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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늘은 ‘수락폭포’로 만족한다

경칩(驚蟄) 다음날의 대둔산

2021.03.07(일) 19:58:24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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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 꼬깔바위
 
날씨가 흐렸지만 비가 온다는 예보가 없었다. 모처럼 주말 점심을 식구들이 같이 먹고 가볍게 드라이브를 하기로 했다. 그래봐야 단골로 가는 계룡산 수통골이겠지 했는데, 조금 멀리 ‘대둔산’에 가는 걸로 의견이 모였다.
 
대둔산 하면 떠오르는 수락폭포나 구름다리 등 여기저기 말은 많이 들어왔는데 직접 산을 오르는 건 처음이다. 대둔산은 산 하나에 전북 완주군과 충남 논산시 벌곡면, 금산군 진산면 등이 경계를 맞대고 있는 산으로 전북과 충남에서 도립공원으로 지정한 산이다. 우리는 논산시 벌곡면으로 향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면서 따로 입장료나 주차요금을 내지 않는다. 주차요금을 내는 창구가 있긴 했다. 하지만 문은 닫혔고 차들은 주차장으로 바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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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물 산약초 불법채취 밀반출 특별단속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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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로 뿌연 안개가 낀것 같다. 캠핑장 가는 길은 막아놓았다. 
  
경칩 하루를 지난 오늘, 삼라만상이 겨울잠을 깨는 날들이다. 비가 내릴 때마다 날씨는 점점 따뜻해지고, 눈에 띄지 않아도 땅에는 나물이나 약초 등 온갖 생명들이 움을 트고 나오는 중이다. 이때쯤에 논산시청 산림공원과 보호팀에서 내건 펼침막의 ‘산나물, 산약초, 불법채위 밀반출 특별단속’이란 글은 아주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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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의 등산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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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전탑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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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안내도
 
오후 3시가 가까운 시간, 산을 오르기에는 시간이 어중간했다. 우리가 산을 오르는 동안 하산하는 몇 사람들이 보였다. 승전탑이 있는 곳에서 ‘등산안내도’를 잠시 살펴보았다. 우리는 선녀폭포와 고깔바위, 그리고 수락폭포까지만 가기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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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 데크길
  
단풍나무 마른 가지에는 지난해 붉은 이파리가 황토빛깔로 남아 소나무와 함께 풍경을 이루었다. 산을 오르는 길은 데크길로 그리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길 부분부분 매트가 깔려 있고 경사진 곳에는 낙상예방용 재질로 미끄러지지 않게 해 놓았다. 산을 오르는 내내 물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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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폭포,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
 
선녀폭포에 이르렀다. 폭포라고 하기엔 물이 부족하다 싶긴 했다. 하지만 물소리만큼은 폭포였다. 선녀폭포라는 이름은 선녀가 입는 옷처럼 물줄기가 하얀 비단치마 같아서 지어졌다고 한다. 기암괴석에 둘러싸여 아름다운 경치 아래 목욕을 하는 선녀들. 옥황상제까지 지상에 내려가 목욕하는 것을 허락했다는데, 옥황상제도 이곳에 내려오고 싶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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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
 
나무와 바위에 가려진 하늘이 점점 보이는 곳에 아마도 정상이 있을 것이다. 선녀폭포를 지나자 하늘을 향해 창검처럼 뾰족한 바위 끝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양새가 고깔처럼 생겼다 해서 ‘꼬깔바위’라는 이름이 붙여졌단다. 대둔산의 위용에 견주면 ‘꼬깔’은 깜찍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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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깔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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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흐리고 바람이 계속 불었다. 훈풍인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이 찼다. 드디어 수락폭포에 이르렀다. ‘폭포’라는 말에 뭔가 기대했던 마음이 다소 아쉬웠지만, 고개를 들어 가파르게 나 있는 난간 위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을 보자 오금이 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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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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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폭포
   
여기까지 왔으면 ‘구름다리’와 정상인 ‘마천대’만 남았다. 하지만 더 욕심을 부리면 안 될 것 같았다. 아니 솔직히 더 오를 자신이 없었다. 내려가는 길만 해도 올라온 만큼을 걸어야 하기에 구름다리와 마천대는 다음에 오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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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천암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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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6일의 대둔산
 
내려가는 길, 작은 암자가 있는 ‘석천암’ 이정표가 보였다. 하지만 이정표만 보일 뿐 암자는 깊숙하게 은거하고 있는 듯 보이지 않았다. 자료를 찾아보니 그곳은 지난해 타계하신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의 부친 되시는 주역의 대가 이달 선생이 머물던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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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웅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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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알
 
가다 보니 오른쪽 길가로 예전엔 밭농사를 지었던 곳이었는지 밭두둑 흔적이 있었다. 그 가운데쯤에 웅덩이가 보였다. 물이 솟는지 땅에 박은 둥근 쇠기둥에 물이 계속 흘렀다. 물속을 가만 들여다보니 개구리알이 거품처럼 뭉게뭉게 보드랍게 뭉쳐 있다. 더 깊은 쪽에는 도룡뇽알이 길쭉한 포에 둘러싸였다. 인기척이 들리자 검은 빛깔의 도룡뇽이 빠르게 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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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에 처한 이끼도룡뇽을 보호와 관심으로 지켜주세요'
  
도룡뇽을 보고 내려가는 길, 올라갈 때 못 보았던 이끼도룡뇽 관련 표지가 보였다. ‘이끼도롱뇽은 미주도롱뇽과에 속하는 양서류로, 그 가운데서도 아시아 대륙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에 서식하는 종이다. 미주도롱뇽은 원래 북아메리카나 유럽의 일부 지역에서 살았으나 2005년 대전의 장태산에서 발견된 이후에 아시아에서 서식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끼도룡뇽은 충남 야생생물보호종으로 멸종위기에 있어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종’이다. 금방 우리가 봤던 검은 도룡뇽은 이끼도룡뇽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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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둔산 주차장 
  
산에는 아직 꽃들이 보이지 않았다. 꽃을 보기엔 때가 조금 이르다. 어디선가 갖가지 모양과 빛깔로 선보일 대둔산의 다양한 봄꽃들. 협곡을 거느린 깊은 숲과 억만년도 넘게 서 있는 바위들 사이로 바람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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