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동굴속 극락정토를 찾아...법왕사
2022.04.28(목) 21:11:31 | 팅커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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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rose-3@hanmail.net)
천안시 풍세면 태학산 자락에 위치한 보물 제407호인 삼태리마애불과, 천연동굴로 만들어졌다는 기도 성취도량으로 알려진 법왕사를 눈에 담고 왔다.
태고종인 태학사와, 조계종인 법왕사 완전 다른 종파의 두 사찰이 울도 담도 없이 어깨를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사찰...
해탈문이나 천왕문 대신 커다란 무기?를 들고 있는 사천왕을 닮은 듯한 수호신이 절 입구에서 여행객을 맞이한다.
배를 만지면 부자가 된다는 인상 좋은 포대화상의 호탕한 웃음이 기분을 좋게 한다.
부처님 오시는 날을 앞두고 오색 연등이 영산홍과 어우러져 법왕사를 샤방샤방 빛내고 있다.
고려 공민왕때 세워진 해선암의 산내암자였다...1985년 법왕사로 사찰을 개명하고 동굴에 파묻힌 마애불상 흔적을 증재보수하였다고 한다.
작은 절집 마당에 젊은 탑이 참 많다.
단 이슬이란 뜻의 감로수는 신령한 액체를 뜻하는데...한방울만 마셔도 온갖 괴로움이 사라지고, 살아 있는 사람은 오래 살고, 죽은 사람이 마시면 되살아난다는 말이 불현듯 떠올라 바가지로 떠서 벌컥벌컥 마셔본다.ㅎ
소원이 많다는 건...
욕심이 많은 건지, 그릇이 큰 건지 알수는 없지만 ...
채울게 많은 건 확실한 듯 싶다.
촛불기도 성취도량으로 채우기 위해 소원 사냥을 떠나본다.
수십여 개의 촛불로 어두운 동굴을 밝히고 있는 ... 이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천연동굴이 영겁의 시간을 말해주는 듯 하다.
동굴속의 약사여래상 양식은 고려말 중생들의 우환과 스님의 법난이 한참 어렵고 병고액난으로 고통 받을 때 한가지 소원을 빌면 소원 성취를 이룬다는 상징물로 여겨졌다고 한다.
누가 바위에 새겼는지 몰라도 정교함이 예술이다.
몇 백년전에 이 자리에 이 불상을 새겼더라면 지방문화재나 보물급이 되지않았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은 공간사이로 환한 빛이 새어 나온다.
나를 완전히 낮춘 자세로 좁은 계단을 오르면 이런 기도처가 보인다.
약병을 들고 있는 약사여래불과 우리나라 토속신앙인 산왕대신이 모셔져 있다.
불경 소리가 절집 곳곳으로 울려 퍼진다.고요함을 깨우기 싫어 대웅전은 패쓰한다.깍아지른 절벽 사이로 나한전이 한조각의 퍼즐처럼 아슬아슬하게 들어 앉아 있다.사방을 빙 둘러싼 초록 병풍 같은 산과 푸른 하늘을 품고 있는 나한전 앞의 풍경은 태학산 정상을 오르지 않고도 눈에 담을 수 있는 비경중의 비경이다.절 뒤켠의 영산홍이 봄 햇살을 힘껏 잡아당겨 화사하게 피었다.바람을 따라 움직이는 풍경소리가 귓가에서 잔잔히 울려퍼진다.
떠들석한 도시를 벗어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을때...
시야를 가득 채우는 푸르름과 동양최대의 마애석불로 알려진 보물까지 눈에 담을 수 있는 법왕사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