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여군 정림사지 일원에서 열린 수륙대재 모습
지난 8일 충남 부여군 정림사지 오층석탑 앞에서 백제문화제 수륙대재가 열렸다.
‘대백제, 세계와 통(通)하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백제문화제는 3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등 전 국민의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충남의 대표 축제인 백제문화제의 기원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955년 백제 망국의 원혼을 위로하는 수륙재가 백제문화제의 시초다. 수륙은 세상의 모든 존재를 포함하는 십법계의 뜻으로 법계의 범부와 성인, 물과 뭍의 생명, 하늘과 땅의 생명, 죽은 이와 산 이를 빠짐없이 제도(普度)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백제부여불교수륙대재보존회장 태설스님
백제부여불교수륙대재보존회장 태설 스님은 “1955년 부여 부소산성에서 백제 3충신을 기리는 백제대제를 지내고, 백마강변에서 망국의 원혼을 위로하는 수륙재가 백제문화제의 시초”라며 “수륙재는 편견과 오만, 차별과 전쟁으로 불안과 아픔에 휩싸인 인류에 자비실천의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기원의 발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 수륙대재에서 선 보인 바라춤.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바라춤은 불교 의식춤 가운데 가장 찬란하고 화려한 법무이다.
수륙대재에는 수륙영산대법회와 법요식, 그리고 백마강 선상유등제로 이어졌다. 수륙영산대법회에는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을 비롯한 마곡사 본·말사와 백제부여불교수륙대재보존회 스님들, 대각종 총무원장 만청 스님 등이 참여해 백제 문화와 불교 중흥에 힘쓴 선열과 유주무주 고혼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 수륙대재에서 불교 의식무용인 작법무作法舞의 하나인 나비춤이 선보였다.
수륙영산대법회에 이어 열린 법요식은 태설 스님 봉행사에 이어 축사와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 법어, 부여군민 이화영 씨의 발원문 낭독과 가탑사 합창단 찬불가, 만청 스님 축원 등으로 진행됐다.
▲ 부여군민 이화영 씨의 발언문 낭독
부여군민을 대표로 나선 이화영 씨는 발원문을 통해 “나와 이웃, 자연이 하나임을 모르고 분별에 싸여 죄를 짓는 저희들을 굽어 살펴 주시고, 증오와 갈등에는 사랑을. 어둠과 무지에는 지혜의 광명을 밝히게 해 달라”고 발원했다.
▲ 백마강 선상 유등제 모습
이어 저녁 6시부터는 백마강 굿뜨래나루터에서 선상유등제와 천도재 의식이 진행됐다.
▲ 천도제와 선상유등제가 펼쳐졌다.
백마강에서 펼쳐진 선상 유등제와 천도재에서는 많은 신도들이 참석하여 유주무주 일체 고혼을 천도하고 모든 사람의 행복과 소원성취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