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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충남의 장인6] 연잎으로 담근 임금의 술 ‘연엽주’

충청남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11호 <연엽주 명인> 최황규 선생 인터뷰

2013.11.16(토) 23:32:12남준희(skawnsgml2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충청남도에는 술에 관한 무형문화재가 많습니다. 이미 다 알려진 면천두견주, 한산소곡주, 계룡백일주, 청양구기주와 함께 아산에도 연엽주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충청남도는 선인들이 풍류와 가무를 즐긴 멋스러운 고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아산 연엽주 명인이신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11호 최황규 선생님을 찾아 외암 민속마을로 달려갔습니다.

연엽주의 근원을 따라 거슬러 가면 원래 최선생님의 남편이신 이득선선생의 5대조이셨던 이원집 선생으로까지 올라갑니다.

조선 고종 당시에 이원집 선생은 관직에 있었는데 4년간의 혹독한 가뭄으로 지방에서 사람들이 굶어 죽어간다는 유생들의 상소문이 전국 각지에 빗발치자 암행어사로 하여금 사정을 확인시킨 결과 사실임이 밝혀져 왕은 금주령을 내리고 자신도 호의호식을 멀리하고 일절 술을 들지 않겠다고 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궁중 제사에 쓸 제주는 물론이고, 왕의 건강을 위하여 차보다는 높고 술보다는 낮은 도수의 음료가 개발되었는데 그것이 연엽주였다고 하네요.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 10호 연엽주 제조 명인 최황규 선생님

▲ 외암 민속마을 고택에서 인터뷰중인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 11호 연엽주 제조 명인 최황규 선생님


“연엽주는 연잎을 곁들어 쌀로 빚는 술입니다. 연꽃잎을 넣어 독특한 향기를 내므로 연엽주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멥쌀과 찹쌀을 섞어 술밥을 만들어 식힌 후 누룩을 버무립니다. 항아리를 불길로 바싹 말린 후 먼저 연잎을 넣은 다음 버무린 술밥을 넣고 깨끗한 지하수를 붓습니다. 술을 만든지 30일 지난 후 용수를 받아 술을 뜨는데 약 대두 한말의 술을 얻을 수 있어요. 연엽주를 빚을 때는 생수를 써서는 안되고 또 날이 더우면 쉴 염려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서리가 내리기 전 잎이 마르지 않았을 때에 빚어야 합니다. 이렇게 빚으면 봄과 여름에도 술이 변하지 않아요.”

최황규 선생께서 연엽주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해 수십니다. 연엽주 제조 과정도 결국 손에서 선으로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것인데 이는 최황규 선생님 댁 예안 이씨 가문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온 양조기술입니다.

연엽주

▲ 연엽주
 

전통과 풍류를 느끼게 하는 술병

▲ 전통과 풍류를 느끼게 하는 술병과 술잔
 

이곳에 연잎 향 그윽한 한잔을...

▲ 이곳에 연잎 향 그윽한 한잔을...


“연엽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누룩을 잘 빚어야 해요. 누룩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재료 중 옥수수는 발효제 역할을 하거든요. 감초는 간의 대사 작용을 높혀 주고, 밀과 녹두는 독을 없애고 중화시키는 작용을 해요. 그리고 술 항아리에는 연잎이 4~5장 들어가는데 연잎을 구할 수 없는 겨울에는 연근를 대신 씁니다. 숙성 기간도 계절마다 약간씩 다른데 겨울에는 20일 정도, 봄과 가을에는 15일, 여름에는 7일 정도 숙성시키면 됩니다.”

이 제조비법은 최선생님의 부군이신 이득선 선생의 고조인 이원집 공이 쓴‘치농(治農)’이라는 필사본에 연엽주의 제조비법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치농이란 책은 당시 궁중음식의 제조법을 기록한거라 합니다. 요즘 표현대로 하자면 요리 레시피라 할수 있겠네요.
 

누룩을 말리는 중

▲ 누룩을 말리는 중


또한 연엽주는 약용과 가향성분을 고루 갖춘 술이기에 이미 그 훨씬 이전에도 전장에 나간 병사들의 사기를 높이는데도 활용되었다고 합니다.

연엽주는 알콜의 도수가 14%로 순하고 쌉쌀하면서도 감칠맛이 나면서 단맛이 없어 단술을 싫어하는 애주가들에게는 제격이랍니다.

과하지 않게 오랫동안 장복하면 탁한 피를 맑게 해주며 혈관을 넓게 해주는 효능도 있다고 하네요. 그건 연잎이 주는 약효 때문인듯 합니다. 남성에게는 양기를 북돋워 주고, 여성에게는 산후 하혈을 방지해 주는 효과까지요.
 

무형문화재지정

▲ 무형문화재지정
 

연엽주를 대표하는 문패

▲ 연엽주를 대표하는 문패
 

부군이신 이득선 선생의

▲ 부군이신 이득선 선생이 받으신 전통문화의 집 인증
 

연엽주에 대한 벽면의 기록

▲ 연엽주에 대한 벽면의 기록
 

텔레비전 소개

▲ 텔레비전 소개


사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다른 전통주는 현대적인 양조시설과 대량생산을 하고 있지만 연엽주는 아직도 여전히 대대로 물려 받은 비법 그대로 손으로 빚고 있습니다. 돈 보다는 고유의 맛을 지키겠다는 고집 때문에 주문이 있을 때만 그때그때 조금씩 빚어 내어 놓는다고 합니다.
 

국가 중요민속자료 제195호로 지정된 최선생님의 고택

▲ 국가 중요민속자료 제195호로 지정된 최선생님의 고택
 

밖에서 본 고택

▲ 밖에서 본 고택
 

전통미 넘치는 문고리

▲ 전통미가 그대로 담긴 고택의 안방 문고리
 

못 대신 나무를 꽂아 지금도 사용중인 벽면 기둥의 옷걸이

▲ 못 대신 나무를 꽂아 지금도 사용중인 벽면 기둥의 옷걸이
 

고택 밖의 늦 가을 풍경

▲ 고택 밖의 늦 가을 풍경


현재 최황규 선생님과 이득선 선생 부부가 살고 있는 이 고택은 조선 고종 때 하사 받은 집이라 합니다. 고택의 외부 모형은 창덕궁의 낙선재를 본 떠 지었다고 하네요. 이 고택 역시 국가 중요민속자료 제195호로 지정돼 있습니다.
 
자연속의 재료인 연 이파리와 누룩 등을 이용해 전통 대대로 손맛에 의해 빚어지는 연엽주.

충청남도 무형문화재로서 그 가치와 전통비법이 오래오래 계승 되어 멋과 풍류를 즐기는 우리 선대 어르신들의 기품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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