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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보랏빛 꽃향기와 아름드리 느티나무로부터 받은 위로

등나무 꽃향기 그득한 부여군 석성초등학교

2021.04.29(목) 10:36:07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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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아래로 떨어진 등나무 꽃잎들, 소꿉놀이의 재밌는 재료가 될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바람을 타고 코에 감도는 이 달짝지근한 냄새는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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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를 예방하는 활동수칙이 펼침막으로 걸렸습니다.

해마다 ‘우어회’를 먹으러 오라는 지인이 있습니다. 꽃 피는 봄, 꼭 이맘때 입니다. 햇우어가 나왔다고 성화를 하는 건, 보고 싶다는 다른 말이겠죠. 진즉에 알았지만 올해는 조금 늦게 그러나 아직 봄4월 꽃이 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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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성초등학교
 
식당을 나와 석성리 마을에서 꽃향기를 따라 걸었습니다. 오랜만에 들른 마을은 세수한 얼굴처럼 말끔합니다. ‘여기 좀 바뀌었나? 동네가 달라진 것 같네...’ 눈썰미 없는 저는 지인의 말에 그저 자그마한 시골동네가 정겹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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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나무 꽃 아래로 벌들이 잉잉거리고 팻말이 꽂힌 텃밭엔 아이들이 심은 채소가 자랍니다.

코로나19 거리두기는 여전합니다. 마스크를 쓰고 우어회를 먹은 뱃속 소화도 시킬 겸, 천천히 마을을 걷다가 초등학교 앞에서 누가 뭐랄 것도 없이 탄성이 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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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성초등학교, '꿈과 희망이 크는 석성행복나눔터'

“와~ 이 냄새가 등나무 꽃 향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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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랏빛 등나무꽃 위의 향나무가 음전합니다. 

초등학교 정문에서부터 운동장을 휘감는 꽃 냄새. 달짝지근한 향에 정신이 몽롱합니다. 보랏빛 등나무 꽃이 주렁주렁 매달린 교정 앞 계단에는 꽃바닥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벚꽃도 빨리 피었는데 등나무 꽃도 5월이 되기 전에 서둘러 피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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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둣빛 이파리가 하늘을 향해 점점이 날아오르는 것 같습니다.

교정은 어디를 봐도 한 폭의 멋진 풍경화입니다. 등나무 꽃에 벌들이 꿀을 찾아 잉잉거립니다. 여름엔 뙤약볕의 훌륭한 그늘이 되어주는 등나무. 위로는 나뭇잎으로 푸르고 아래로 늘어뜨린 꽃들은 풍성한 꽃 타래 같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밥알 같은 보랏빛 꽃을 주워 담아 어딘가 뿌려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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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타너스가 있는 풍경

텃밭엔 학년별로 심어놓은 채소가 팻말을 앞세우고 나란히 자랍니다. 순하고 연한 이파리가 지금 막 나오기 시작한 플라타너스는 얼마나 오래 이곳에 있었을까요. 떨어진 등나무꽃잎을 플라타너스 나무아래 동그랗게 놓아주면 근사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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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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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심을 자아내는 초등학교 놀이터. 넓기만 했던 운동장은 언제 이리 작아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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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교정에서 자주 만나는 독서하는 소녀상

운동장 놀이터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저 아이들이 놀다간 흔적이 보일 뿐입니다. 주말이 지나면 등나무 꽃향기 같은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려오겠지요. 코로나19로 얼굴의 반이 마스크로 덮여있는데 얼마나 더 기다려야 친구의 웃는 얼굴을 온전히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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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0살을 넘긴 느티나무는 나무의 높이가 24미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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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안고 자라다오' 라고 새긴 조각작품 아래 글과 쉼터(효심)가 있는 곳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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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뚝한 느티나무 가지에 돋아나는 연둣빛 이파리가 싱그럽습니다.

아름드리 느티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된 년도가 1979년입니다. 당시 310살이었으니 현재는 352살이군요. 한 사람이 두 팔을 뻗어도 다 안을 수 없는 느티나무 옆에는 한 가족이 모여 있는 조각작품이 있습니다. 작품 아래 ‘꿈을 안고 자라다오.’라는 글은 이곳 석성초등학교의 모든 선생님과 학부모님들, 선배님들의 바람이 그대로 표현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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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교백주년기념비

학교가 설립된 지 100년 이상의 역사를 품은 석성초등학교. ‘효심’의 미덕을 알리듯 느티나무 옆에는 효심의 쉼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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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심, 그리고 우정

햇우어회를 먹으며 우정을 나누고 산책길이 되어준 석성리의 아담한 초등학교. 코로나19로 억눌리고 유배된 마음이 뚫리듯 시원해집니다. 등나무 꽃향기와 350여년 학교를 지키는 느티나무는 말없이 위로를 건네는 오랜 친구처럼 그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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