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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육군 이등병때 시절이 생각 나서

2012.05.08(화) 13:31:13유병양(dbquddid88@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주말에 논산 연무대쪽으로 볼일이 있어서 다녀오던 중 수많은 군인들이 부모와 함께 손을 잡고 외출 외박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순간 "나도 한때 그런적이 있었지"하면서 옛 추억을 떠올려 봤다. 그중에서도 가장 난감했던 일화 한토막.

 

거의 30년도 넘은 그때, 논산 훈련소에 갓 입대해 까까머리 이등병으로 훈련 빡세게 받고 최전방으로 배치돼 북한 애들과 기 싸움 하던중 운 좋게 첫 포상휴가를 나오게 됐다.
 

집에서 3일정도 머물던중 당시 서울의 모 기관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형님이 밥이나 같이 먹자며 올라오라는 연락이 왔다. 동생이 첫 휴가를 나왔으니 군대생활 해본 형으로서 위로와 격려도 해주고 용돈이라도 두둑이 쥐어줄걸로 기대하고 득달같이 서울로 올라갔다.
 

형님이 근무하는 청사에 다다르자 정문 경계 경찰이 신분증을 요청할 요량으로 제지를 하길래 내가 어깨에 붙어있던 대한민국 육군 최전방 부대 민정경찰 견장을 쓱 보여주며 씩 웃어줬더니 ‘무사 통과’.

 

그날 도착한 시간이 대략 6시가 다 됐는데 형님이 근무하는 8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공무원들이 10명 정도 탔었고 약간 비좁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지하철 출근시간처럼 서로들 밀착해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3층에 섰다가 다시 위로 출발하는 순간 갑자기 엘리베이터 안에 애국가가 흘러 나왔다. 관공서이다보니 엘리베이터 안에도 퇴근 직전 애국가를 들려주던 모양인데 그 순간 사고가 터졌다.
 

애국가 전주곡이 장중하게 흘러 나오는 순간 군기가 여전히 빡쎄게 들어있던 육군 이등병인 나는 그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만 본능적으로 오른쪽 손을 그대로 치켜 올려 칼처럼 절도있게 거수 경례를 해버린 것이다. 더구나 오른손 팔꿈치로 옆에 서 있던 여성 공무원 한분의 턱을 그대로 가격해 버린게 아닌가.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주변 사람들은 모두 놀라고 황당한 표정들을 지었다.  또 내 팔꿈치에 턱을 가격당한 여성은 ‘아야’소리를 외치며 주저앉아 울상이 되었다.
 

으이그.... 내가 사고를 쳤구나. 아휴 쪽팔려라. 민간인들 탄 엘리베이터 안에서 애국가를 듣고 거수경례를 해버렸으니... 에구구 완전히 대형 사고였다.
 

너무나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당황한 나머지 팔을 내리지도 못한채 뻘쭘하게 약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순간 뒤에 있던 한 남자분이 거수경례로 올라간 내 오른손 팔꿈치를 잡고 슬그머니 끌어 내려주면서 “군인 양반, 여기는 경례 안해도 돼요”라며 친절히 사태(?)를 수습해줬다.
 

나는 우선 순식간에 한방(?) 얻어맞은 여직원께 백배사죄했다. 어디 다치시진 않았느냐고 물으면서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후끈거렸다.
 

느닷없는 사고를 친후 간신히 정신을 추스르고 8층 형님 사무실로 들어간 나는 다시한번 얼굴이 달아올라야 했다. 잠시전에 턱을 맞은 그 여직원이 책상에 앉아 아직도 아픈지 턱을 어루만지고 있지 않은가.
 

허거걱... (대략 난감...)
 

그날 형님과 함께 한 저녁 식사에 그 여직원을 함께 모시고 가서 맛있는 식사 대접을 하는걸로 치료비(?)를 대신했다.
 

“원래 이등병 때는 뵈는게 없능겨”하는 형님의 위로로 그날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어난 사고(?)는 추억담으로 남게 됐다.
 

대한민국 육군, 그리고 지금 막 입대한 충청도의 모든 이등병 여러분들. 우리 국민들은 여러분을 믿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성실하게 복무한 뒤 신체 강건한 모습으로 부모님께 돌아가세요... 이등병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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