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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비 온 뒤 제 모습을 찾은 '용유담'

2022.08.15(월) 23:13:02 | 엥선생 깡언니 (이메일주소:jhp1969@naver.com
               	jhp1969@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도신리(장수마을)의 용유담이 보이는 여름 들녘

▲ 도신리(장수마을) 강백년길의 용유담이 보이는 여름 들녘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몇 날 며칠을 쏟아붓던 비가 모처럼 그쳤습니다. 바람도 쐴 겸 해서 큰비가 계속되기 전에 지인이 찾았다가 바닥까지 바짝 말라서 실망만 하고 돌아왔다는 연못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공주시 의당면 덕학리에서 발원하여 금강으로 합류하는 대교천을 따라가다 공주시 의당면 도신리(道新里)의 도신교(道新橋) 맞은편 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 도신리는 장수마을로 알려져 있으며, 호반(湖畔) 마을로 불리는 고장입니다.

마을회관을 지나 강백년길을 지나다 보니, 다행히 이곳은 비 피해가 없었던가 봅니다. 벼가 야무지게 자라고 있고, 참깨며 들깨며 밭작물도 튼실하게 익어가는 중이었어요. 그 너머로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곳의 정자가 아주 조그맣게 보였습니다.
 

비온뒤제모습을찾은용유담 1


용유담(龍遊潭)

▲ 용유담(龍遊潭)은 공주시 의당면 도신리 387에 자리하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용유담(龍遊潭)을 알리는 표지석이 눈에 띕니다. '용유담'은 전설 속의 용들이 내려와 놀던 연못이란 뜻입니다. 안내문을 읽어 보니, 조선 중기 때 풍수 학설을 근거로 조성되었으나, 세간의 유언비어로 인해 문중에서 연못을 없앴다가 2011년 설봉 강백년의 후손들에 의해 다시 복원· 조성되었다고 하네요.

설봉 강백년(雪峰 姜栢年)은 조선 중기 때 문신으로 숙종 21년(1695) 청백리로 녹선(錄選) 된 인물로, 충청도에서 처음으로 대동법을 시행하였으며, 병자호란 후 폐허가 된 갑사(甲寺)를 고쳐 짓고 공산성 안에 있던 감영 건물을 봉황산 아래로 옮긴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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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하기는 해도 비 온 뒤라 용유담에는 물이 가득 차 있었어요. 지인이 왔을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용유담은 철쭉이 피는 봄철 풍경을 으뜸으로 꼽는데요. 많지 않은 수생식물만 보이는 여름철 용유담도 꽤 운치가 있었습니다.
안내문을 살핀 뒤 표지석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용유담 둘레를 돌아봤습니다. 멀리 가옥 몇 채가 보이는데요. 그 안쪽으로는 설봉 강백년의 묘역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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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유담을 돌다 보니, 동네 어귀의 마을회관도 보입니다. 동네 아주머니 몇 분이 양산을 쓰고 단체로 마을 밖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는데요. 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시간이어서 이후에는 동네 분을 뵙지 못해 궁금한 것이 많아도 답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용유담(龍遊潭)

▲ 용유담(龍遊潭) 전경


용유담은 하늘에서 보면 화살을 맞은 심장(하트) 모양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그 때문인지 이곳에서 연인들이 소원을 빌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곳을 아는 분들은 '연인들의 공주여행 필수 데이트 코스'로 추천하시기도 합니다.
 

용유담(龍遊潭)

▲ 용유담(龍遊潭) 정자


용유담 둘레를 돌다가 정자에서 바라보는 뷰도 궁금해졌습니다. 정자를 향해 가다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난간 위를 통통통 노니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훼방꾼의 등장으로 멀리 달아나는 고추잠자리를 바라보고 있자니 어찌나 미안하던지요!
 

용유담(龍遊潭) 물레방아

▲ 용유담(龍遊潭) 물레방아


정자에는 현판이 없어 정자의 이름은 알 수 없었습니다. 정자에서 바라보니, 나뭇가지에 가려 보이지 않던 정겨운 물레방아가 발견되었습니다.
 

용유담(龍遊潭) 물레방아 너머로 정자가 보인다.

▲ 용유담(龍遊潭) 물레방아 너머로 정자가 보인다.


몇 발짝 뒤로 물러나 바라보니, 물레방아 왼편으로 노거수 여러 그루가 보이고 그 사이로 정자 하나가 얼비쳤습니다.
 

강백년길정자가 보이는 풍경

▲ 강백년길 정자가 보이는 풍경


동네 어르신들의 쉼터로 이용되는 듯한 정자로 이동해 보니, 느티나무 거목 세 그루가 서 있습니다. 가운데 있는 350여 년 수령의 느티나무만 1982년 10월에 보호수로 지정돼 있었는데요. 다른 두 그루도 그에 버금가는 수령을 자랑하는 노거수로 보였으며, 이 마을의 역사를 대변하는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토월정(吐月亭)

▲ 토월정(吐月亭)


정자에는 '토월정(吐月亭)'이라는 작은 현판이 걸려 있었습니다. 오래된 정자로는 보이지 않았지만, 느티나무 세 그루와 잘 어우러져 전망 좋은 곳에 자리해 동네가 한눈에 들어오니, 동네 분들에게는 이보다 좋은 쉼터는 없을 듯했습니다.
 

비온뒤제모습을찾은용유담 2


잠시 용유담과 토월정을 돌아봤을 뿐인데, 긴 비에 울적했던 기분을 훌훌 털어낼 수 있었습니다. 여름 한때를 유유자적하며 보내고 싶은 분들은 용유담과 토월정이 자리한 공주시 의당면 도신리 장수마을을 꼭 찾아보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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