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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름값을 하는 곳, 꽃지 땅

2022 태안 세계튤립꽃박람회

2022.04.28(목) 23:00:00 | 나드리 (이메일주소:ouujuu@naver.com
               	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엿보이는 조형물

▲ 사람들의 마음이 엿보이는 조형물


코로나19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며 두려움을 조성하고 인간들의 생활에 변화를 준 것이 벌써 2년이 넘었다. 사회적으로 거리를 둔다는 것은 사회를 운영하는 공동체뿐만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들에게도 불편한 것이다. 그래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해방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부터 해방된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들의 일상에서 불편하게 했던 규제를 해제한 것이지, 코로나19를 종식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태안 튤립축제장 입구의 사람들

▲ 태안 튤립축제장 입구의 사람들


물리적인 거리두기는 심리적인 거리까지 제어하지는 못한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옛 말이 있지만, 지금은 휴대폰으로 영상통화를 하면서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고 싶은 것들이 눈앞에 있다면 행복하다. 오감을 동원해서 느낄 수 있고,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은 행복을 찾아 나서는 기분 좋은 행동이다. 무작위로 펼쳐지는 풍경 속에서 거리낌 없이 자연과 함께 한다는 것은, 자연과 나 사이에 거리감이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차장에 가득한 차량들

▲ 주차장에 가득한 차량들


축제는 주제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가는 기분이랄까? 봄 햇살이 노곤한 우리들의 육체를 유혹하고, 참았던 그리움들을 주체하지 못하는 날에는 축제에 빠져 스스로를 잊는 것도 좋다. 은빛 모래가 푸른 파도를 부여안고 사랑하는 연인처럼 서로를 부비고, 바람은 꽃을 흔들며 벌과 나비들을 부르는 곳. 그곳에서 보낸 초대장이 없어도, 즐거운 마음으로 갈 수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태안 세계튤립꽃박람회를 주회하는 플라워 파크

▲ 태안 세계튤립꽃박람회를 주회하는 플라워 파크


봄은 잠시 동안 우리 곁에서 많은 것들을 이루어 놓았다. 겨울동안 잠든 땅을 깨우고, 멀어진 태양을 가까이 끌어와 대자연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라는 노래 가사처럼 꿈을 꾸는 것처럼 시간이 금방 지나가는 것이 봄이기도 하다. 청춘 같은 봄날에 안면도 ‘꽃지해변’에서 열리는 ‘2022 태안 세계튤립꽃박람회’는 특별한 축제이다. 2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 된 올해가 ‘코리아플라워파크’ 탄생 20주 년이기 때문이다.


꽃지해수욕장의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 꽃지해수욕장의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코리아플라워파크가 있는 꽃지는 안면도의 ‘핫 플레이스’이다. 아름다운 꽃과 황홀한 석양 그리고 그림 같은 해변에서 푸른 파도를 즐기며 싱싱한 회까지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꽃지는 꽃의 땅이다. 신라시대 ‘승언장군’과 그의 부인 ‘미도’와의 애달픈 사랑이 출렁이는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는 꽃의 땅에서는 터줏대감과 같다. 저녁 무렵이면 서해는 붉은 석양의 꽃을 하늘에 피운다. 석양의 붉은 꽃이 서해에 잠들면 승언장군과 미도부인의 사랑 이야기는 땅으로 이어져 꽃으로 피어난다. 전설이 되어버린 사랑을 꽃으로 피어내는 석양은 꽃지해변에서 꼭 보아야 할 풍경이다.


횐색과 빨강의 조화로운 튤립 꽃

▲ 횐색과 빨강의 조화로운 튤립 꽃


코리아플라워파크는 2002년에 국제꽃박람회를 열었던 공간이다. 2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휴식공간으로, 잊지 못할 추억의 공간으로 함께 한 시간이 짧은 봄처럼 소중하게 느껴진다. 올해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특별하게 다가오는 축제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지 2년 동안 고생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축제이기 때문이다.
 

축제장 입구 전경

▲ 축제장 입구 반대 편 전경


축제장의 봄은 늘 화려하고 시끌벅적거린다. 주말에만 5만 명 이상이 입장한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오랜만에 북적거리는 환경이 낯설기만 하다. 그나마 축제장 규모가 34,564평으로 그 규모가 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도 사람들끼리 치이지는 않는다, 축제의 시작은 4월 9일이지만 튤립 꽃의 개화 시기는 날씨에 따라 변화가 많다. 올해는 봄이 늦게 찾아와서 4월 말부터 축제의 마지막인 5월 9일까지가 축제의 하이라이트이다.


붉은색과 노란색이 조호로운 튤립

▲ 붉은색과 노란색이 조호로운 튤립


주차는 공짜이며, 입장료는 성인 12,000원, 청소년 9,000원이다. 입장료를 내고 입구로 들어서면 트렉터에 연결된 관광열차가 거리를 다니고 있다. 1인에 3,000원을 내면 12분 정도 이동하면서 축제장을 한 바퀴 돈다. 트렉터 열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어디서 어떻게 구경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도 좋다.


루피너스가 화려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 루피너스가 화려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보랏빛과 주홍빛이 뒤섞인 ‘루피너스’를 보면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형형색색의 멋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정문은 입장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루피너스’가 군락을 이루며 핫도그처럼 예쁘게 피어있는 정문에는 귀여운 돼지 모양의 조형물에 꽃이 피었다. 꽃과 돼지가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정문에는 입장하는 사람들과 나가려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서 만남의 광장처럼 느껴졌다. 꽃을 구경하다가 사람을 잃어버리면 입구 사무실에서 방송을 해서 이곳에서 만나기도 한다.


튤립꽃으로 문양을 이루고 있다.

▲ 튤립꽃으로 문양을 이루고 있다.


정 중앙의 길로 들어서면 빨강색과 노란색 튤립이 땅 바닥에 그림처럼 피어있다. 마치 화가가 물감을 쏟은 것처럼 땅바닥에서 아롱지는 색감들이 봄 햇살을 받고 더욱 또렷하다. 튤립 꽃 주변에는 하트모양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조형물이 만들어져 있다.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모양이 하트이다 보니, 인기가 좋아서 잠깐 사진을 찍고 양보해야 할 정도이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사이사이에서 사진작가들이 망원렌즈가 달린 고급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축제장 중앙에 위치한 분수대 모습

▲ 축제장 중앙에 위치한 분수대 모습


이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고철덩어리 같은 카메라로 담을 수 있을까? 감정과 느낌 그리고 향기까지 말이다. 인간의 마음 속에 담을 수 없는 풍경이라면 카메라에 담기는 풍경은 단지 그림일 뿐이다. 사람들이 또 다른 그림을 찾으러 축제장의 중심부로 향했다. 시원하게 솟구치는 분수를 보니 이곳이 유명한 ‘꽃지해수욕장’이라는 것을 잊게 만든다. 튤립축제장 바로 옆에는 서해의 플랑크톤이 바람을 타고 바다 냄새를 풍긴다. 꽃이 만발한 축제장에 분수와 바다의 관계는 분명 삼각관계가 될 듯하다.


공작새의 모습에서 축제의 ???용이 느껴진다.

▲ 공작새의 모습에서 축제의 위용이 느껴진다.


꿈의 나라에서 살던 공작새가 축제장에 내려앉은 듯 거대한 공작새 조형물 2개가 축제장의 위용을 자랑하듯이 뽐내고 있다. 꼬리부터 몸통까지 튤립 꽃으로 장식된 공작새를 지나 개 모양의 조형물이 있는 곳으로 가면 수국 전시장이 있다. 튤립 축제장에서 토실토실하게 피어있는 수국을 보니 또 다른 느낌이다. 튤립의 현란한 색상에 지쳐있는 나의 시력이 수국의 청순한 색감으로 위안을 받는 것 같다.


수국 전시장에서 수국이 꽃을 피웠다.

▲ 수국 전시장에서 수국이 꽃을 피웠다.


사람들은 말한다.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답다고. 하지만, 꽃들의 생명력과 색감의 미학을 통찰하다보면 꽃이 사람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람들 중에는 선과 악이 있지만, 꽃은 고유의 색만 있다. 단순하면서 지울 수 없는 색상으로 자신만의 향기를 갖고 살아가는 꽃은 세상을 아름답게 할 뿐, 파괴와 살생을 모른다. 꽃의 단순한 아름다움으로 많은 인간들이 행복해하고. 꽃의 향기로움으로 자연이 유지되는 것이다.


밀레의 '이삭줍는 여인들'이 튤립축제장에서 꽃을 줍고 있다.

▲ 밀레의 '이삭줍는 여인들'이 튤립축제장에서 꽃을 줍고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사람의 미소가 꽃 보다 아름답다고. 축제가 인간들의 욕심을 해소시키는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축제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만들어가고 함께 공생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행동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 축제장에서 담배를 피우고, 쓰레기를 버리는 그 사람의 미소가 튤립 꽃보다 아름다울 수 없다.


꽃지해변에서 바라 본 튤립축제장의 모습

▲ 꽃지해변에서 바라 본 튤립축제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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