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골마을이나 시내 어느 곳에서도 조금 높은 곳에 올라가면 십자가 모양의 교회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난 그때마다 우리나라에 언제부터 저렇게 많은 교회당이 생겨났을까 궁금하기도 했었고요. 그러다 얼마 전 서천 마량진동백나무숲을 다녀오다가 한국최초 성경전래지 기념공원이란 이정표를 보고 방향을 돌렸습니다.


▲ 성경전래지 기념공원 표지

성경전래지 기념공원에 들어서자 커다란 표지석이 세워져 있어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1816년 9월 5일 영국 해군 Murray Maxwell 대령과 Basil Hall 대령이 순양함 Alceste와 Lyla호를 이끌고 서해안 탐사차 이곳 서천 마량진 해안에 들려 해도를 작성하고 한국에서는 최초로 마량진 첨사 조대복에게 성경을 건네주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한국최초성경전래지 표지석

그 옆에는 정진삼 목사가 쓴 아펜젤러 최초의 한국 감리교 선교사를 추모하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하늘이여 바다여 파도여! 예수심장 바울의 선교열정, 존웨슬러의 뜨거운 가슴으로 당신은 언더우드 선교사와 1885년 4월 5일 부활절 아침 고요한 아침의 나라 제물포항구에 복음의 닺 내려라」는 글을 읽으니 마음이 평온해 졌습니다.


▲ 아펜젤러 추모비

공원에는 한국최초 성경전래 당시 영국 함선과 조선 판옥선 모형이 있었습니다. 1816년 9월 5일, 해상 교역로 확보를 위해 중국 연안과 우리나라 서해안을 탐사하던 영국 함선 알세스트호(함장 머레이 맥스웰)와 리라호(함장 바실 홀)는 이곳 마량진 갈곶에 정박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를 문정(問情 : 남의 나라의 배가 처음으로 항구에 들어왔을 때 관리를 보내어 그 사정을 묻는 일)하기 위해 마량진 첨사 조대복이 승선했던 조선 판옥선을 재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 영국 함선과 조선의 판옥선 모형

이들은 당시 마량진 첨사 조대복(趙大福)과 비인현감 이승열(李升烈)에게 모두 세권의 책을 주었는데 그중에 한권이 다름 아닌 성경이었다고 하네요. 조선에 개신교 전파는 1865년 아펜젤러, 언더우드 등의 선교사들이 포교활동을 하면서 교회가 세워지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에 성경이 처음 전해진 것은 이보다 50년 앞서 1816년에 전해졌다니 참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영국 함선과 조선의 판옥선 모형

맥스웰과 바실홈 함장이 조선을 탐사하고 돌아가 조선까지 갈 수 있는 해도를 작성했고 나중에 이 해도 때문에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파급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18세기 중국에 진출해 교류를 시작한 영국은 19세기 초 청나라에 들렸다가 조선 땅도 탐사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 영국 함선 모형

영국 함선 알세스트호와 리라호에는 선상에서 회의를 할 수 있는 회의 탁자와 각종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고 자신들의 보호를 위한 대포 등이 위치해 있어 옛적 함정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구경할 수도 있었습니다.




▲ 함선 내부 모습

바로 옆에는 성경전래지 기념관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에 개신교가 들어오기 시작한 과정과 배경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기독교 신자들은 한번쯤 들려볼만한 곳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1611년 초판본 킹제임스 버전 성경이 보존되어 있는데 이 킹제임스 버전 성경은 총 300권이 발간된 것으로 추산되는데 현재 남아있는 것은 30여권 밖에 없어 약 3억 원가량의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 성경전래지 기념관

충남 서천 마량포구 동백꽃 구경을 하시러 가시는 분들은 바로 뒤편에 위치한 한국최초 성경전래지 공원을 돌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성경전래지 기념관


성경전래지 기념관
충남 서천군 서면 서인로 89-16
개방 : 매주 수요일 휴무
입장료 : 성인 2,000원, 청소년/군인 1,000원, 어린이 600원, 경로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