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명재고택의 여름, 배롱나무꽃 찬란하다.
논산 하면 떠오르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명재고택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명재고택 하면 끝도 없이 세워져 있는 장독대가 떠오르고,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이 그 위에 겹쳐 떠오른다.
이른 아침이지만 배롱나무꽃을 담으려는 진사님들의 발자국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지금도 후손들이 살고 있는 곳이기에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옮겨가며 소중한 문화유산들을 살펴보면서 여름이 주는 초록의 아름다움과 고택이 주는 깊은 감성의 조화를 바라보면서 서 있었다.
물독 위에 소복하게 떨어진 배롱나무꽃은 여전히 아름다운 모양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여름이면 명재고택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배롱나무꽃인데 역시 감탄사를 부르는 풍경으로 여름날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진사님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오래도록 쪼그리고 앉아 배롱나무꽃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모습은 꽃을 보는 것만큼 아름다운 풍경으로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이미 떨어져 바닥을 뒹구는 능소화가 있는 반면 다시 새순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며 여름 더위를 즐기고 있는 선홍색의 능소화도 있었다. 장독과 어울리면서 더욱 아름다웠던 꽃의 향연.
부부는 아닌 듯하고, 형제인듯한 석상이 명재고택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었다. 이 구역부터는 들어가면 안 되는 곳이다. 후손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닐듯했는데 고택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조심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곳이었다.
흰색 배롱나무꽃은 향기까지 은은해 아침 빛과 더욱 잘 어울리면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덥기는 하지만 여름 아침을 밝히는 빛도 참 아름다웠다.
명재고택이 자랑하는 풍경이다. 배롱나무꽃이 아름다운 마당을 뒤로하고, 명재고택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을 오르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언덕에서 내려와 명재고택 옆에 위치한 노성향교로 향했다. 명재고택의 배롱나무꽃도 아름답지만 노성향교 입구의 배롱나무꽃은 그 아름다움이 더하다.
노성향교는 수리 중이어서 문이 닫혀 있었지만 입구에 심어져 있는 배롱나무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전혀 아쉬움이 남지 않았다. 파란 하늘과 어울리는 진분홍의 배롱나무꽃이 더 도드라지게 아름다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