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니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여정을 꾸려도 좋겠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다보니 매일 다니던 산책코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을 도보여행 겸 다녀오는 걸 즐기죠.
이번에 찾은 곳은 『내포사색길』로
수암산 안 보훈공원에서 시작해서 법륜사로 이어지는 4.2km의 구간으로 사회적 약자층(노약자·장애인 등)을 배려한 ‘무장애 길’로 누구나 쉽게 숲길을 체험하고 이용할 수 있는 길이죠.
내포신도시에서 인근 수암산·용봉산을 연결하여 둘레길을 조성 도시의 복잡함을 벗어나 느림과 여유를 느낄 수 있답니다.
신록으로 우거진 산길을 걸으면 한낮에 초여름 날씨같은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고요,
계단으로 이어진 등산로를 오를 때는 가픈 숨을 몰아 쉬기도 하지만,
이정도의 가파름이 없으면 등산하는 재미가 없지요.
에스(S)자 코스는 발디디기 편한 야자매트가 깔려있어 폭신한 느낌이 좋고요.
함께 간 지인은 천천히 걷기만 하면 되지만,
눈에 들어오는 꽃들의 절정을 외면하지 못하고 홀로 바삐 셔터 눌러주기에 여념이 없기도 하는데
분홍빛 곱게 피어난 땅비싸리가 맨 먼저 시선을 잡았지요.
그 다음엔 소복하게 피어난 찔레꽃이 은은하게 좋은 향기로 먼저 말을 걸어와
미니장미처럼 곱다고 해주었지요.
소나무 숲길을 지날 때는 피톤치드를 내뿜어서인지 상쾌해지는 기분이 들고요,
법륜사로 오르는 이정표 앞에 수암산 특화조림지 안내판도 세워져있어 주요 수종을 읽어보니 사색길을 걸으며 만났던 나무들이네요.
작고 흰 꽃이 줄기 끝에 우산 모양으로 뭉쳐 핀 모습이 예쁜 공조팝나무는 절정기를 지나고 있고요,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정자가 있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저 멀리 보이는 충남도청과 홍예공원 등을 두루 조망했지요.
하늘이 맑아 시야가 탁트여 마치 높은 산에 올라 내려다보는 느낌이었죠.
내포사색길을 걸으며 우리를 더욱 기분 좋게 했던 것은 향기로운 꽃내음을 풍기는 나무들을 바로 눈앞에서 마주하며 가까이에 코를 대로 음미할 수 있어서였는데요~
위에 보이는 때죽나무와 달콤한 아까시나무의 진한 꽃내음이 후각을 즐겁게 하며 아로마테라피가 절로 되었지요.
하산하는 길에는 토끼풀꽃이 무리지어 피어 이쁘다 하면서 손으로 쓰다듬어 주다가
순간 눈에 들어오는 네잎클로버에 행운을 만난 듯 좋아라 했지요.
함께 간 지인은 한번도 찾은 적 없다는 네잎클로버를 연달아 찾아 나눠주고는
인증샷까지 담아주니 행운이 줄지어 일어날 것 같은 좋은 예감까지 드는
정말 기분 좋은 내포사색길 산책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