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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2014.03.27(목) 02:59:09임중선(dsllew8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공주 오일장에 갔네요.
공주 오일장은 1, 6, 11, 16, 21, 26일 이렇게 5일 간격으로 열린다고 합니다. 3주전쯤 6일 날 카메라를 들쳐 메고 공주로 향했지요.
 
오일장 풍경은 원래 가기 전부터 신이 납니다.
볼거리 많죠, 정겹죠, 푸짐하죠, 인심 좋죠, 웃음 넘치죠, 구수한 입담도 듣고 운 좋으면 덤으로 하나 더 얻고...
 
그리고 가장 좋은 것은 사람 사는 향기 맡으면서 다 같이 펄떡펄떡 살아 움직이는 우리네 서민들의 삶의 현장에서 나도 함께 열심히 살아보자는 불끈 솟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거.
이게 사실 가장 신나는거 아니겠어요.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공주 오일장은 산성공원 바로 아래 시민교통 버스터미널이 있는 곳부터 시작해 산성시장 한복판을 거쳐 공주시 교동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쭉 난전이 펼쳐집니다.

시장 한복판에 들어서자마자 벌써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차 북적이기 시작합니다.
마음씨 좋아 뵈는 양말 가게 아저씨의 구성진 호객 소리가 귀를 잡아당깁니다.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골라골라. 양말여 양말. 대통령도 신고 장사꾼도 신고... 골라골라 빤쓰도 있어요. 빤쓰. 국무총리도 입고 목욕탕 주인도 입는 빤쓰요 빤쓰”
하하하하.
이 아저씨 입담 장난 아닙니다. 양말 팬티 팔면서 대통령도 팔고 국무총리도 파십니다.

또 한쪽에선 ‘쭉쭉빵빵 생물 갈치유 갈치. 생태같은 동태 있어유, 동태. 고등어 사유, 코다리 사유. 증말루 물이 좋아유’
듣는 내내 신이 납니다. 그 장단에 어깨가 절로 출렁입니다.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뻥 튀겨유’ 안내간판이 눈길을 확 잡아 끕니다.
“여기, 충청도 공주 맞어유” 하는 간판 그대로입니다.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아, 마침 점심때였습니다.
장사도 식후경. 앉은 상태에서 아침에 싸 들고 온 도시락 한 그릇 후루룩 말아 드시는 노부부. 많이 시장하셨던 것 같습니다. 어찌나 맛나게 드시던지요.
체하지 말고 천천히 드시고 장사 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기 보이는 대파와 양파, 시금치 전부 좋은 값에 팔고 가셨겠죠.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집에서 만든 두부. 이 손님 한봉다리 사 들고 가셨습니다.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알토란 같다는 말 곧잘 쓰죠?
이 아주머니 앉아서 토란을 까고 계셨는데 눈여겨보니 정말 알토란이더군요.
토란 까는 솜씨도 하루 이틀 노련함이 아니었습니다.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이분, 패션 감각이 보통 아니십니다.
파는 물건은 투명 봉지에 싸 가져오신 대추, 말린 호박, 콩 등인데 농산물보다 머리에 쓰고 계신 이 회색 모자가 너무 돋보이십니다.
러시아 쪽(?) 패션 같기도 하고요. ㅎㅎ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동태 포를 뜨시는 할머니, 아침에 집에서 막 만들어 싸 들고 온 두부를 손질하시는 할머니 두 분 다 많이 파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도시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첨단 디지털 스마트폰으로 인터넷까지 한다지만요...
우리 충청도 공주 양반들은 그런 거 익숙지 않습니다.
이렇게 구식 아날로그 라디오가 좋아유.
마치 80년대를 연상케 하는 구형 라디오를 파는 리어카 사장님의 표정이 너무 진지하십니다.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때가 때인지라 어묵 파는 포장마차에는 손님들이 북적입니다.
무와 다시마 듬뿍 넣고 푹 우려낸 뜨끈한 어묵 한 그릇에 소주까지 한 잔. 아니면 공주 전통 밤 막걸리 걸쭉하게 한 잔 들이키면 곧바로 ‘이태백’이 되는 거 아시죠?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식당 아주머니는 주문받은 백반 상차림을 머리에 이고 어디론가 분주히 걸어가십니다.
빨리 가야지 하는 마음이 급하기만 합니다. 손님이 배고파서 백반 오기만 학수고대하고 있으니까요.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장터엔 많은 농산물들이 나와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태양초 고추, 시금치, 말린 여주, 각종 곡물까지요.
이렇게 작은 포장으로 콩, 팥, 깨, 조, 수수 등 때깔 좋고 맛 좋고 품질 좋은 곡물들이 없는 것 없이 죄다 준비되어 있습니다.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리어카에 펼쳐 놓고 파는 밤과 대추, 잘 저장됐다 나온 홍시는 마치 지금이 늦가을인 거 같은 착각을 주고 있습니다.
달콤해 보이는 저 붉은 감, 그대로 하나 사서 집어들고 한 입에 ‘우걱’ 집어넣고 싶더군요.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곶감도 있고 잘게 잘라 됫박으로 파는 대추도 있습니다. 한약재로 쓰거나 약밥을 만들 때, 혹은 떡 찌을 때 이 대추가 큰 역할을 합니다.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재래 된장.
이걸 보는 순간 “아, 여기가 진정 시골 오일장이 맞구나”하는 생각을 다시금 느껴 봅니다.
지난 가을에 어머님네들이 메주를 쑤어 만든 집된장 말입니다.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공주라고 해서 농산물만 있는 건 아니랍니다.
바닷가 시장 못잖은 푸짐한 해산물이 있습니다. 고등어 자반, 동태, 갈치, 오징어에 물 좋은 아구까지요.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줄줄이 꿰인 양미리가 질서정연하게 묶여 있네요.
그리고 마른 멸치는 크기와 종류, 용도별로 서로 다르게 박스에 담겨 있습니다.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미꾸라지와 금강에서 잡아 올린 잉어입니다.
추어탕 생각 나시죠? 잉어는 아기 낳은 산모에게 용봉탕으로 제격입니다.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어성초, 헛개나무, 인진쑥, 녹차...
한약재란 한약재는 다 있습니다. 원산지와 가격을 써 놓은 나무 메뉴판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서민들 삶, 희망의 숨소리가 들리는 공주 오일장 풍경 사진


한참을 돌아다녔더니 배가 고픕니다.
마지막으로 눈에 들어온 어느 족발집의 군침 넘어가는 기름기 졸졸 흐르는 이 왕족발을 보고선 저도 결국 한 접시 사 들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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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서 풀어 헤쳐보니 얼마나 맛있던지요.
그냥 족발만 먹기가 아까워서 막걸리 한 잔 곁들이려다 생각해 보니 공주에서 밤 막걸리 한통 사 들고 오지 않은 게 두고두고 후회가 됐습니다.
다음번에 가면 꼭 세트로 사와야겠습니다.
 
공주 오일장 여행, 참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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