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사는이야기

충남넷 미디어 > 사람세상 > 사는이야기

비싸서 흐뭇한 신토불이 충남산 쌀값

2012.12.13(목) 20:41:46홍경석(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하루는 주간으로, 이튿날엔 야근을 병행하는 직장에 나가고 있습니다. 주간의 경우엔 보통 오전 5시 40분 즈음의 첫 시내버스를 타기에 아침밥을 반드시 먹어야 합니다.
 
‘밥심’으로 사는 한국인답게 그리하지 않으면 정오경에 만나는 점심시간까지는 배가 고파서 살 수가 없는 때문입니다. 주간근무 때 점심은 회사식당에서 사 먹는데 반찬이 매일 바뀔 뿐만 아니라 밥의 미질이 참 좋아서 돼지처럼 많이 먹지요.
 
하여 언젠가 영양사님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밥이 참 맛있는데 쌀은 어디 것을 쓰나요?” 그러자 시원스런 답변이 냉큼 돌아왔습니다. “직원분들 건강을 생각해서 다소 비싸더라도 신토불이 쌀을, 또한 기왕이면 품질 으뜸의 충남산 쌀을 사용합니다.”
 
“역시 그래서 맛이 있는 거로군요!” 얼마 전 동네에 개점한 중급 규모의 마트에선 매일 문자메시지로 무엇을 얼마에 판다는 광고를 보내주고 있습니다. 그제는 <화요장터 할인 이벤트>라는 제목으로 문자가 왔는데 ‘햅쌀 20킬로그램에 34,700원, 계란 1판 2,750원......’ 이런 식으로 나열돼 있는 것이었습니다.
 
가격이 솔깃하기에 아내의 손을 잡고 그 마트에 갔지요. 그날은 마침 야근이어서 오후 4시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거든요. 한데 대략난감의 처지에 봉착한 건 마트에 도착하고부터 였습니다. “문자 보고 왔는데 쌀하고 계란 좀 사려고요.”
 
계산원 아줌마의 얼굴이 금세 사색으로 물들었습니다. “손님, 정말 죄송합니다! 문자를 잘 못 보냈어요!” 본디 쌀값은 43,700원인데 34,700원으로 오타를 냈고, 값싼 계란 역시도 아직 채 입점이 안 되었다는 것이었지요.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아줌마가 안 돼 보이기에 흔쾌히 용서(?)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요, 뭐. 하지만 문자를 너무 서둘러 보내셨네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그런 해프닝을 겪긴 했지만 내심으론 흐뭇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건 몰라도 우리의 신토불이 쌀이 이제야 비로소 ‘제값’을 받고 있구나 싶어서였죠.
 
물론 작금 쌀값의 상승은 계속된 벼농사의 흉년과 경작지의 감소에서 기인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어쨌거나 피 땀 흘려 농사를 지은 우리의 농민들이 그나마 오른 쌀값으로 말미암아 잠시라도 미소를 띠실 것이란 추측과 예단은 괜스레 그렇게 미소를 머금게 하는 동인으로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벼농사는 농부의 손이 자그마치 여든 여덟 번이나 가는 중노동입니다. 앞으로도 질 좋은 우리 신토불이 쌀이 제 값을 유지하기 바랍니다.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