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봄꽃으로 물들어가는 3월 중순, 제가 살고 있는 예산은 산수유가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고, 매화, 목련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찾았던 화순옹주 홍문에도 노란 산수유가 파란 하늘과 대비되면서 아름다운 풍경으로 많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었습니다.

화순옹주 홍문은 추사 김정희 선생의 증조모로 영조의 둘째 딸입니다. 화순옹주가 13세 되던 해에 김한신과 결혼했으나 김한신이 39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14일을 굶어 남편의 뒤를 따라 세상을 떠났다. 영조는 불효라 하여 열녀문을 내리지 않았으나 후에 영조가 열녀문을 내린 것이 바로 화순옹주 홍문입니다.

화순옹주 홍문은 추사고택과 천연기념물 백송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으며 바로 옆에 백송 공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봄에는 산수유와 자목련이 아름다운 곳이며, 화순옹주 홍문 안에 있는 매화꽃향기가 아주 좋은 곳입니다. 

만개한 산수유꽃과 파란 하늘의 조화가 아름다운 봄을 대변하듯 아름다운 풍경으로 맞아주었던 화순옹주 홍문, 주변에 산책길도 조성되어 있어 봄바람을 즐기면서 걷기에도 아주 좋은 곳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걸으면서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니 주말여행지로 추천을 해봅니다.

봄 빛이 스민 담벼락이 얼마나 따뜻하던지 기대고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봄이 주는 선물 같은 느낌이 가득해서인지 일주일 동안 일상에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방에 사라지는 것 같아 다시 한주를 보내야 하는 힘을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화순옹주 훙문 묘막터 담벼락에는 노란 수선화가 활짝 피었습니다. 양지바른 담벼락 아래여서인지 다른 곳보다 조금 일찍 수선화 꽃망울을 터뜨렸는데 활짝 웃고 있는 것처럼 보여 제 기분까지도 좋아지는 듯했습니다. ㅎㅎㅎ

둘이 사이좋게 활짝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이시나요?

화순옹주 홍문 주변에는 백송공원 외에 김한신의 묘가 있으며 추사고택까지 이어지는 산책길이 있습니다. 주변 정비가 잘 되어 있고 소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어 걷기에 좋은 곳입니다. 또한 산책길 주변에 수선화가 심어져 있어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걸을 수 있습니다.
 

또한 조각 작품까지 설치가 되어있어 쉬엄쉬엄 걸으면서 힐링을 하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멀리 화순옹주 홍문이 보이고 묘막터의 주춧돌도 보입니다. 한적하고 여유 있는 봄날의 주말을 만끽하기에 너무 좋았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은 혼잡하지 않다는 것, 여유 있게 일주일의 피로를 날리면서 보낼 수 있는 곳이어서 더 좋았습니다.

화순옹주 홍문은 1976년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으며 김정희 유적지 안에 포함이 되어 관리가 잘 되고 있었습니다. 주변의 잔디밭도 관리를 잘하고 있어 봄부터 여름까지 초록의 풍경들을 보면서 돌아보기에 아주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의 천연기념물인 백송의 자손들이 곳곳에 심어져 있어 커가면서 껍질이 하얗게 변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화순옹주 홍문 담 주변에는 매화가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이곳의 매화는 추사고택과 더불어 다른 곳보다 조금 늦게 피는데 한두 송이가 피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향기는 주변까지 퍼지면서 마음까지 달콤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봄의 전령사인 매화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보시는 분들에게도 향기를 전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기만 합니다. 이번 주말까지는 매화도 볼 수 있을 것 같으니 가까은 곳을 나들이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화순옹주 홍문 묘막터는 원래 53칸의 커다란 건물이었다고 전해지는데 현재는 주춧돌만이 남아 그 규모를 짐작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도 잔디 관리가 잘 되고 있어 여름에는 별다른 풍경 없이도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완연한 봄입니다. 멀리 가야만 여행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어서인지 일상에서 만나는 봄들이 정겹게 다가오는 3월입니다. 여러분들께서도 멀리 가서 봄을 즐길 수 없다면 가까운 곳으로 봄의 여행을 떠나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분명 충분하고 아름다운 봄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