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풍세면 태학산휴양림에서 태학산 정상을 향해 조금만 오르면
길은 하나... 태고종인 태학사와, 조계종인 법왕사, 완전 다른 종파의 두 사찰이 울도 담도 없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풍경이 눈앞에 떡하니 나타난다.
어느 사찰을 먼저 갈까 잠시 고민하다 작지만 영산홍이 한창인 예쁜 연못이 있는 태학사로 발길을 옮겼다.
절마당에 있는 탑은 시간이 묻어 있지 않은 듯 싶지만 한쌍의 석상은 태학사와 법왕사가 왜 쌍둥이 절 처럼 붙어있는지 그 속내를 아는 듯 세월의 흔적이 엿보인다.
우선 절에 왔으니 대웅전에 들러 부처님전에 가족의 건강을 빌어본다.
어느 사찰이나 그렇듯 산신각은 별다를 것이 없었으나 미륵전은 내부가 비어 있어 순간 깜짝놀랐다.
정면이 아닌 왼쪽벽으로 고개를 돌리니 커다란 족자에 마애여래입상 사진이 걸려있다.
태학사가 마애여래입상을 보호하는 사찰이라고 하더니...
관촉사의 미륵전처럼 불상은 따로 없고, 통유리창으로 잘 보이지 않지만 마애여래상을 친견할 수 있도록 했나보다.
대웅전과 미륵전 사이로 보물을 만나러 갈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려 있다.
마애불을 지극한 마음으로 친견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기에...
간절한 마음으로 보물 사냥을 떠나본다.
"보물 제407호 천안 삼태리 마애여래입상"이 높이 7.1m의 화강암 바위에서 고려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말없이 중생들을 내려다 보고 있다.
넓적한 얼굴에 가는 눈, 커다란 코, 작은 입, 통통해 보이는 두 뺨...
전체적으로 경직된 인상을 풍기는 마애여래입상에서 영험한 기운이 느껴진다.
태학산 중턱의 마애여래입상을 새긴 거대한 바위의 뒤태가 궁금해졌다.
몇 백년 전과 지금이 똑같은 풍경이었을까?
앞과 뒤가 조금은 낮선 모습이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사찰은 아니지만 보물을 찾으러 가기 위해선 꼭 거쳐야 할 곳이다.
나들이 하기 좋은 계절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들 손잡고 보물 사냥 한번 떠나 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