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누가 사업하다 또 부도를 낸거야?”
 “부도가 사업 망하는 것만 있는줄 알어? 불교의 사찰에서 덕이 높은 스님의 사리나 유골을 넣고 쌓은 둥근 돌탑을 부도라고도 해.”

 언젠가 전철 안에서 어느 승객들이 나눈 대화의 내용입니다.

 아셨죠? 부도가 뭔지.

 한자로는 浮圖라고 쓰며 이것을 부도탑(浮圖塔)이라고도 말합니다.
 이 생소한 단어를 말과 글로만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면 절에 직접 가 보셔야 할텐데 오늘 도민리포터가 부도에 대해 제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지난주 석가탄신일날 천안 광덕사에 갔었습니다. 천안 광덕사는 천안에서 가장 크고 유서 깊은 전통의 명찰입니다.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국보급 문화재부터 보물과 향토 유형문화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유명하 사찰입니다. 아마도 천안의 갑사와 동학사 수준으로 보면 될 것입니다.

 석가탄신일날 광덕사에 가서 불공을 드린 후 부도를 찾아 갔습니다. 대웅전에서 복전함에 돈 넣고 불공만 드릴게 아니라 부도에도 찾아가 뵙는게 도리일듯 해서입니다.

 광덕사 본전인 대웅전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산 기슭에 산신각이 있는데 다시 그 옆으로 약 200m 정도 떨어진 산 중턱에 4기의 부도가 오롯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만치 부도와 문화재 안내판이 보이죠?

 

 이름하여 맨 왼쪽부터 청상당 부도, 적조당 부도, 우암당 부도라 일컫습니다.

 

일단 앞에는 3기의 부도가 나란히 있고 저 멀리 뒷쪽에 나뭇잎 사이로 작게 보이는 홀로 서 있는 부도가 무명 부도입니다. 그래서 모두 4기의 부도탑입니다.

 

 

가장 크고 왼쪽에 있는 청상당 부도입니다.
 청상스님의 사리를 모신 부도라고 합니다.

스님은 조선 선조때 출생하여 현종때 은적사에서 입적하였는데
그 제자들이 스님의 사리를 얻어와 이곳 광덕사에 부도를 세웠다고 하네요.
 부도가 8각 형태인데 맨 아래 기단부와 중안 탑신부, 그리고 상륜부에 머리장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가운데 있는 적조당 부도입니다.

 

 역시 기단부와 탑신부 그리고 머리장식을 갖추고 있는 상륜부로 되어 있는데 기단부 아래와 윗받침돌에 연꽃무늬가 되어 있습니다. 

 

 우암당 부도는 앞의 두 개 보다 약간 작습니다.
기단부는 둥근 아래받침돌로 되어있고 탑신은 타원형의 몸돌과 6각 지붕돌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뒤에 홀로 서 있는 무명 부도입니다.
 무척 크고 묵직해 보이며 볼륨감도 있습니다.

 

 연꽃무늬를 새긴 아래받침돌이 있고

 

중앙 탑신부는 부처상을 정교하게 조각해 놓았으며

 

 상륜부에는 2개의 지붕돌이 얹어져 있습니다.

 이 4가지 부도 모두 조선시대의 작품이라 하며  모두 다 국가 유형문화재 8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절에 가시면 부도가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도 하나하나에도 선조들이 나라의 태평성대와 백성들의 무사안택을 빌고, 예술적 감각까지 남겨 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작은 돌탑 하나라고 생각할게 아니라 조금만 더 생각하면 우리가 두고두고 보호하며 지켜줘야 할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