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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노을 깃드는 저녁의 특별무대

향로의 꿈, 백제금동대향로 발굴 30주년 특별공연

2023.10.12(목) 14:45:20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향로의 꿈
▲ 향로의 꿈

고요한 읍내에 세워진 무대에서 고전의 분위기가 물씬 어린다. 10월 6일(금) 저녁 7시, 사비마루 공연장의 첫 무대는 다례를 시연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은은한 가야금연주가 흐른다. 차를 우리고 우린 차를 차분히 잔에 담는다. 찻잔 속에는 은근하게 데워진 시간과 기다림이 있다. 다례시연은 기다림의 연속이고 고요한 정중동의 연속이다. 움직이지 않는가 싶으면 다시 움직이는 고요한 가운데 차가 우려지고 그 고요한 맛을 우리가 음미한다. 아니 아득한 선조들의 맛을 지금 음미하는 중이다.문화조차 대도시중심인 가운데 부여 한촌에서 펼쳐지는 ‘향로의 꿈’은 무슨 꿈을 꿀까. 설레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다. 이미 대도시 못지않은 무대와 장치들, 그리고 예사롭지 않은 연출의 기운이 느껴지는 공연은 백제문화제대단의 주최로 국립부여박물관 백제가야금연주단의 주관으로 공연의 막이 올랐다.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1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2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3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견된 지 2023년 올해로 30년, 이를 기념하기 위한 무대이다 보니 스크린무대가운데 향로가 조명을 받았다. 영상제작은 국내 최고의 감독 작품이라고 하니 현대미디어와 천 년 전의 예술이 만났다. 이 향로의 제작은 1400여 년 이전의 것, 그러니 이런 아득한 시절의 작품을 이제야 그 꿈을 꾸며 무대에 올리는 것이야 말로 우리의 조상들, 우리의 선조들이 살아왔던 참으로 애잔한 한 시절의 애환이 아닐까.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4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5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6

“비가 내리고 강물이 흐르고
꽃이 지는 일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천삼백육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
백제의 뜰에서 지는 꽃잎을 바라보다가
백제금동대향로 앞에서 서서
이토록 가슴 설레는 것은 또 무슨 까닭인가”

시낭송은 백제의 시대, 부여의 시대, 사비의 시대를 읊조린다. 그 시대를 살아온 영혼을 되살리고자 하는 듯. 우리가 살려가야 하는 백제의 혼을 금동대향로의 향으로 되살려내고자 하는 것이다. ‘달님에게’ 보내는 노래도 또한 그러한 백제인의 기상과 아픔과 절망과 패망,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불굴의 정신을 오늘 되살리고자 하는 의지를 느끼게 한다.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7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8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9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10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11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12

향로이야기를 주제로 ‘그대에게 돌아가리라’의 노래에서 ‘그대’는 다름 아닌 백제의 혼, 백제를 간절하게 이어왔던 정신이다. 겨우 30년 전에야 발견한 백제금동대향로로 인하여 이제서 백제의 혼이 부활하였다. 그것조차 없었다면, 백제는 흔적도 없었을까. 아마 그럴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이 역사인가. 승자에 의해서 쓰여 지는 역사, 패망한 백제의 역사, 그러나 고요한 기다림의 한 자락에서 다시 태어난 금동대향로의 그 향이 오늘을 다시 살리고자 하는 이 무대가 그다지 호응을 받지 못한다 한들, 그 정신, 백제의 정신조차 사라 질리는 없잖은가 말이다.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13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14
 
노을깃드는저녁의특별무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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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자들 전체 인사
 
땅에는 그리운 것이 들어있다. 그 곳에 깃들인 것을 잊는다는 것은 역사를 잊어버리는 일이 되겠다. 그 안에 담긴 혼을 알지 못하는 한, 땅이나 비석유물은 그저 흙이며 돌덩이다. 우리는 그 돌덩이가 엄청난 보물이고 귀중한 유산임을 알아내는 과정에서 그 보물이 우리를 기다린 세월이 있었고, 우리 또한 긴 기다림을 통해 지금 만나고 있다. 그 보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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