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로 들어온 종교는 대부분 서쪽으로 들어왔습니다.
중국을 거쳐서 육로로 또는 서해 해로를 따라 서해안으로 들어온 경우가 많은데, 한국 최초의 기독교 성경 전래지도 서해안이고 그곳이 바로 서천 마량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초의 성경 전래지를 기념해서 마량진에는 성경전래지 기념공원도 조성하고 성경전래지기념관도 세웠습니다.
기념공원은 조성한 지 얼마되지 않은 것처럼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는데, 최초성경전래지 기념비는 2004년 12월 31일에 세웠다고 합니다. 20년이나 됐는데 정말 깔끔하게 관리되 고 있어서 보기 좋습니다.



최초성경전래지 기념비에 의하면, 1816년(순조 16) 9월 5일에 영국 해군 머레이 맥스웰 대령과 바실 홀 대령이 순양함 알세스트호와 리라호를 이끌고 중국와 조선반도 서해안을 탐색하러 왔다가 마량진 해안에서 해도를 작성하고 마량진 첨사 조대복에게 성경을 주었다고 합니다. 
조선 해군과 접전이 있었다는 기록은 없는데, 해군 함선 두 척이 남의 나라 해안으로  들어와서 허락도 없이 탐색을 하고 해도를 작성했다는 사실은 참 어처구니 없기도 합니다. 1816년이면 영국 해군은 세계를 돌며 식민지를 확장하고 있던 시기입니다. 


 
최초성경전래지 기념비 옆에는 서양인의 흉상이 있는데, 이는 한국 감리교 최초 선교사인 아펜젤러의 흉상으로 2006년 6월 9일에 만들었습니다.
검은 석비에는 아펜젤러를 기념하며 정진삼 목사가 쓴 시를 새겼습니다.



최초성경전래지 공원에는 1816년 당시 서해안을 탐사하던 영국 함선와 조선의 판옥선 모형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영국 함선은 돛을 사용하는 날렵한 형태의 군함인데, 영국이 증기선으로 대서양을 횡단한 것이 1838년이라고 하니, 1816년의 영국 군함은 증기선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공원에는 함선 가까이에 올라가서 볼 수 있도록 데크길을 조성했습니다.
조선의 배는 바닥이 평평한 판옥선이었죠.
판옥선은 16세기 임진왜란(1592) 때 조선의 바다에서 거북선과 함께 활약하면서 침략군 왜의 해군을 물리쳤던, 바닥이 평평한 배입니다. 



판옥선은 '널빤지로 옥상을 만든 배'라는 뜻으로 왜의 침략군 배보다 크기가 크고 높았다고 합니다.
판옥선의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조선 반도 주변의 수심이 낮고 거친 바다에는 적합한 배였고, 배의 하단이 날렵한 배보다 물 위에서 방향 전환이 빨랐다고 하지요.
아마도 조선시대에 대양으로 나아가 타국을 침략할 생각을 했었다면 하부가 뾰족해서 속도가 빠른 배를 만들었겠죠.



영국 군함 리라호가 육지에 가까운 서해안에 정박했을 때 조선의 첨사 조대복이 판옥선을 타고 문정을 하러 갔다고 합니다.
'문정'이란. '남의 나라 배가 처음으로 항구에 들어왔을 때 관리를 보내어 그 사정을 묻는 일'을 말합니다.
이때 영국 대령이 조선의 관리에게 책을 세 권 주었는데, 그 중의 한 권이 성경책이었다고 합니다.
 




동백꽃으로 유명한 고장답게 공원에는 역시 동백꽃이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공원에서 조금 더 길을 따라 들어가면 언덕 위에 성경전래지기념관도 있습니다.


 


성경전래지기념관은 지하 1층에 지상 4층으로 된 건물인데 십자가만 달면 영락없이 교회처럼 보일 것입니다.
세계적인 보물급 성경 진본도 전시하는 등 볼만한 내용이 있다는데, 마침 방문한 날이 휴관일이라서 아쉽게도 볼 수 없었습니다.
성경전래지기념관은 매주 수요일에 휴관한다고 합니다. 

*관람료 성인 2,000원 / 청소년, 군인 1,000원 / 어린이 600원
*관람시간 하절기 10시~18시 / 동절기 10시~17시
*무료주차

 


성경전래지기념관의 위치가 언덕에 있어서 서천 마량진 어촌마을과 바다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는데 매우 아름답습니다. 
나들이 하기에 좋은 요즘, 푸른 바다도 시원하게 감상하고 역사적인 곳도 볼 수 있는 서천 여행 적극 추천합니다.




성경전래지 기념관
충남 서천군 서면 서인로 8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