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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 먼곳 자원봉사? 가까운 우리 농촌 일손돕기부터...

2013.05.30(목) 04:48:36최순옥(didrnlwk5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혹시 농사 지어보셨나요?

 농촌은 지금 정신없이 바쁩니다. 요맘때부터 6월말까지, 그리고 9월말부터 10월말까지를 농번기중 최고의 농번기로 칩니다.

 말이 필요 없습니다. 주부든 남편이든 농촌에 연고가 있는 분들은 봉사활동 한다며 먼데로 갈게 아니라 이 시기만큼은 당장 농촌으로 달려가 손을 빌려 드리세요.

 충청남도 농촌뿐만 아니라 농사짓는 고향, 가족 친지가 있는 농촌 어디라도 달려가 준다면 그곳에서는 눈물나게 고마워 하실겁니다.

하우스 안에 있는 방울토마토랍니다.

▲ 하우스 안에 있는 방울토마토랍니다.


 저는 지난주말에 친정이자 고향인 청양 목면으로 방울토마토를 따러 갔습니다. 비닐하우스에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오빠가 있기에 말이죠.

 아침 일찍 내려갔지만 벌써 오전 10시가 다 됐습니다. 늦기는 했지만 그래도 오빠에게는 천군만마 같을 것입니다.

곧바로 토마토 따는 작업시작, 손놀림은 느려도 열심히 열심히...

▲ 곧바로 토마토 따는 작업시작, 손놀림은 느려도 열심히 열심히...


 도착하자마자 팔을 걷고 하우스 안으로 들어가 오빠네 가족, 품삯을 주고 얻은 일꾼 3명, 그리고 우리 부부 함께 방울토마토를 따기 시작합니다. 빨갛게 잘 익은 이녀석들은 오빠가 농사를 잘 지은건지, 아니면 밭의 토양이 좋은건지 당도도 높습니다.

 지난 겨울에 날씨가 얼마나 추웠습니까. 그 모진 추위에도 방울토마토들이 씩씩하게 잘 견뎌 주었고, 기름값도 엄청나게 올라서 난방비도 많이 들었는데 오빠는 그 과정속에서도 이 토마토를 참 잘도 길러냈군요.

 농촌에서는 일손이 부족하면 대책이 없습니다. 도시의 공장이야 기계가 돌리고, 밤새워 가동하면 된다지만 농촌은 때를 놓치면 끝장입니다. 과일이 떨어져 버리거나 썩기 때문입니다.

남편도 열심히 땁니다. 처남 일이니 내 일처럼요.

▲ 남편도 열심히 땁니다. 처남 일이니 내 일처럼요.


  그래서 이렇게 온 가족이 나서서 서둘러 따냅니다. 우리가 못 간 지난주와 그 전에는 다행히 청양 읍내에서 오빠의 고등학교 동창생 모임에서 찾아와 일손을 도왔다네요. 참 고마운 분들입니다.

 오빠 친구들중에는 농삿일이 평소 익숙하지 않아 토마토 따내는 일조차 쉬운게 아니었고, 쪼그리고 앉아 몇시간씩 하우스 안에서 일하는게 어렵기는 했지만 그래도 성심 성의껏 농작업을 도와주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요.

 이분들의 도움을 받은 오빠는 덕분에 더 늦지 않게 토마토를 따낼수 있어서 서둘러 경매시장에 들고 나갔다 합니다.

따낸 방울 토마토를 선별기에 넣고 드르르륵... 때깔 빛내고 크기별로 고릅니다. 자동으로요.

▲ 따낸 방울 토마토를 선별기에 넣고 드르르륵... 때깔 빛내고 크기별로 고릅니다. 자동으로요.


 아주 뜨거운 한낮에 잠깐 쉬었다가 오후에 다시 시작해 저녁때까지 일했네요. 덕분에 많은 양의 토마토를 따 냈고 이것을 기계에 올려 놓고 돌립니다.

 도시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기계에 올려 돌리면 우선 토마토의 때깔이 좋아지고, 그 크기별로 자동으로 선별이 됩니다. 이게 농촌의 기계화죠.

박스에 넣고 포장하는 단계랍니다. 트럭에 싣고 경매장으로 가기 전까지 사실상 마지막 작업이네요.

▲ 박스에 넣고 포장하는 단계랍니다. 트럭에 싣고 경매장으로 가기 전까지 사실상 마지막 작업이네요.


 선별이 끝나면 이것들을 박스에 담아 경매시장으로 가게 되는데 크기별로 박스에 담는 것도 이렇게 기계들이 해 줍니다. 따는 것도 기계가 해줄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오빠는 다음날인 월요일에 이것을 트럭에 싣고 농산물 공판장으로 나갑니다. 거기서 경매를 통해 좋은 값을 받기를 소망하지만 그게 항상 내 마음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운때가 맞아야 한다는 말이 거기에 딱 적용이 됩니다.

 오빠가 들고 나간 날, 우연히 전국적으로 혹은 오빠가 간 경매장에 방울토마토가 왕창 출하가 되면 가격이 뚝 떨어진다고 합니다. 속이 상하는 일이죠.

 또 언젠가는 수확량이 많지 않아 조금 들고 나갔는데 마침 방울토마토가 전국적으로 출하량이 줄어들어 값이 아주 비쌀때도 있답니다. 역시 속 상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농사짓고 열심히 사는 오빠와 올케 언니가 존경스럽고 고맙습니다. 고향과 농촌을 지켜주고 있으니까요.

방울이로 만든 맛있는 샐러드. 저녁 만찬의 주 메뉴였는데 맥주한잔 하는 안주로도 좋았더랬습니다.

▲ 방울이로 만든 맛있는 샐러드. 저녁 만찬의 주 메뉴였는데 맥주한잔 하는 안주로도 좋았더랬습니다.


 저녁나절에 잘익은 싱싱한 웰빙 토마토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으며 즐거운 가족간의 대화를 하는걸로 우리의 농촌 봉사활동은 끝을 맺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매주 내려가 도와드리고 싶지만 늘 마음만 앞서서 미안할 뿐입니다.

 농민들 모두 힘 내시고, 항상 건강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농민 여러분들 모두 농산물로 대박 나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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