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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당진 꿀벌 40%가 사라졌다..“재난 수준”

1년간 1억 4000만 마리 실종..위기 직면한 양봉 “잘 버틸지 걱정”

2024.04.05(금) 18:51:58 | 당진신문 (이메일주소:djnews@hanmail.net
               	djnews@hanmail.net)

2년 전 해당 벌통에는 수만마리의 꿀벌이 서식했지만, 지금은 꿀벌 없는 마른 벌통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 2년 전 해당 벌통에는 수만마리의 꿀벌이 서식했지만, 지금은 꿀벌 없는 마른 벌통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생태계를 지키는 파수꾼 ‘꿀벌’의 비행이 위태롭다. 지난 2022년 제주도에서 꿀벌 대량 폐사가 발생한 이후 전국에서 꿀벌이 자취를 점차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꿀벌은 단순 꿀을 따는 작업 뿐만 아니라 생태계 보전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암수 꽃이 따로 피는 단성화 작물은 벌과 같은 화분 매개 곤충이 수꽃 꽃가루를 암꽃 암술에 묻혀 주거나, 혹은 사람이 인공적으로 수분하는 방법으로 화분매개 과정이 필요하다. 

다만, 사람이 직접 인공수분을 하기란 노동력은 물론 생산비까지 상당한 수고로움이 필요하며, 인간이 기계를 동원해 대신할 수 없는 수준이다. 사실상 꿀벌을 이용한 수분 방법은 과일과 곡식을 만들어 주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처럼 주요 재배 작물의 대부분을 꿀벌들이 수정하는 만큼 꿀벌이 사라지면 인간의 먹거리에도 위기가 생길 수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세계 작물 생산량의 약 35%가 꿀벌에 의존하고 있어, 꿀벌이 없다면 세계 100대 농산물의 생산량은 현재의 29% 수준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제주도에서 시작된 꿀벌 실종은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경기도, 강원도까지 전국으로 번졌고, ‘벌집군집붕괴현상’은 당진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진시 양봉농가 월동봉군 피해 현황에 따르면 232농가에 1만 8086군 가운데 40%에 달하는 7244군이 폐사 혹은 양이 줄어드는 등 재난 수준의 피해를 입었다. 1군에 대략 2만여마리의 꿀벌이 있다고 계산하면, 1년간 1억 4000만마리가 실종된 것이다.

당진 양봉협회 이강신 지부장은 “당진도 2년 전 꿀 수확량이 평년 대비 줄어들더니,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꿀벌이 많이 감소했다. 순성면과 합덕읍에 양봉농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순성면은 원래 80군의 벌통이 있었지만, 지금은 3군만 남아 있다”며 “합덕읍도 150군이 있었으나, 지금은 100군으로 줄었는데, 이건 순성에서 키우던 건강한 꿀벌을 하나로 합쳤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올해 잘 버틸지 걱정”이라며 근심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꿀벌에 독약이 된 기후위기와 농약

그렇다면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당진시와 사단법인한국양봉협회충청남도지회 당진시지부에 따르면 대표적인 이유는 기후위기와 농가에서 살포하는 농약에 의한 것으로 꼽을 수 있지만, 이 외에도 응애, 양봉 해충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며, 기후변화가 극심했다. 특히, 폭염과 한파 그리고 이상기온이 빈번해지면서, 겨울철에도 영상을 웃돌기도 했다. 이로 인해 벌통 속에서 겨울을 지내던 꿀벌들은 봄으로 인식해 일찍 잠에서 깨고, 벌통 밖으로 나간다. 그러다 저온이 발생하면 이를 견디지 못하고 대량의 꿀벌이 폐사한다.

또 다른 이유는 농약 살포다. 일부 과수 농가는 병해충을 예방하기 위해 농약을 살포하는데, 예전보다 독하거나 꿀벌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성분이 담겨 있으면 농약에 닿는 꿀벌이 순간 폐사한다. 

더욱이 드론으로 농약을 방제할 경우 과수 농가에서 멀리 있는 꿀벌도 농약에 노출되고, 그대로 벌통으로 들어가면 다른 꿀벌들에게 영향을 미쳐, 한 번에 수만 마리의 꿀벌이 폐사될 수밖에 없다.

당진 양봉협 이강신 지부장의 합덕읍 양봉농장에는 100여군의 벌통이 남아 있고, 벌통에서 겨울철을 지낸 꿀벌들은 따뜻한 봄이 되면 꿀을 따러 나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던 이강신 지부장은 “벌통을 나가서 농약을 묻혀 오거나,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돌아오지 못하는 죽는 벌들이 많다. 지금 남은 꿀벌이 내년에도 있기를 바랄 뿐이다”며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 당진 양봉협 이강신 지부장의 합덕읍 양봉농장에는 100여군의 벌통이 남아 있고, 벌통에서 겨울철을 지낸 꿀벌들은 따뜻한 봄이 되면 꿀을 따러 나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던 이강신 지부장은 “벌통을 나가서 농약을 묻혀 오거나,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돌아오지 못하는 죽는 벌들이 많다. 지금 남은 꿀벌이 내년에도 있기를 바랄 뿐이다”며 속상함을 감추지 못했다.


당진 양봉협 이강신 지부장은 “기후위기는 꿀벌의 온도 유지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는데, 따뜻한 날씨로 착각한 꿀벌이 나갔는데, 꿀은 없고, 갑자기 바람이 불며 기온이 떨어지면 그대로 죽는다”며 “과수 농가에서는 아무래도 농약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부 농약이나 혹은 드론으로 방제할 때 흩뿌려진 농약이 꿀벌 몸에 묻어 벌통으로 그대로 들어가면, 벌통 한 군에 있던 여왕벌과 꿀벌은 죽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지금 정부에서든 지자체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이고, 과수 농가에서는 농약을 무분별하게 뿌리지 말아주길 바랄 뿐이다. 정 안되면 낮에는 꿀벌이 많이 움직이는 만큼 저녁에 농약을 살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꿀벌이 사라지면 양봉농가는 말 그대로 생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더 늦기전에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지원체계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꿀벌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당진시는 올해 월동꿀벌 피해 대책반을 운영하며, 중앙 지침에 맞춰 꿀벌 보호에 나설 예정이다. 

피해 대책반은 3월부터 4월 30일까지이며, 필요시 기간은 연장된다. 축산지원과 동물보호팀은 기획총괄을 맡아 대응상황 총괄을 비롯한 각 팀의 대책 추진실적 취합·보고 및 월동꿀벌 피해 관련 보도를 점검한다. 그리고 농업기술센터는 농가 피해방지 교육 및 대응요령을 전파하고, 농가의 피해 저감 조치 실적을 파악할 예정이며, 축산지원과 가축방역팀과 동물위생시험소는 방제약품 공급 및 지원과 현장 상황 파악 및 예찰을 맡는다.

당진시 축산지원과 관계자는 “대책반을 운영하며 지원 사업 위주로 농가에 다양한 부분에서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과수 농장을 대상으로 꿀벌에 해를 끼치지 않는 농약 사용을 권장하고 있으면, 봄철이 되면 이 부분에 대해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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