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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부여박물관에 있는 '호자'가 뭔지 아세요?

2013.05.31(금) 00:58:17권혁조(rnjsgurwh1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언젠가 우연히 부여 박물관에 갔다가 기기묘묘하게 생긴 한 유물을 본 후 이것을 꼭 충남넷에 올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 생각한게 하나 있었다.

 그렇다고 이게 국보급 문화재거나 보물, 혹은 지방문화재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단지 백제 유물로 출토되어 박물관에 전시되는 문화재일 뿐이다.

 문화재 등급은 국보부터 시작해 보물, 지방문화재, 향토문화재 이런식으로 등급이 매겨지게 되고, 박물관에 전시중인 문화재 역시 그 등급에 따라 전시 방법에 차등을 둔다. 금동대향로 같은건 너무나 환상적인 국보이기에 아예 그것만 지키는 직원이 따로 있을 정도이고 전시공간도 부여 박물관에서 독방을 쓰고 있다.

 다른 문화재 역시 국보와 보물급은 별도 공간을 쓰거나 특별히 더 눈에 띄게 전시하고 있다.

 그런데...

보물급 유물도 아닌데 전시실에서 특별대접 받고 있는 호자

▲ 보물급 유물도 아닌데 전시실에서 특별대접 받고 있는 이것.


 내가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이 유물은 그런 보물에 들지 못하는데 부여 박물관 제1전시실 한가운데 보물급처럼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이정도 공간 배치면 상당한 유물이어야 하는데...

국립 부여박물관에 있는 '호자'가 뭔지 아세요? 사진

▲ 휴대용 변기로 쓰기에는 너무 귀여운 요강단지다


 이게 과연 뭘까. 우선 이름은 ‘호자’(虎子)다.

 호자? 호자가 뭐지? 놀라지 마시라. 이것은 남자용 변기, 즉 당시에 들고 다니던 요강단지였다 한다. 보시다시피 저렇게 떡 벌리고 있는 큰 입 속에 남성의 거시기를 넣고 소변을 보았던 모양이다.

호자

▲ 호자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친절한 안내문


뒤에서 본 호자의 모습

▲ 뒤에서 본 호자의 모습


 그것을 들고 다니는 일이야 하인들이 했겠지만 양반 체면에 길거리 아무데서나 소변을 볼수 없으니 이렇게 하인들을 시켜 아예 요강을 들고 다니다가 급한 볼일이 생기면 슬그머니 어디로 돌아 이것을 대고 볼일을 봤던 것 같다.

 용도도 독특할뿐더러, 이렇게 변기를 만들어 들고 다녔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을만큼 별나고 독특하다.

물개나 바닷사자도 닮았는데.

▲ 물개나 바닷사자도 닮았는데.


 호자의 모양새를 찬찬히 뜯어 보자. 우선 옆모습은 마치 물개나 바다사자와도 비슷하다. 상체가 커 보여도 아주 균형잡힌 몸매다.

뒷다리 옆모습

▲ 뒷다리 옆모습


앞쪽 다리부분 클로즈업

▲ 앞쪽 다리부분 클로즈업


 변기임에도 동물처럼 다리도 만들어 균형을 잡고 있다.

 이것의 이름인 호자의 호(虎)는 범을 뜻한다. 변기를 호랑이 모양으로 만든 것은 산신이 호랑이를 불러 입을 벌리게 하고 소변을 보았다는 중국의 전설과 관련있다고 한다.

 

 손잡이가 크지도 작지도 않게 적절한 위치에 만들어져 있다. 영낙없는 요강이 맞다.

  이 호자는 부여 군수리 유적에서 발견된 토제인데 재질은 일반적인 백제 토기와 같고 귀족들 뿐만 아니라 스님들도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가장 귀여운 뒷모습

▲ 가장 귀여운 뒷모습


둥글둥들... 참 예쁜 히프다

▲ 둥글둥들... 참 예쁜 히프다


 호자의 뒷모습 역시 무척 귀엽다. 동글동글 매끄러운 히프가 앙증맞을 정도다. 마치 바로 앉은 자리에서 대변이라도 볼듯한 그런 웅크린 자세가 더욱 기묘하다.

 박물관에서 요강단지를 볼줄은 몰랐는데 덕분에 과거에 귀족들과 스님들은 이렇게 들고 다니는 휴대용 요강을 사용했고, 그 이름은 ‘호자’라는 사실.

 충남넷 독자님들이 이번 기회에 호자를 꼭 알아두시고, 혹시 부여 박물관에 들르실 일 있으면 이녀석을 반드시 보고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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