 보자기와 조각보는 주로 박물관 같은데 납품을 하신다는군요.
 
모든 기술에는 그 활용방식이 있을텐데 침선, 즉 바느질은 어떤 이름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했습니다.
이순동 장인께 여쭈어 봅니다.
 

이순동 선생께서 직접 바느질로 만든 아기 배냇저고리

▲ 이순동 선생께서 직접 바느질로 만든 아기 배냇저고리


아기 색동저고리를 만들어 보여주고 계십니다

▲ 아기 색동저고리를 만들어 보여주고 계십니다


“침선의 기본을 이루는 바느질법에는 감침질, 홈질, 박음질, 상침뜨기, 휘갑치기, 사뜨기, 시침질, 공그르기, 솔기질 등이 있어요. 바느질감의 종류와 쓰이는 부위에 따라 적절히 사용되지요. 이게 종류로는 홑바느질, 겹바느질, 누비바느질이 있는데 홑바느질은 여름옷, 겹바느질은 봄과 가을옷, 누비바느질은 안팎 사이에 솜을 두는 겨울옷에 쓰입니니다. 기본 공구로는 옷감 외에 바늘, 실, 실패, 자, 가위, 골무, 인두, 다리미, 누비밀대 같은게 필요해요. 참 많죠?”
 
이순동 선생님으로부터 말씀을 듣노라니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과거 어릴적에 어머님이 바느질 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본 기억은 나지만 이렇게 복잡하고 많은 도구와 준비가 필요한지는 미처 몰랐으니까요.
 
옷감도 마찬가지입니다. 종류별로 비단, 무명, 모시, 마 등이 있는데 실은 대부분 무명실을 사용하지만 옷감의 재질, 색상, 두께 등에 따라서 달라진답니다.
 

종류별로 꽂혀 있는 바늘

▲ 종류별로 꽂혀 있는 바늘


“바늘도 굵기에 따라 고운 바늘, 중바늘, 굵은 바늘로 나누어 사용하는데 고운 바늘은 명주나 비단 등과 같이 올이 가는 천으로 옷을 지을 때 사용해요. 그리고 깃, 섶과 같이 섬세한 부분을 꿰매는데도 쓰지요. 고운 바늘보다 약간 굵은 중바늘은 목면이나 베 등과 같이 올이 굵은 옷감 으로 옷을 지을 때 주로 쓰고 굵은 바늘은 옷을 지을 때 보다는 이불을 꿰맬 때 많이 썼어요. 어릴때 어머니가 썼을텐데 그건 기억 나지요?”
 
아... 이런.
들을수록 미궁에 빠져들다가 어머니께서 굵은 바늘로 이불 꿰매던거 기억 나느냐고 물어보시니까 그제서야 한가닥 이해가 갑니다.
그러고 보니 골무가 생각나네요. 바느질을 할 때 손가락이 찔리는 것을 막기 위해 검지 손가락 끝에 끼우는 도구 말입니다.
 

충남도 무형문화재 인증서와

▲ 충남도 무형문화재 인증서와 전통문화가정 인증서


연세가 적지 않으셔서 혹시 후계자는 육성을 해 놓으셨는지 여쭈어 봤더니 올해 연세가 57세이신 황길남 선생님이 지금 후계로 침선 수업을 받고 계시다 합니다.
소중한 무형문화재의 맥이 끊기는 경우가 적잖은데 다행이었습니다.
 

돌처럼 굳은 손가락

▲ 돌처럼 굳은 손가락


평생을 날카로운 바늘과 함께 사셨는데 그 또한 팔자 아니겠냐며 웃으시는 이순동 선생님.

돌덩이처럼 딱딱한 손끝에서 ‘우리 것’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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