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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와 가정의 평온을 빌었던 아름다운 토속신앙

태안의 충남무형문화재 제 24호 '설위설경' - "대한민국 국태민안 설위설경 한번 해 주셨으면"

2014.08.26(화) 13:35:14남준희(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태안 설위설경 보존회 사무실

▲ 태안 설위설경 보존회 사무실


보존회 앞에 세워진 안내문

▲ 보존회 앞에 세워진 안내문


우리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오고 계신 무형문화재.
오늘은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 24호이신 태안의 설위설경(設位設經)입니다.
 
설위설경, 약간 어려우시죠?
아주 쉽게 설명 드리자면 우리 어릴때 마을에 어떤 일이 닥치거나, 혹은 개인 가정에 액운이 끼었을때 집에다 여러 울긋불긋 부적을 붙여여 ‘무당집’처럼 꾸미고 어떤 사람이 와서 경을 읽으며 굿을 했습니다. 일명 안택(安宅) 굿이라고도 불렀죠. 그 무속신앙이 바로 설위설경입니다. 전통 토착 무속신앙인거죠.
 
또한 무속인이 집에 와서 굿을 하는것 말고도 법사가 직접 암자나 민가 한곳에 아예 ‘무당집’을 차려 놓고 굿을 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귀신을 쫓아주는 굿을 해주었습니다.
 

보존회 사무실 안에 장식된 12지신 부적

▲ 보존회 사무실 안에 장식된 12지신 부적


경문과 부적

▲ 경문과 부적


그런데 그게 왜 설위설경이냐구요?
설위는 굿의 장소(법당 현장)이고 설경(設經)은 경전을 이야기한다는 뜻입니다. 즉 굿을 하는 장소도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크고 굿을 진행하는 무속신앙 자체도 문화재적 가치가 커서 이 둘을 합해 설위설경이라 통칭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전통 무속신앙을 경전으로 만들어 이어오고, 그것을 유지 계승시켜 오신 분들이 설위설경이자 설위설경 법사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설위설경 증 설위 분야 예능전수자이신 정해남 선생님께서 태안 설위설경에 대해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 설위설경 후계자이신 정해남 선생님께서 태안 설위설경에 대해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현재 태안 설위설경 예능보유자는 장세일 선생님이신데 지금 후계자는 정해남 선생님, 김종일 선생님 이렇게 두분이 예능 전수를 받고 계십니다.
 

장세일 선생님께서 작년에 설경을 하시는 장면(동영산 촬영)

▲ 장세일 선생님께서 작년에 설경을 하시는 장면(동영상 촬영)


장세일 선생님께서 작년에 설경을 하시는 장면(동영상 촬영)

▲ 장세일 선생님께서 작년에 설경을 하시는 장면(동영상 촬영)


장세일 선생님이 설경중 귀신착수(귀신을 불러 옴)하는 장면

▲ 김종일 선생님이 설경중 귀신착수(귀신을 불러 옴)하는 장면


나라와 가정의 평온을 빌었던 아름다운 토속신앙 사진


장세일 법사께서는 이곳 태안군 소원면 표근리에서 태어나셨는데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셨고 어릴 적부터 마을에서 설경을 친숙하게 보고 들을 수가 있었다고 하네요.
그러던 중 충청도에서 그 당시 설경 분야에 제일 유능하고 체계적인 학식을 갖추었다는 한응회(1974년에 74세로 작고)선생님을 만나 사사를 받았고 그 이후 법사의 길로 들어섰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가 취재를 갔던 날엔 장세일 선생님께서 고령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하셔서 후계자이신 정해남, 김종일 두 선생님으로부터 설위설경에 관한 말씀을 듣고 왔습니다.
 

굿을 하는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것을 뽑아 쓰도록 준비한 경문

▲ 굿을 하는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것을 뽑아 쓰도록 준비한 경문


귀신을 잡아 가두는 곳(일명 똥단지)

▲ 귀신을 잡아 가두는 곳(일명 똥단지)


보존회 사무실 천장에도 부적이 만들어져 둘러쳐져 있습니다.

▲ 보존회 사무실 천장에도 부적이 만들어져 둘러쳐져 있습니다.


설위, 즉 굿을 하는 장소는 창호지에다 신령, 보살의 모습과 부적, 꽃무늬 등을 오려서 만든다고 합니다. 이것은 굿당의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귀신을 잡아 가두는 도구라는 의미입니다.
창호지를 가위나 칼로 자르거나 오려서 만드는데, 주사라는 붉은 광물을 섞은 물감으로 신령의 이름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부적을 써 붙이기도 합니다.

설위설경은 규모에 따라 대설경, 홑설경 등으로 나뉘기도 하는데 예전에는 설위설경이 전국적으로 분포하였으나 이제는 그 명맥이 충청도 일원에서만 보이고 있으며, 다른 지방의 이른바 ‘선굿’과 마구 혼합되어 가는 실정이라고 하네요.
그래도 우리 충청도 일원이 옛 전통문화를 원형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참 기쁩니다.
 
사실 ‘무당’이라는 말도 무속인의 집이라는 뜻이지만 전통 토속신앙으로 보기에는 어감이 약간 안좋습니다.
이를 설위설경으로 하고 보존하고자 무형문화재에 지정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대형 부적

▲ 대형 부적


현재의 예능 보유자인 장세일 선생님이 사용하는 경문으로는 육계수, 천수, 축원, 성조, 조왕, 지신, 명당경, 부정경, 팔양, 연명경, 조상경, 옥갑, 신축경, 팔문경, 신장하강, 동신경, 기문, 백살, 육모적살, 삼재경 등이라 합니다.
 
더 깊이 들어기면 어려울듯 해서 전문적인 내용의 추가는 생략...
 
토속신앙의 굿당에 가면 주로 빨간 색깔의 종이를 오려 붙여 놓고 여기저기 장식한 것을 볼수 있는데 그것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귀신을 몰아내기 위한 일종의 부적입니다.

이것을 장세일 선생님은 굿의 상황과 형태에 따라 수십여 가지를 달리해 만들었으며, 축귀, 축사, 해원. 축원 등 경에 따라서 쓰는 무늬가 각기 다르고 무늬의 종류는 약 30여 종류가 된다네요.
 
그리고 이런 경문들은 한응회 선생님이 만들어 넘겨준 것 뿐만 아니라, 장세일 선생님이 직접 여러 곳에서 수집한 경문들을 오랜 연구를 통하여 직접 그의 주변에 보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가정의 액운을 떨쳐 내거나 동네에 나쁜 기운이 들어 이 귀신을 쫓아내기 위해서 굿을 할때는 병을 치료하는 부적, 가택을 평안하게 하는 부적, 장례식때 쓰는 부적, 어떤 일이 잘 되기를 기원하는 재수 부적, 삼재부적 등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약방에서 처방을 하듯 새로운 처방을 담아 만들어 썼다 합니다.
 

후계자이신 정해남 선생님이 잡아들인 귀신을 화살촉에 묶어 멀리 날려보내는 장면을 시연해 주십니다.

▲ 후계자이신 정해남 선생님이 잡아들인 귀신을 화살촉에 묶어 멀리 날려보내는 장면을 시연해 주십니다.


후계자이신 김종일 선생님이 설경을 시연해 주고 계십니다.

▲ 후계자이신 김종일 선생님이 설경을 시연해 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부적을 만들 때는 전날부터 모든 부정을 금하고 목욕재계 한 후 일체 바깥출입을 삼가고 헛된 생각을 갖지 않으며 독경으로 정진한답니다.
그리고 그날 자정에는 몸가짐을 깨끗이 하고 소반 위에 ‘정화수’를 떠 놓고 초를 켠 후 북두재배(北斗再拜)를 정성스럽게 드린 후 부적을 만드는데 부적이 완성될때까지 주문을 계속 외운다고 합니다.
 
장세일 법사께서는 한참 독경을 하고 다닐 때는 충청도 지역 외에도 제주도를 비롯해 안다녔던 곳이 없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는 금년에 세월호 사건 같은 초대형 재난이 닥쳐 국민들을 슬프게 했고, 지금도 나라 곳곳에서 안좋은 일이 계속 터지고 있습니다.
이럴때 우리 태안의 설위설경 법사님들께서 ‘국태민안’ 부적 하나 커다랗게 만들어 걸어놓고 나라와 국민의 평안을 빌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의 바램을 간직하고 취재를 마쳤습니다.
 
장세일 법사님의 쾌차를 다시한번 빌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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