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내린 비때문인지 녹음방초가 한껏 싱그럽습니다.
진달래도 곳곳에서 한창이구요. 왜 갑자기 여러 꽃 중에서도 진달래냐구요?
바다에 가니까 어르신들이 진달래 얘기를 꺼냈거든요.
먼저 도착한 분이 물어봅니다.
"맛이 언제 제일 좋은 지 알아요?"
"진달래 필 때가 제일 좋지요."
잉?
진달래가 한창일 때 바다에 있는 펄조개의 맛이 제일 좋다고 합니다. 이때가 제일 영근 시기라고 합니다.
마침 바다를 찾은 것이 맛이 제일 좋은 때인 줄 알게 되었지요.
멀지 않은 곳에 바다가 있어서 맘 먹은 길에 가보았더니 계제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니 오는 분들도 있고, 이미 펄에 들어가 있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방조제 둑을 올라 내려다보니 참 눈이 시원합니다. 이런 기분이 얼마만인가요.
바다 내음 역시 시원하였습니다.
▲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 참 대단합니다
▲ 말미잘인가요. 물 속에서 파란 색이 유난히 돋보였어요
어찌 이리도 넓디 넓은 갯벌이 펼쳐지고 있는 지 볼 때마다 신기하곤 합니다.
포근포근한 갯벌을 밟으며 물이 빠진 곳으로 가면서 보니 이름모를 생물들이 흔적을 남기고 있었습니다.
▲ 드나든 흔적들이 이쁘기도 합니다
▲ 발기척을 듣고 펄 속으로 숨기 시작합니다
▲ 드디어 숨기에 성공합니다
준비해간 호미를 꺼내들었습니다.
갯벌에 기대를 한껏 하면서 말입니다.
아직 물이 덜 빠져서일까.
“없나봐”
“좀 기다려 보십시오. 저 만큼 물이 빠지면 그곳에 있어요”
혼자 하던 소리를 마침 옆에서 들으셨는지 알려주십니다.
근래 몇 번 오셨던 모양인지 사정을 잘 알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부부가 오셔서 재밌게 펄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아~~. 드디어”
▲반가운 펄조개가 드디어...
하나가 나오고, 다시 몇 발짝 건너가서 캐보니 또 하나가 나옵니다.
꽤나 묵직합니다. 아주 컸는데 모래도 꽤나 들어있어서 먹을 때는 손질을 잘 해야 하지요.
물은 금새 금새 빠져나갑니다.
빠지는 물을 따라가면서 호미질을 해봅니다.
어떤 분은 호미가 아닌 기다란 쇠봉을 갖고 다니십니다.
“이리와 봐요~”
“와~~아”
맛살입니다. 맛살이 있는 곳을 찾아 도구를 이용하여 꺼내는 것이었습니다.
망 속에는 벌써 몇 개의 맛살이 있습니다.
모래갯벌이 참으로 부드러운데 이런곳에서 생물들이 살고 있는 것이 신기합니다.
시간이 흐르니 제법 큰 밀조개가 담겨집니다.
같이 간 일행은 내게 담아버립니다.
“끓이면 맛있어. 먹어봐~”
갯벌은 참으로 훌륭한 먹거리가 널려 있습니다. 바람도 쐬고 먹거리도 제공받고.
마음도 푸근하게 해줍니다.
추위가 풀리고 진달래 피는 봄에 찾아간 바다. 한껏 맘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도 이곳에서 힐링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