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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탯줄도 안 잘린 강아지 유기..반려동물은 가족입니다”

2024.04.05(금) 18:46:13 | 당진신문 (이메일주소:mj9435@naver.com
               	mj9435@naver.com)

지난 2월 당진시동물보호소 입구에서 탯줄도 잘리지 않은 새끼강아지 2마리가 발견됐다. 보호소 직원들은 새끼강아지의 체온을 지켜내 살려냈고, 최근 보호소에서 새끼를 낳은 어미 강아지가 자신의 새끼를 돌보듯 젖을 물리고, 핥아주며 알뜰히 살폈다. 동물이 동물을 입양한 것이다.

▲ 지난 2월 당진시동물보호소 입구에서 탯줄도 잘리지 않은 새끼강아지 2마리가 발견됐다. 보호소 직원들은 새끼강아지의 체온을 지켜내 살려냈고, 최근 보호소에서 새끼를 낳은 어미 강아지가 자신의 새끼를 돌보듯 젖을 물리고, 핥아주며 알뜰히 살폈다. 동물이 동물을 입양한 것이다.


당진시 동물보호소, 유기동물 553마리 가운데 213마리 입양, 70마리 주인 찾아
송완섭 소장 “반려동물 분양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신중히 결정해주길”

지난 2월 추운 바람이 불던 어느 날, 고대면 당진시동물보호소 입구에서 탯줄도 잘리지 않은 새끼강아지 2마리가 발견됐다. 태어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보였던 2마리는 젖도 제대로 먹지 못한 듯 힘없이 누워 낑낑 소리를 냈지만, 힘이 없는 탓에 새끼강아지의 울음은 바람 소리에 묻혔다.

보호소 직원들은 인공수유를 할 수 없을 만큼 작은 새끼강아지의 체온을 지켜내며, 살려낼 방안을 찾았다. 그러다 최근 보호소에서 새끼를 낳은 어미 강아지에게 유기된 강아지 2마리를 맡기기로 했고, 다행히 어미 강아지는 자신의 새끼를 돌보듯 젖을 물리고, 핥아주며 알뜰히 살폈다. 동물이 동물을 입양한 것.

그렇게 관심과 애정을 듬뿍 받으며 자란 강아지 2마리 가운데 한 마리는 좋은 보호자를 만나 입양이 됐고, 남은 한 마리는 입양처를 기다리고 있다.

당진시동물보호소 앞에 탯줄이 달린 채로 버려져 있었던 새끼 강아지들.

▲ 당진시동물보호소 앞에 탯줄이 달린 채로 버려져 있었던 새끼 강아지들.


매년 3월 23일은 ‘국제강아지의 날’이다. 이날은 세계 모든 강아지를 보호하고 사랑하는 것도 목적을 두고 있지만, 버려지는 유기견을 보호하고 입양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정해졌다.

이처럼 세상의 모든 강아지에게 의미 있는 날이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보호자를 찾기 위해 위태로운 시간을 보내는 강아지들이 많이 남아 있다.

고대면 당진시 동물보호소에도 저마다 아픈 사연을 가진 유기동물 120여마리가 치료를 받으며, 새로운 입양처를 기다리고 있다. 당진시 동물보호소는 유기동물의 안전한 보호와 재입양을 주선함으로써 동물복지를 실현을 목표로 설립된 유실·유기동물 보호소로 운영되고 있다.

동물보호소 입구를 지키는 흰색 강아지 ‘하얀이’는 2020년 12월부터 보호소를 지키는 터줏대감이다. 하얀이는 뒷다리를 다쳐 도로에 쓰려져 움직이지도 못해 자칫 차량에 치일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사람을 경계하며 구조대의 손길도 거부했을 만큼 동물보호소 송완섭 소장을 힘들게 했던 하얀이.

당진시 동물보호소 송완섭 소장은 “한쪽 뒷다리를 다쳐 잘 걷지도 못하는 상태임에도 낯선 이가 다가가자 잔뜩 경계하며 도망치려고 발버둥 쳤다. 오랜 실랑이 끝에 겨우 구조할 수 있었고 동물보호소에 와서 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며 “낯선 이가 다리를 들면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고 전 주인으로부터 학대를 받은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다행히 송완섭 소장과 직원들의 보호로 건강을 회복한 하얀이는 이제 낯선 타인에게는 잘 다가가지 않아도, 보호소 직원들에게는 늘 먼저 다가가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낯선이에겐 다가오지 않던 ‘하얀’이가 송완섭 소장에게 먼저 다가와 따뜻한 손길을 받고 있다.

▲ 낯선이에겐 다가오지 않던 ‘하얀’이가 송완섭 소장에게 먼저 다가와 따뜻한 손길을 받고 있다.


송 소장은 “직원들은 하얀이가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내려놓고 잘 걸을 수 있도록 최대한 조심히 다가갔고, 하얀이도 천천히 마음을 열었다”며 “마음을 연 하얀이는 직원들과 함께 재활치료를 꾸준히 잘 받아 지금은 언제 다쳤냐는 듯 잘 걸을 수 있게 됐다”고 하얀이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당진시 동물보호소는 입양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심각한 전염병이 아니라면 치료를 우선으로 하며, 유기동물을 끝까지 보호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 2023년 기준 당진시 동물보호소에서 보호한 유기동물 553마리 가운데 213마리는 입양을 보냈으며, 70마리는 주인을 찾을 수 있었다. 50%이상 새로운 견생을 시작한 것이다.

송 소장은 “현재 반려동물은 우리에게 가족과 다름이 없다. 끝까지 책임지지 못해 버리는 사람들은 자기 가족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많은 사람이 반려동물 분양에 대해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동물도 가족 구성원이라 생각하고, 동물도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만큼 입양에 대해 신중히 고민해서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동물복지 실현 가능할까?

사실, 보호소에 입소된 모든 유기동물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조 당한 동물이 전염병에 걸렸거나, 치료가 불가능할 만큼 상태가 심각, 혹은 일정 기간 입양이 안되면 안락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고양이 번식기 기간 3~4월과 6~8월 사이에는 새끼 고양이의 입소가 늘어난다. 

특히, 바깥에 새끼 고양이가 있는데, 어미 고양이와 같이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무턱대고 동물보호소에 데려오는 사람들도 있다. 이 때문에 당진시 동물보호소는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당초 보호 가능 유기동물 수는 100마리이지만, 3월 말 기준으로 120여마리를 보호하고 있다. 

송 소장은 “지역주민들이 좋은 마음으로 구조해주시는 것을 잘 알지만, 모든 상황을 신중히 판단해주시길 바란다”며 “하루에만 100건 이상의 민원전화가 들어오고 3~4마리의 유기동물이 보호소에 들어온다. 모든 유기동물을 다 받아주고 싶지만, 5명의 센터 직원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고 고충을 말했다.

이에 당진시는 늘어나는 동물보호 관련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위탁 운영이 아닌 직영체제로 동물보호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고대면 옥현리 421-1번지 일원에 총사업비 20억원을 투입해 기존 동물보호센터를 신규 확장 및 이전할 예정이다. 시설 규모로는 연면적 356.83㎡에 지상 2층 규모이며, 고양이 관리동, 중·소형견 관리동, 대형견관리동, 사무동, 야외 놀이터, 옥상공원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준공은 2025년 4월 예정이다.

송 소장은 “신규동물보호소에는 유기동물 200마리를 보호할 수 있고, 동물보호시설, 동물병원, 입양상담실, 사무실, 교육장, 옥상 공원, 야외 운동장 등의 시설이 생긴다”라며 “시설이 더 확충되고 직영체제로 운영이 된다면 지금보다 운영이 수월해지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시민의식이다. 지역주민들이 함께 유기동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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