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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특별휴가 끝마무리는 국립부여박물관

2023.08.31(목) 23:24:06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먼데서 온 남편 친구 훈씨네 부부와 휴가를 함께한 이틀째의 오후, 우리는 변산에서 부여로 방향을 틀었다. 변산국립공원 주차장에 들어서면서부터 뭔가 조짐이 이상하다 싶더니 태풍 ‘카눈’으로 이틀 전에 벌써 통제가 됐단다.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었으나 아쉬웠다. 그러자 훈씨가 곧바로 말했다.

“부여로 갑시다!”

부여대교
▲ 부여대교

훈씨의 아내 역시 부여박물관엔 꼭 한 번 가고 싶었다고 했다. 시간은 초저녁으로 어차피 박물관은 다음날 오전에 가기로 하고, 우선 부여의 숙소를 알아봐야 했다. 휴가철 성수기라 혹시 백제문화단지내 리조트에 방이 있을까, 생각하며 연락을 했다. 혹시 했지만 역시 만원이었다. 우리는 문화단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관광호텔’이라는 간판을 보았다. 태풍 ‘카눈’영향인지 부여에오면서부터 흩뿌리던 비가 더 세졌다. 내리막길 도로 가에 관광호텔 건물 하나가 우뚝 서 있다. 반가웠다. 비는 멈추지 않고 계속 내린다. 조수석에 앉은 훈씨가 차에서 내려 우산을 쓰고 호텔 쪽으로 걸어갔다.

근데 어째 좀 이상하다. 관광호텔인데, 입구에 차 한 대가 보이지 않다니. 덩치가 꽤 있는 훈씨가 차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온다. 호텔건물을 다시 보니 폐가처럼 어두컴컴하다. 바닥엔 풀도 나 있다. 헛, 여긴 아닌게벼~. 문 닫은 관광호텔, 게다가 비까지 오니 분위기가 좀 으스스하다. 갑자기 오싹해진다. 뒤에서 괴물체라도 갑자기 나타날 것 같다. 어둑해지는 시간에 폐점한 관광호텔 앞에 서 있는 검은 차 한 대, 그 안의 우리 네 사람이 무슨 미스테리한 드라마의 주인공 같았다.  

속 풀어준 우거지탕
▲ 속 풀어준 우거지탕, 연숙씨는 냉면!
 
막걸리 안주로 육전 최고!
▲ 막걸리 안주로 육전 최고!
 
다시 손가락이 열일하는 중이었다. ‘여기 모텔 가성비 최고라는데’, ‘여기서 가까운데 거기로 갈까요?’ ‘갑시다!’ 마침내 괜찮은 모텔을 찾았다. 리조트만큼은 아니더라도 하룻밤 묵기엔 손색이 없다. 숙소가 정해지니 한결 안정이 된다. 짐을 부리고 우리는 바로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맛집으로 ‘하늘채’라는 한옥식당까지 걸어서 가는 동안 잠잠히 비가 내렸다. 정육식당을 같이 하는 곳이지만 저녁시간에 먹기는 부담스러운 메뉴다. 세 사람은 우거지탕을 주문했다. 우거지탕 뜨끈한 국물은 찬 속을 따뜻하게 뎁혔다. 연숙씨는 냉면을 주문했다. 역시 면(?)숙씨! 육전 한 접시에 막걸리도 빠지지 않았다. 식당에는 우리가 마지막 손님인 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식당에서 걸어 숙소까지 비오는 거리를 네 사람이 걸었다. 다음날 아침은 연숙씨를 위해 준비한 컵라면(누들면, 오징어짬뽕면, 진라면, 너구리) 골라먹기. 먹을 수 있으면 두 개씩 먹어도 좋아요. 각자 고른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 연숙씨는 어제 저녁에도 냉면을 먹고 오늘 아침엔 컵라면이다. 훈씨에 의하면 연숙씨랑 연애할 때, 우동 한 그릇만 사주면 오케이니 데이트비용이 아주 저렴했단다. 한국에 와보니 형제자매들이 대접한다고 비싼 소고기한우를 사주는데, 오히려 연숙씨는 별로 내키지 않았다고. 나라면 너무 좋아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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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씨네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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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부여박물관 입구
 
부여박물관에 도착하고도 여전히 비가 쏟아졌다. 박물관은 무료입장이다. 지난번 갑사도 무료더니, 표 끊는 번거로움도 없고 너무 좋네. 박물관 상설 전시관 중앙로비에 들어서면 총 4개의 전시실이 있다. 그 중의 제일 압권은 뭐니뭐니 해도 2전시실의 ‘백제금동대향로’이다. 들어가면 어둔 조명 아래 찬란하게 눈부신 금동대향로가 아주 우아한 자태로 서 있다. 전시실마다엔 부여의 선사와 고대문화, 백제의 불교문화, 기증한 문화재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훈씨네 부부는 천천히 걸으며 고국의 문화를 마음껏 감상했다. 
   
백제금동대향로를 감상하는 훈씨부부
▲ 백제금동대향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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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문양이다. 피카소가 혹시 이 문양을 보고 응용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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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휴가끝마무리는국립부여박물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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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기심과 관심 그리고 집중 감상 중

그러는 잠시 안내방송이 들렸다. 디지털실감 콘텐츠 상영을 안내하는 내용이었다. 상영하는 곳은 중앙전시관 로비였다. 평상시에는 햇살 아래 석조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디지털 프로젝션, 레이저 입체음향과 만나 신비로운 미디어쇼의 공간으로 변하는 것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특별휴가끝마무리는국립부여박물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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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중앙로비, 영상이 시작되면 천정의 8각형이 모두 닫힌다. 

상영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중앙 로비로 모여 앉았다. 해가 들어오는 천정쪽에서 뭔가가 움직일 것 같았는데, 시작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해를 가리는 천막이 전체를 가렸다. 원형으로 빙 둘러앉은 자리에서 입체영상으로 백제시대의 명품 문화를 10여분 정도 실감해보는 신기술융합콘텐츠다. ‘디지털쉼터’에서도 마루처럼 돼 있는 자리에 편하게 앉아 ‘깨달음의 손짓, 빛으로 연주한 풍류, 인내의 열매, 백제 산수의 흥취’ 등, 소제목에 맞춰 입체영상을 감상했다.
 
마루에 앉아 감상하는 디지털입체영상
▲ 마루에 앉아 감상하는 디지털입체영상
 
박물관에서 나와 우리는 대전으로 향했다. 훈씨네가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시간은 오후 3시.기차를 타려면 대전역으로 가야 하니 어차피 유성을 통과한다. 훈씨네 부부가 부여박물관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건 역시 ‘백제금동대향로’가 압권이란다. 백제금동대향로는 발견된지 30주년 기념 특별전을 앞두고 있다. 기간은 오는 9월 23일(토)부터 2024년 2월 12일(월)까지이다. 


국립부여박물관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금성로 5
041-833-8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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