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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컴컴해서 귀신이 사는 집

충청남도의 탄소포인트제를 응원하며

2012.03.22(목) 이기현(jhdksh8173ahj@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느날 컴컴한 새벽.  물을 마시려고 눈을 비비고 주방으로 나오는데, 검은 형상이 주방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허걱...! 뭐? 뭐야?!!!” 순간 자지러지듯 깜짝 놀랬으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침 준비 하느라 도마에 칼질을 하고 있던 아내였다.
 “어이쿠~ 뭐야, 깜짝 놀랐잖아, 당신이 무슨 한석봉 엄마도 아니고, 어둠속에서 왜 칼질을 하고 그래~?”
 우린 서로 한바탕 웃고 난 뒤, 아내는 “그래도 보일건 다 보여요~”라고 말했다.
 우리 집에서 전기절약 실천운동을 펼치던 2년전 초기의 일화다.

 지난 2년간 충청남도 내 탄소포인트제 가입자는 전체 가구의 7.5%인데 여기서 3천톤 정도의 온실가스를 줄여 2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앞으로 우리 충청남도는 탄소포인트제 가입 목표를 10만 가구로 늘릴거라 한다니 기대하는바가 크다.
 탄소포인트제가 뭔지 다 알것이다. 기름 한방울 안나는 우리나라로서는 물 절약, 전기절약을 비롯해 각종 에너지 절약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노력이다. 에너지 절약 가구에는 포인트를 적립해 인센티브도 주고.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 물을 아껴 쓰지 않으면 전기를 많이 쓰게 되고, 전기 사용량이 많으면 그만큼 녹색성장은 어려워진다. 

 최근에 TV의 다큐멘터리에서 수영에 관한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북극곰이 익사한다는 내용을 접하고 경악을 금할수 없었다. 그 이유는 북극곰이 바다에서 수영을 하다가 떠내려 오는 유빙에 잠깐 올라 휴식도 취해야 하는데, 지구 온난화로 인해 유빙이 죄다 녹아버려 북극곰이 쉬지를 못한채 바닷속에서 너무 지쳐 그대로 익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래전부터 가정에서 할수 있는 여러 가지 물 절약 방안을 실천하며 아이들에게도 가르치고 있다. 우리 충청남도에 사시는 다른 가정에서도 한번쯤 함께 실천해 보셨으면 좋겠다.

 나는 우선 세수한 물로 발을 씻고, 변기 물탱크에 벽돌을 넣어 물 1ℓ씩 덜 받았다. ‘수온계’라는 것을 고안해 사용도 했다. 스티로폴 조각을 원판으로 오려 중심에 온도계를 끼운 뒤 욕조에 띄우니 수온이 쉽게 나타나 목욕물을 알뜰하게 받을 수 있어 좋았다.

 빨랫감을 모았다가 세탁기에 돌리는 지혜에서 착안해, 옛날 요강식의 소변보기를 재연하고 있기도 하다. 양변기에 소변을 볼 적마다 5ℓ이상의 물이 버려진다는 것을 알고는 너무 놀라서 그후부터는 여러 사람이 소변을 보고 한꺼번에 씻어 내리는 방식을 썼다.

 저녁때 아이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정수 처리 공정을 거치는 수돗물의 생산 과정을 알려주고 아빠의 실천계획을 설명했다.  기름과 전기 등 많은 에너지 자원으로 만들어지는 수돗물을 아껴 쓰는 것이 곧 에너지 절약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별난(?) 화장실 사용법을 공개했다. 생각보다 아이들은 잘 따랐다. 아이들이 ‘때’가 되면 “쉬~ 할 형아~”라고 외친다. 그 외마디의 외침이 웃음꽃으로 변해 에너지 절약의 밑거름이 됐다. 

 남편의 뜻에 따른 아내 덕분에 우리집은 ‘귀신’이 사는 집이 됐다. 아내는 집안에서 웬만한 일로는 불을 잘 켜지 않기 때문이다.

 아내의 절약정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밤에 화장실 가려고 들어서는 순간,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던 화장실 변기위에 누군가가 걸터앉아 있어 “아악!” 비명을 지른적도 있었다.

 “놀라긴요, 나예요~” 처음엔 깜짝깜짝 놀라던 가족들도 이제는 그런 모습들이 익숙해졌다.  삶속에서 절약정신을 실천하시는 아내의 너무나 빡센 모습을 지켜보면서 우리 가족들도 어느새 절약정신이 몸에 밴 것 같다. 

  어느 날 보니 집안에 키우는 강아지가 돌아다닐 때마다 현관의 센서등이 켜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혹시나 해서 전구를 뽑았더니 전달에 비해 전기요금이 삼천원 정도가 절약되었다. 설마 했는데 전기요금이 줄어든 것을 체험하고,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세탁기 돌릴 때 나오는 물을 받아두었다 걸레도 빨고, 화장실 청소도 한다. 그동안 이용하던 자가용 대신 버스로 출퇴근을 하고, 일회용품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나부터라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도 공부하다 자리를 비울 땐 반드시 스탠드 불을 끄고, 텔레비전을 보지 않을 땐 코드를 뽑아 놓게 된다. 

 이런 작은 습관들이 모여서 에너지 절약을 이루는 것이 아닐까? 나의 작은 노력이 큰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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