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으로 돌아간 태학산 유아숲 체험원
찹찹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무작정 눈 드라이브를 떠났다.
눈이 오다 또 해가 떴다~
참 요상한 날씨다.
그래서인지 도심 주변은 눈이 채 쌓이기도 전에 녹고 또 내리고를 반복한다.
눈을 찾아 달리다보니 점점 외곽으로 빠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도착한 이곳! 태학산 자연휴양림이다.
등산로도 잘 조성되어 있고 오토캠핑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예전에 등산로쪽을 산책한 적이 있는데, 이날은 눈 구경이 목적이었기에 아래쪽으로만 한바퀴 돌았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조금 걸으니 유아숲 체험원이 나온다.
인적이 없어 소복히 쌓인 눈을 오롯이 즐길 수 있었다.
와~ 발자국 하나 없는 하이얀 눈에 내 발자국 먼저 도장~꾹!
다 커버린 울아들은 이제 이런 곳은 심드렁이다.
오히려 내가 더 신났다.
밧줄이나 통나무등으로 꾸며진 체험시설들이 마치 동화속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거기다 하얗게 쌓인 눈 덕에 영화 속 한장면 같기도 하다.
생각 같아서는 이곳에 누워 버리고 싶었지만 이젠 나중을 생각해야하는 나이라 동심으로 돌아가긴 어렵다.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기분이 든다.
모래놀이 하는 동산은 눈으로 덮혀 모래는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눈을 걷어내면 그 속에 모래가 보인다.
그냥 하얀 눈밭에 알록달록 블록들이 흩어져 있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놀이터다.
실내 키즈카페보다 이런 자연속에서의 놀이터는 또 다른 감성을 아이들에게 전달해 준다.
우리때도 이런 곳이 있었다면..
아쉬운 생각이 든다.
여러 블럭으로 테마가 나뉘어진 듯 한다.
생각보다 규모가 꽤 크다.
눈 쌓인 돌계단을 두번째 오른다.
오르는 곳마다 다른 로프나 나무등의 다른 테마로 꾸며진 비밀의 숲들이 펼쳐진다.
아이들이 참 좋아할 만한 곳이다.
눈 덮힌 징검목 위를 일부러 걸어도 보고 가지런히 쌓인 통나무 위를 올라도 본다.
나이가 들면 성격도 바뀔 줄 알았다.
뭔가 근엄하고 점쟎은..
하지만 몸만 늙을뿐..마음은 그대로라는 사실을 내가 나이가 드니 알겠다.
내 마음은 여전히 어릴적 그때 그대로다.
돌이 촘촘히 박힌 운치있는 세면대에도 눈이 쌓이니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낸다.
색색의 줄들로 이어진 징검다리도 참 이쁘다.
마음은 있지만 유아용이니 참기로 한다.
내 몸무게를 지탱할 수는 없을테니..
대신 소복히 쌓인 눈을 모아 내 짝꿍이랑 눈사람을 만들어 본다.
쉼터 위에는 고드림이 얼어서 대롱~대롱~
눈이 내리다 그치더니 또 다시 눈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