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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마을에 있는 기름방앗간을 찾았어요

오래오래 운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2023.04.03(월) 18:00:13 | 솔바다 (이메일주소:jadoori@hanmail.net
               	jadoori@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마을에 있는 기름방앗간을 찾았어요.
지난 해 농사를 지은 들깨를 들고 기름을 짜기 위해서 갔어요.
마침 방앗간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짤 수 있었는데, 늦깍이로 기름을 짜러 갔으니 그랬을 것 같아요.   
내가 사는 마을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기름 방앗간.
사람이 몰릴 때면 기다리기도 하는데, 이 날은 넉넉하게 시간을 갖고 짰어요.
이 방앗간은 80이 넘으신 내외가 운영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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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을 운영해 오고 있는데,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이 결혼을 하여 지금은 그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으니 시간도 참 많이 흘렀지요.
또 그만큼이나 주인 아주머니의 노하우도 쌓아온 시간만큼이나 자랑거리입니다.
지난 가을에는 ‘6시 내고향’에도 출연을 하셨더랬어요.
떡의 맛이 서울까지 소문이 났다고 해요.
그러잖아도 이젠 떡을 하러 많이 올 시간이 되어갑니다.
새파란 쑥이 들에서 많이 자라고 있으니 그 쑥을 뜯어 가래떡도 만들고 절편도 만들어야지요.
가져간 들깨를 달아보니 13키로가 되었습니다.
들깨는 한 말이 5키로인데 6.5키로까지 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두 번에 걸쳐 짜야 했습니다.
아주머니는 깨를 두 분량으로 나누고는 깨를 볶기 시작합니다.
볶는 기계에는 안에 날개가 있어 깨를 고루 고루 섞어가며 볶기 시작합니다.
 
내부에 날개가 있어 깨들을 고루 섞어가며 볶아요
▲ 내부에 날개가 있어 깨들을 고루 섞어가며 볶아요
 
다 볶아지면 기계가 신호음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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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를 담아서 옆 코너로 이동을 하여 깨에 있는 잡티 등을 걸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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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물질을 걸러내기를 시작합니다

걸러지는 동안 동네에서 있었던 일들도 이야기하고, 서로의 아이들 이야기를 하며 기다립니다.
“이 방앗간을 이젠 다른 사람이 해야 할 텐디”
“찾아오는 손님도 있고, 일은 해서 좋긴 한데 언제까지 내가 할 수는 없으니 말여”
“애들이 언제나 올래나 아직은 모르겄어”
아들이 물려받아서 이어가기를 바라고 계신 것 같았어요.
그사이 기계에서 ‘삐~~’ 소리가 울립니다. 다 걸렀다는 신호입니다.
이물질을 걸러낸 깨를 드디어 기름이 나오는 틀에 넣습니다.

깨를 넣기 전에 기름에 묻지도 않는다는 깔개를 넣어요
▲ 깨를 넣기 전에 기름에 묻지도 않는다는 깔개를 넣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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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에 묻지 않는 이 소재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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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을 짜는 틀에 드디어 깨를 담습니다

스위치를 올리니 기계가 ‘엥~~’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기름을 짜는 틀은 점점 압축이 되었고, 드디어 기름이 주루루 나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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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름이 힘차게 나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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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이 흘러 나오는 길목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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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짜져 가는 기름

주전자에 모아 놓아요
▲ 주전자에 모아 놓아요

기름이 짜지면서도 앙금이 망에 걸러집니다
▲앙금이 망에 걸러집니다

온 공간이 고소한 들기름 향으로 가득하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짜지기를 기다립니다.
기름이 나오는 동안 아주머니는 이야기를 이어서 하십니다.
“작년엔 그렇지 않더니 올해는 조금만 움직이면 숨이 차”.
“아들이 얼른 와서 하면 좋겄는디”
“전에 방송에 나가고 난 후로 주문도 많이 들어오고 있는디, 그걸 다 어떻게 할 수가 있어야지”
아닌 게 아니라 젊은 사람이 하면 더 활력도 있고 들어오는 일감도 다 소화할 수 있을 텐데,
아주머니의 의견으로나 비전으로도 보면 젊은 사람들이 이런 부분으로도 창업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들이 와서 물려받아 청년농이 되어 더 부가가치를 높이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아요.
젊은이들이 도전해 볼 것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또 기계가 소리를 냅니다.
‘찰 칵’
기름을 다 짰다는 신호입니다. 그리고는 원위치로 돌아갑니다.
다음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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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이 쭈욱 빠진 깻묵
▲ 기름이 쭈욱 빠진 깻묵을 꺼냅니다

원 위치를 한 틀
▲ 기름을 짜냈던 틀이 원 위치를 하고 있어요

짜는 과정이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다시 남은 깨를 넣어서 또 짜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해서 2번에 걸친 모든 공정은 완료를 하였습니다.
주전자에 모아놓은 기름을 드디어 페트병에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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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완성. 2병이 나왔어요
▲ 드디어 완성. 2병하고 쬐끔 더 나왔어요

담아진 기름병이 따뜻합니다. 막 기계에서 짠 기름이 따뜻합니다.
이러하기까지 함께 한 방앗간에서의 시간.
그 연세에 능란하게 해내시는 걸 보니 참 대단하셨어요.
올해도 마을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방앗간에서 기름을 짤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내년에도 또 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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