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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바다를 바라보는 ‘연포아가씨’ 지금 어떤 마음일까?

태안 연포해수욕장에서

2021.06.11(금) 11:20:03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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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포바다에 퍼지는 아이들 노는 소리


연포바다에 들어서자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탁 트이며 너그러워진다6월이 시작되는 첫 주말한낮엔 무더위까지 느껴지는 날씨다난생처음으로 와본 연포바다. 근데 이름이 왜 이리 친근할까. 귓등을 스치는 바람에 노래 한 소절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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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새 한 마리 보이지 않았던 연포바다. 연포아가씨 노래가 절로 떠오른다. 


오늘도 님 기다리는 연포~바다엔 쌍돛대 외돛대 배도 많은~데 한번 가신 그 님은 소식도 없고 물새만 울어 울~어 세월 흐르니 야속한 생각 눈물에 젖는 눈물에 젖~는 연포 아가~한 소절이 터지자 저절로 이어지는 가사가 줄줄이 나왔다. 이름을 깜빡하며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자주 생긴다. 나이 탓이라 여겨도 그리 선명했던 것들의 이름을 까무룩 모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하지만 연포바다를 보는 순간 노래는 반백년도 넘은 추억을 소환하며 대중가요 가수 이미자, 하춘화의 목소리에 가락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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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이 지나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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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텐트가 간간히 눈에 띄지만 그리 많지 않다. 

 

연포바다의 너른 모래사장엔 만들다 만 모래성들이 간간이 보였다. 바람이 불어도 아이들은 어른들 걱정과 달리 놀이의 재미에 빠져 웃음소리가 맑게 흩어졌다. 쌍돛대 외돛대, 노래 가사에 나오는 것만큼 배가 많이 보이진 않았다. 캠핑장에 주차된 차들은 많았지만 곧 초저녁시간을 헤아려 텐트를 걷는 사람도 있었다. 한낮의 기온이 뚝 떨어지고 바닷바람은 서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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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장 이용안전수칙을 잘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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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가 우거진 솔밭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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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스레기 집하장 결사반대 펼침막


캠핑장 근처 급수대의 소나무가 있는 곳에는 해양쓰레기 집하장 유치를 반대하는 펼침막이 걸렸다. 연포바다를 오는 동안 도로에서 바라본 곳곳에 커다란 뭉치로 쌓여있는 것들이 폐그물 혹은 폐어망들이었다니. 저렇게 많은 폐그물이 바다에서 나왔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단단한 지층처럼 깊이 박힌 것들을 파내기는 쉽지 않은 작업을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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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그물이 쌓인 곳


해양쓰레기의 거의 반은 폐그물이라고 한다. 태안의 연포바다처럼 잘 알려진 바다의 쓰레기도 이럴진대 덜 알려진 작은 섬들의 쓰레기는 더 많을 것이다. 고기를 잡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그물. 그 그물에 마음이 걸린 것처럼 바다를 보는 심사가 사뭇 불편하다. 사랑하는 이가 배를 타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봤던 연포아가씨 시절의 바다는 지금의 해양쓰레기를 짐작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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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포바다 주변풍경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파란 하늘빛 물이 되지요 어여쁜 초록빛 손이 되지요 초록빛 여울물에 두~발을 담그면 물결이 살랑 어루만져요 물결이 살랑 어루만져요~.’ ‘초록빛 바닷물에라는 동요를 부르던 초등학교 때, 내게 바다는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이었고 아름다운 노래였다. 바다는 넓고도 넓고 깊고도 깊어 그저 꿈처럼 멀고 막연했다. 지금 바다는 생명으로 아주 가깝게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우리의 먹을거리가 땅은 물론 바다에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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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개열차의 손님을 기다리는 삼색고양이

 

바다 근처 펜션이 자리한 곳엔 캠핑객들이 즐길 수 있는 무지개열차가 담벼락에 조용히 있다. 열차 맨 앞 칸 아래 삼색고양이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사람이 다가가도 경계하지 않는다.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지 점잖은 모습으로 눈을 끔벅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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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부는 연포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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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천천히 모래사장을 걷는다. 반복되는 후렴구처럼 연포아가씨 노래가 아련하게 들릴 듯하고 나는 수평선을 아스라이 바라본다.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소중한 바다를 연포아가씨는 어떤 마음으로 바라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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