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시 이인면
일요일에 영업하는 식당이 많지 않아 공주시 이인면 오룡리에 있는 우렁쌈밥으로 유명한 식당을 찾게 됐습니다. 대기 시간이 길어서 잠시 주위를 살폈는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숭선군묘와 귀부가 있다는 안내판이 보였습니다.
▲ 공주시 이인면 오룡리 보호수
▲ 조정큰샘물
느티나무 보호수가 있는 곳에서 조금 더 마을 길을 따라 들어가니 조정골큰샘이라고 명패가 달린 우물이 보였습니다.
공주시는 2015년도부터 전통한옥 형태의 옛 우물 정비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곳 조정골큰샘도 그중 하나로 보입니다.
▲ 조정큰샘물
▲ 공주 오룡리 귀부 1
▲ 공주 오룡리 귀부 2
조정골큰샘을 돌아보고 나서 차로 5분 정도 더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다 논바닥에 있는 '공주 오룡리 귀부(公州 五龍里 龜趺'를 발견했습니다. 귀부는 거북 모양으로 만든 비석의 받침돌을 말합니다. 이수(?首)는 용의 형상을 새겨 장식한 비석의 머릿돌을 말하는데, 공주 오룡리 귀부는 이수가 없습니다.
충청남도 유형문화재인 공주 오룡리 귀부는 조선 12대 왕 인조의 다섯 째 아들인 숭선군의 무덤에 세울 신도비의 받침으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숭선군이 죽은 뒤 11년이 지나 아들 동평군이 역적 누명을 쓰고 당하면서 신도비가 세워지지 못하고 귀부만 남게 되었다고 해요.
▲ 공주 오룡리 귀부 3
▲공주 오룡리 귀부 4
▲ 공주 오룡리 귀부 5
▲ 숭선군묘를 알리는 표지판
▲ 숭선군묘 전경
▲ 숭선군묘 문인석 1
▲ 숭선군묘 문인석 2
공주 오룡리 귀부가 있는 곳에서 몇십 미터 더 가다 보니 숭선군묘를 알리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안내판의 내용을 읽어 보니, 앞서 적은 것처럼 숭선군은 조선 인조(仁祖)의 다섯째 아들, '이징(李?, ?~1690)입니다. 숭선군은 인조와 귀인 조 씨 사이에서 태어나 1646년(인조 24)에 숭선군에 봉해지고, 1648년 신 씨와 혼례를 올렸다고 합니다. 효종이 즉위한 후 1651년에 그를 왕으로 추대하려는 역모가 벌어져 강화도에서 유배 생활을 하고 어머니가 사사당하기까지 했으나, 효종이 끝까지 동생을 아껴 무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무덤은 1766년(영조 42)에 만들어졌으며, 그의 부인 '평산 신 씨'가 함께 묻힌 합장묘라고 합니다. 숭선군이 죽은 후 숙종은 삼년상을 마칠 때까지 나라에서 주는 녹(봉급)을 주도록 하고 '효경'이란 시호를 내렸다고 합니다. 왕족의 무덤을 도성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둔 것은 숭선군의 유언 때문이라고 전하며, 공주 오룡동은 숭선군의 사패지(賜牌地;임금이 내려준 논밭)였다고 해요.
▲ 숭선군묘1
▲ 숭선군묘 2
▲ 숭선군묘 3
▲ 숭선군묘 이수
봉토묘인 숭선군묘는 무덤 둘레가 18.6이고, 높이는 2m라고 합니다. 무덤 앞에는 상석(床石), 장명등(長明燈), 망주석(望柱石) 등이 있습니다.
30분 이상 대기할 정도로 우렁된장쌈밥으로 이름난 공주시 이인면 오룡리 소재의 식당에 오시는 분들은 잠시 짬을 내서 마을 구경도 하고 공주 오룡리 귀부와 숭선군묘를 돌아보시면 의미있는 시간이 될 듯합니다.
숭선군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