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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단 한곳 창호박물관이 예산에 있다.

충남 in 충남 人

2013.03.15(금) 13:29:03도정신문(deun127@korea.kr)

목장 조찬형 장인 60년 외길 인생
전통창호 통풍과 채광=‘소통’ 의미
고향사람들 시기와 질투로 일관
반면 뉴욕, 일본 등 해외에 명성 더 높아


전통창호 60년 외길을 걸어온 문화재수리 기능자 소목장인 조찬형(76) 장인이 자신의 작업장에서 춘양목을 대패로 깎고 있다.

▲ 전통창호 60년 외길을 걸어온 문화재수리 기능자 소목장인 조찬형(76) 장인이 자신의 작업장에서 춘양목을 대패로 깎고 있다.



 
창호(窓戶).
살아가면서 인간에게 생명의 통로가 되는 것이 바로 창과 문이다.
창호를 통해 들어오는 빛과 바람은 생명을 유지시키는 필수조건이다.
우리 전통창호는 서양 것과는 많이 다르다. 서양의 것이 차단과 견고함이라면, 전통창호는 ‘통풍과 채광’ 즉 소통을 의미한다.


전통창호의 맥을 잇는 창호박물관이 전국 통틀어 단 한 곳 존재한다.
충남도청이 자리 잡은 내포신도시 인근 예산군 덕산면에 위치한 ‘조찬형 창호박물관’

충남도 무형문화재 18호인 목음(木音) 조찬형(76) 장인의 혼이 담긴 곳이다.
“서양 것에 밀리다 보니 우리 전통창호의 설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거예요. ‘이러다 맥까지 끊기겠다’는 생각에 후진양성을 위해 박물관 설립했죠.” 창호박물관은 착수 10년만인 지난해 완공돼 문을 열었다. 당진 땅 2000평, 덕산 둔지미땅 3000평, 덕산 1500평. 그가 가진 모든 땅을 팔아 비용을 충당했다.

박물관 규모는 3000평. 전수관, 일반인 체험관, 전시관 등 3개동으로 구성됐다. 전수관은 우리 전통창호의 맥을 잇는 공간이다. 체험관에서는 일반인들이 창틀을 만들거나 가구 등 집안물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전시관. 춘양목(금강소나무) 등 200여 종류의 목재와 문살, 전통가구, 대패 등 수백 가지의 도구가 전시돼 있다.

전통창호 60년 외길 인생은 조 명인의 열여섯 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삼촌이 수덕사에 스님으로 계셨다. 그곳을 자주 찾다 대웅전의 전통 문살을 보는 순간 ‘신내림’을 받을듯 전율이 느껴졌다.

그 뒤 전국을 돌며 창호 장인들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았다. 연꽃빗살, 국화꽃빗살, 목단꽃육살, 국화꽃팔각살, 원육살, 세 살…. 각고의 노력 끝에 300여가지 종류의 문살 제작방법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전통창호는 수령이 200년정도 된 춘양목으로 만들죠. 거기에 장인의 혼을 불어넣어 비로소 제대로 된 작품이 탄생하는 거예요.” 조 장인의 이야기다. 춘양목은 동남풍에만 약 3년을 말려야 재목으로 쓸 수 있다. 여기에 꽃살 창 하나 만드는데 약 20일정도 걸린다. 그것도 못이나 접착제를 전혀 쓰지 않는다. 순전히 꿰맞춤에 의해 제작된다. 천분의 일미리미터만 틀어져도 아귀가 맞지 않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통 창호는 수명이 1000년 이상을 간다.

전국 사찰 중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 경복궁·창덕궁 복원사업, 기림사 대적광전 꽃살문 보수, 쌍계사 법당 창호보수, 단양 구인사 조사전 창호제작, 영광 불감사, 속리산 법주사 등등.

조 명인의 명성은 호주나 일본, 뉴욕 등 해외에서 인기가 더 많다. 뉴욕 한마음선원에 꽃살문 50짝을 설치하자 해외 매스컴에선 ‘신비하고, 전통미가 풍부하다’며 대서특필했다. 일본 NHK에서는 ‘전통창호 특집호’를 촬영해 방영까지 했다.

2003년에는 세계 30개국 박물관장이 그의 작업장을 찾아 견학한 뒤 “정교함과 아름다움이 세계 일등”이라며 찬사를 연발했다.

그는 고향 사람들의 시기와 괄시가 가장 힘들다고 토로한다.
“재 아무개 아녀. 이런 걸 어떻게 한디야.” “방송에 나와봤자 목수지, 지가 별거여” 고향사람들의 배척과 음해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조 명인은 최근 전통창호 제작위한 후진양성과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01년 한양대 미대에서 초빙교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한국문화의 집 KOUS’(서울 소재)에서 일반인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호 강의를 맡고 있다.
조 명인은 “전통창호를 배우려면 최소한 10년은 걸린다”고 소개한 뒤 “가는 길이 힘들어도 우리 전통창호의 맥을 잇는다는 자부심으로 한국의 전통문양과 기법을 지켜나가겠다.”며 장인정신의 불꽃을 피웠다.
/김태신 ktx@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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