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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절미에 조청 찍어먹던 '그 옛날 그 맛'

2011.01.09(일) 김기숙(tosuk48@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가난하다고 사계절이 안 오는 것은 아니다. 입맛에도 계절이 있다.
찬바람이 불고 함박눈이 소리 없이 내리는 것을 보니 겨울에 먹는 단골 메뉴인 조청 생각이 간절하다. 엿은 먹고 싶다고 해서 몇 시간 내로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아니다. 과자는 금방 사도 되지만 조청은 만드는 과정이 복잡해서 몇 날 며칠을 벼르고 별러야 엿을 만들 수가 있다.

지난해 곤파스로 넘어간 아름드리 소나무가 집 뒷산에 즐비하게 늘어져 있다. 옛날 나무만 때고 살을 때 나무가 얼마나 귀하던지, 그 때를 생각하니 나무를 그냥 내 버리기에는 여간 아까운 것이 아니다. 요즘은 땔 곳이 마땅치가 않다. 가마솥 아궁이에서 활활 타오르는 장작 생각을 하니 엿 생각이 더 난다.
톱을 들고 산에 가서 통나무를 잘라서 나무장만을 넉넉히 해놓고 엿 만들 준비를 했다.
오랜 시간 엿물을 졸이면 장작은 한없이 많이 들어간다.
쌀의 변신은 무죄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한 겨울 가마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오면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엿의 단 냄새를 잊지는 않았을 것이다.
옛날에는 쌀이 귀한 때라 엿도 고급 음식으로 취급하여 조청을 만들고 산자를 만들어서 시렁에 얹어놓고 손님 대접을 하기도 했다.
쌀을 깨끗이 씻어서 가마솥에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서 엿기름과 물을 넉넉히 붓고 삭히는 과정부터가 시작인데 엿기름은 좋은 것이라야 밥알이 잘 삭 는다.

엿기름도 적당히 넣어야 되는데 한꺼번에 넣지 말고 불을 한 소 큼 씩 땔 때마다 조금씩 넣고 저어 주어야 된다. 적당량은 쌀 10Kg을 할 때 엿기름 잘 자란 것으로 1Kg을 넣으면 되는 것이다. 종일 솥에서 떠나지 말아야 하며 밥을 삭힐 때 불을 너무 뜨겁게 때도 안 되고 차거워도 안 된다.
밥알이 동동 뜰 때까지 열 시간정도 삭혀서 자루에다 짠다. 솥을 열어 놓고 졸이는데 잘못하면 엿물이 넘기도 한다. 엿물이 많을 땐 불의 화력을 많이 낸다. 엿물이 졸아 조청이 되면 누를 수도 있으니까 그 때부터 불을 은근히 알맞게 때야 달지도 않고 감칠 맛 나는 조청이 탄생 되는 것이다.

눈 오는 날 이웃들과 거실에서 모여앉아 창밖을 내다보면서 마음의 열쇠고리를 풀어 놓고 수다를 떨면서 인절미에 조청을 찍어 먹으니 그 옛날 어려서 먹던 입맛 그대로라고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겨울엔 조청이 최고 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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