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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상강"에는 서리가 내린다지요~!

아산시 온양4동 들판의 늦가을 풍경

2023.10.24(화) 16:30:10 | 유정민 (이메일주소:mm041@daum.net
               	mm041@daum.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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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들판


우리나라는 농경사회를 거쳐 고도의 산업성장을 이루었고, 현재는 선진국으로 들어선 지 상당 시간이 흘렀으며, 이에 우리도 많은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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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녘 가을 들판


하지만,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여 농사가 천하의 큰 근본이라는 의미는 변치 않을 것이다.

농경 사회였고 음력을 사용하던 우리 조상들은 기후에 매우 민감하게 생활해 왔다. 그러나 음력은 윤달을 통하여 4년마다 한 번씩 날짜를 맞춰야 하듯이 한동안 기후 차이가 제법 나는데, 이처럼 음력으로만 농사짓는 시기를 맞추기가 힘들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여 양력의 요소를 도입한 것이 "24 절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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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리


10월 24일은 24 절기 중 상강(霜降)이라 하여 서리가 내리는 시기이자 가을의 끝을 알리는 절기이다.

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다 밤의 기온이 급속도로 내려갈 때, 수증기가 엉겨 서리가 내리고 온도가 더 내려가면 얼음이 얼게 된다. 어제 밤사이 기온이 많이 내려가더니 이내 들판에 약간의 서리가 내렸다. 또한 이 시기에는 단풍도 절정에 이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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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양4동 어느 들판


상강
즈음, 서리 내린 어느 날 동틀 무렵 아산시 온양4동의 들판에서 가을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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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틀 무렵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자 벼에 맺혔던 서리는 이내 작은 물방울을 하나 둘 얹고서 더욱 누렇게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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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리 내린 들판


상강
무렵에는 가을걷이 및 겨울준비를 한다.
논농사와 밭농사를 마무리하고, 고구마를 캐거나 마늘을 심고 보리를 파종하기도 하는데, 과거에는 곧 다가올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로 목화를 따거나 논에 물을 빼고 퇴비를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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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걷이


가을걷이 때가 되면, 동네 사람들이 손에 낫 한 자루 들고서 들판으로 나가 품앗이로 벼를 베고, 새참을 나누며 땀과 웃음을 흘렸던 모습을 이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교과서의 이야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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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기 내리는 들판


맑았던 날씨가 일기예보를 맞추려는 듯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자, 벼베기에 진심이던 기계들이 모두 철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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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벼 베기 시작


잠시 후, 비가 그치자 다시 나타난 콤바인 하나에 넓은 들판은 빈 공간을 늘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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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 베기


1970년대까지만 해도 낫으로 벼를 베어 논바닥에 말리거나 단을 묶어 세우고 수분을 날려 보낸 다음, 탈곡기로 탈곡하여 정선·건조한 후 가마니에 담는 작업을 이제는 콤바인 한대가 움직이며 동시에 모두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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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곤포 사일리지


저 멀리 하얀 덩어리가 하나씩 보이는데, 흔히 우스갯소리로 '마시멜로, 공룡알'이라 하는 '곤포 사일리지'이다. 이는 볏짚을 압축하여 첨가제 처리를 하고 비닐로 말아 발효시키면 용이한 보관 및 훌륭한 가축의 먹이가 된다.

2003년부터 시작된 이 방법으로 농가는 부수입을 올리고 건강한 가축의 먹거리도 제공되며, 일반인들에게는 새로운 눈요기와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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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새벽 풍경


어제의 번잡함이 오늘 다시 시작될 것이고, 이 들판은 황금색에서 다시 흙빛으로 바뀔 것이며, 내년 봄에는 초록의 물결을 이루다가 지금 시기가 되면 또다시 풍요로운 황금 들판으로 바뀔 것이다.

15일 후 겨울을 알리는 입동(入冬)이 되면 우리의 옷은 조금 더 두꺼워질 텐데, 그만큼 마음도 함께 늘 따뜻하고 풍요로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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