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계룡산 신원사로 떠나는 자전거 여행
2022.07.11(월) 10:52:52 | 오르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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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공주시 계룡산의 3대 사찰 중 한 곳인 신원사를 찾았습니다.
백제 의자왕 11년에 창건된 계룡산 신원사는 국보 제299호인 신원사 노사나불 괭불탱과 보물 제1293호인 공주 계룡산 중악단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이맘때부터 피기 시작하는 대웅전과 독성각 사이의 배롱나무꽃인데요. 얼마나 피었을지 궁금해서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았습니다.
계룡산 신원사는 사찰 주변의 정비 사업을 통해 음식을 팔던 식당들이 옮겨가고 말씀해졌습니다. 그리고 버스 종점에 있던 매표소가 안쪽으로 이동하면서 경내까지 방문객의 차량 통행이 가능해졌는데요. 그 덕분에 저도 자전거를 타고 사찰까지 마음껏 내달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차량과 자전거를 타고 신원사를 찾다 보니 편안함을 얻은 대신에 천왕문을 통해 경내로 들어서는 즐거움을 잃어버리게 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리고 천왕문으로 들어서기 전에 꼭 마주해야 할 계룡산 신원사의 부도를 감상할 기회도 줄어든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잠시 세우고 천천히 부도를 통해 신원사의 내력을 짐작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쯤은 차를 세워두고 부도밭을 찾아보았으면 합니다.
신원사 경내로 들어서니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것이 불상도 불탑도 아닌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들이었습니다. 문득 '조주구자'라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개에게도 불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주 스님은 없다고도 했다가 있다고도 대답했는데요. 이 화두는 조주 스님의 두 가지 대답의 이유는 찾는 것입니다. 신원사에 강아지들이 많아진 것이 어쩌면 조주구자의 화두를 방문객들에게 제시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 계룡사 신원사 대웅전
신원사는 그리 크지 않은 사찰이지만 최근 불사로 새 건물이 들어서고 규모가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석탑과 석등을 배경으로 앉은 대웅전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멀리 계룡산을 바라보면 자연이 만들어낸 미륵불을 볼 수 있는데요.
여러분은 계룡산 정상에 누워 계시는 미륵불이 보이시나요?
불심이 약한 저도 한 번에 미륵불을 보았으니 여러분도 보았으리라 믿습니다.
오늘 신원사를 찾은 이유가 독성각 옆 배롱나무꽃을 보기 위해서였는데요. 이제 꽃망울이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했으니 7월 말이 되어야 만개할 듯합니다. 아쉬움보다는 다시 찾겠다는 다짐을 하고 중악단을 향해 발길을 옮겼습니다.
▲ 계룡사 신원사 천수관음전
대웅전에서 중악단으로 가는 길목에 새로 들어선 천수관음전이 있습니다. 불교대학의 강의실로도 사용되는 천수관음전은 1000기가 넘는 관세음보살을 봉안하여 관음도량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합니다. 천년 사찰에 새 건물이 들어선 느낌이 조금은 낯설기도 했지만 세월이 흐르면 천수관음전도 신원사를 찾게 되는 장소가 될 것 같습니다.
▲ 중악단 기와 보수 현장
계룡산 신원사의 대표 건물인 중악단입니다. 조선시대에 왕실에서 계룡산 신령에게 제사를 지내는 기도처로 묘향산 상악단과 지리산 하악단은 사라졌지만, 중악단만큼은 보존되어 가치가 더욱 높습니다. 입구의 기와 보수로 인해서 중악단의 풍모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지만, 방문객들은 상당히 많았습니다. 내부로 들어설 때 안전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공주 계룡산 신원사를 관람하고 나오는 길에 눈길을 끄는 사찰이 하나 있었습니다. 최근에 건립된 여명사는 규모도 크지만 불상과 석탑 등 제법 볼거리가 있습니다. 여명사의 미륵존불 뒤로 계룡산이 펼쳐지는데요. 이곳에서도 신원사 경내에서 보았던 미륵불이 보입니다.
▲ 여명사 경내의 석불과 연지
신원사를 찾는 분이라면 여명사도 함께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석탑과 불상에서 아직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지만 세상의 빛이 되기를 바라는 불자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신원사 가는 길: 충남 공주시 계룡면 신원사동길 1
입장료: 성인 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