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공존하는 시대, 언택트 산행지로 아산 고용산을 찾았습니다. 고용산은 나와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면서 안전하게 초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인데요, 고용산으로 오르는 길은 고용사, 용수사, 용화사, 신봉1·2리 등 여러 곳이 있지만, 저는 등산 시작점으로 용화사를 택해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아산시 향토문화유산(용화사 미륵불)
  
아산시 영인면에 자리한 용화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사찰 앞마당에 큰 석불 하나가 시선을 끕니다. 현대식으로 지어진 지금의 용화사는 덤불 속에서 미륵불이 발견된 이후 세워진 사찰인데요, 이 불상은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용화사미륵불'로 2006년 3월 7일 아산시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불상의 표정은 위엄 있어 보이지만, 옷의 주름이 정형화되어 있고, 손가락이나 팔 등은 자연스러움이 묻어나 있는데요, 나라에 큰 위험이나 애환이 닥치면 미리 검은 눈물을 흘려 예견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지역 주민들에게는 소원을 이루어 주는 불상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용화사에서 화장실 뒤쪽으로 보이는 오솔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합니다. 거창한 채비 없이 등산화와 생수 한 병씩을 챙겨 폭신한 숲길로 들어서 보았는데요, 사찰에서 고용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1560m, 시간은 보통 정상까지 40여 분 정도 소요됩니다. 주말인데도 오가는 인적이 많지 않아 고요함이 느껴졌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산행이라 그런지 발걸음만큼은 가벼웠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드리워진 따스한 가을햇살이 반갑기만 합니다. 20분 정도 오르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체력단련시설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휴식공간에서 정상까지는 아직 480m의 거리가 남았는데요, 가을빛 풍경을 따라 걷다 보면, 파란 하늘과 바위들이 또 다른 친구가 되어주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탁 트인 바위지대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며 평평한 바위에 앉아 아이들과 성내저수지 쪽을 바라보며 가을맞이를 해 보았습니다. 한눈에 들어오는 그림 같은 전경에 정상에서의 풍경은 또 어떨지 기대가 되어 발걸음을 재촉했는데요, 낮은 산이지만 정상으로 이어지는 바위산을 안전하게 오를 수 있도록 밧줄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걸어온 길은 점점 멀어지고, 드디어 해발 295.8m 정상에 섰습니다. 구름 동동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초가을 풍경은 여느 높은 산 못지않을 정도로 경관이 아름다웠습니다. 정상에는 헬리콥터 착륙장이 있지만, 사방이 탁 트여 있어 사방을 둘러보며 조망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가깝게 자리잡고 있는 영인산을 비롯해 아산만과 아산호, 삽교호, 성내저수지는 물론 평택, 둔포 등 먼 곳까지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가을빛으로 물든 황금들녘을 바라보며 일상의 답답한 마음을 잠시나마 달래보았는데요, 선선한 바람속에 맑고 깨끗한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상쾌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코로나19를 피해 가을산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조망 좋은 아산 고용산도 좋을 듯합니다. 
  

  
고용산(아산 용화사)
-소재: 충남 아산시 영인면 윤보선로 131번길 56(신봉리 산 13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