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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물어물어 찾아간 백제 고성 두릉산성

백제의 자취가 남아 있는 두릉윤성

2020.09.19(토) 07:19:29 | 대로 (이메일주소:dried@naver.com
               	dried@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충청남도 청양 가볼만한 유적지가 뭐가 있을까 찾다가 백제시대 왕도였던 사비성의 북쪽 방위의 요새였으며, 백제 멸망 후 유민들의 회복운동의 근거지가 되었다는 두릉산성이 눈에 띄었습니다. 두릉산성은 1984년 충남문화재자료 제256호로 지정되어 보호·관리되고 있는 곳입니다.
  
내비게이션에 두릉산성을 목적지로 하고 달렸는데, 도착한 곳은 청양군 정산면 백곡리였습니다. 그런데 두릉산성에 대한 아무런 안내를 찾을 수 없어서 마침 비닐하우스에서 일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여쭈었더니 목면 쪽으로 가다보면 이정표가 있을 것이니 되돌아가라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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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면 쪽을 향해 조금 가다 보니 어느 작은 마을 앞에 작은 공원이 있어서 여기가 입구인가 하고 들어가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백곡3.1운동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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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곳에는 반갑게도 두릉윤성지라는 작은 표지석이 있었습니다. 아, 바로 여기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런데 차를 몰고 마을길로 들어서니 어느 민가로 들어가 버리는군요. 당황하여 물으니, '여기서는 길이 제대로 없어서 못 올라갑니다. 목면쪽으로 가다 보면 입구에 이정표가 있으니 거기로 가 보세요.' 하더군요. 그래서 차를 어렵게 돌려서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이정표나 표지석은 만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오던 길을 돌아돌아 목면사무소 근방까지 한참을 가면서 포기해 버릴까 생각을 했었지요. 하지만 기왕 내친 길인데 다시 한 번 찾아 보자고 다짐하고 주유소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 또 여쭈었습니다. 

"여기서 지곡리 쪽으로 가다 보면 충남공업사라는 곳이 나옵니다. 거기에 표지석이 세워져 있지요."
 
결국 충남공업사를 목적지로 다시 입력하고 차를 몰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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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공업사를 지나자마자 두릉윤성이라고 써져 있는 안내석이 오른쪽 방향에 서 있었습니다. 몇 번을 헤맨 끝에 찾아낸 이정표라서 반가운 님을 만난 것처럼 기뻤습니다. 혹시 두릉산성을 가 보시고 싶으신 분이 계시면 내비게이션에 '충남공업사'를 목적지로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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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구불구불한 농로를 달리니 작은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작은 산등성이가 바로 두릉산성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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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을 길은 또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물어볼 사람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마침 밭에서 일하시는 할머니 한 분을 만나서 여쭈었더니 자세히 안내를 해 주시는군요. 새로 포장한 듯 깨끗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맨 꼭대기에 있는 민가 아랫길로 차를 조심스럽게 몰고 산을 향해 올라갔습니다. 길이 너무 좁아서 혹시 반대편에서 오는 차를 만나기라도 하면 곤란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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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 부근에 이르니 '백제고성"두릉윤성"사실기'라는 글이 써져 있는 안내석이 반갑게 맞이해 주네요. 이 내용을 그대로 옮겨 봅니다.

'왕도 사비성이 불타던 그날, 백제인들은 좌평 정무 장군을 중심으로 "두릉윤성"에 들어 왕조부흥의 기치를 높이 올렸다. 신라 태종 무열왕은 품일 장군을 사령관으로 이십팔 장수의 전병력을 휘몰아 이 성을 한 달 육일 간 총공격하였다. 그러나 끝내 이기지 못하고 오히려 백제군의 역습에 쫓기면서 간신히 퇴각하였다.

이에 문무왕은 다시 원병을 애걸하여 당장 손인사의 사십만 대군이 재차 바다를 건너고, 일본 지원부대 또한 백강구에 들어서니 "두릉윤성"은 동양 4개국의 극제전 중심에 놓이게 되었다. 그러나 백제군 수뇌부의 불화와 승전에 조급한 풍와의 연이은 졸전은 "두릉윤성"을 고립무원, 고사의 운명에 빠뜨리고 말았다.
 
병사는 창을 꺾어 섬돌 아래 흐느끼고 장수는 활을 내려 전각을 불사를 때 좌평 정무장군은 칼을 빼어 애마의 목을 쳐 성하에 묻고 자신도 자결을 하니 이날 "두릉윤성"은 그 운명을 왕조와 같이 했던 것이다.
 
2008년 12월 11일, 한국향토설화연구회장 서기석 짓고 두릉윤성보존현창회장 도움으로 청양군수 세우다.'
 
정말 나라 잃은 애잔함과 절규가 진하게 드러난 글귀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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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두릉산성 열려 있는 문안 풀밭 주차장에 세웠습니다. 이렇게 좁은 산길인 줄 알았으면 마을에 차를 두고 천천히 걸어 올라오는 게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을에서 걸어서도 20분 정도면 충분히 올라올 수 있는 거리인데 잘 몰라서 끝까지 차를 몰고 온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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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릉산성은 청양군 정선면 백곡리 계봉산 정상에 있는 테뫼식 산성이라고 합니다. 테뫼식 산성이란 산꼭대기를 중심으로 성벽을 두른 형식을 말한다고 합니다. 두릉산성은 삼국사기와, 조선시대 지도에 두릉윤성, 계봉산성 등으로 표기되어 있기도 하고 두릉이성이라고도 불립니다. 둘레가 540m에 달하는 성벽이 지형에 따라 굴곡을 이루고 이어져 있는데, 그 모양이 두루미를 닮았다고 해서 두루미재라고도 한다 하니, 두릉산성은 두루미재에서 나온 말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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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산성 위에 사람의 형상으로 쌓아 놓은 돌탑이 위태롭게 이곳을 지키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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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돌로 얼기설기 쌓아 놓은 성벽이 산 정상을 둘러서 쌓여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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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위에서 내려다 보는 마을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성 아래 소나무숲도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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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 부근에 소나무숲 아래 비석이 하나 눈에 띄었습니다. 이곳에는 '두릉윤성 백제부흥군 위령비'라고 써져 있군요. 한 맺힌 백제부흥군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세워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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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의 측면에 그 내용이 기록되어 있군요. '두릉윤성은 678년의 융성했던 백제역사를 마감하고 왕도 사비성이 불타던 그날 백제인들은 좌평 정무장군을 중심으로 두릉산성에 들어와 왕조 부흥의 기치를 높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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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릉산성 안에는 건물터 6개소, 문터 2개소, 우물과 군창터, 망루, 봉수대터 등이 발굴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풀밭에 싸여 있어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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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곡저수지가 여기서 1km라는 이정표가 풀밭에 묻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내가 내비케이션을 따라 처음에 왔던 백곡마을로 가게 되는군요. 그런데 아마도 그곳은 길이 풀로 뒤덮여 있어서 통행이 불가능한가 봐요. 그래서 제가 그렇게 헤맸던가 봅니다. 아무튼 더 이상 산성을 돌아보기 힘들 정도여서 진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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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전진할 수가 없어서 주변 풍경을 내려다봅니다. 산기슭에 옹기종기 모여 집들과 논밭 사이를 관통하는 도로가 지척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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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멀리 바라다 보니 산과 산 사이로 서천공주고속도로가 보이는군요. 이곳 두릉산성은 조망이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었지만 이곳에 성을 쌓은 이유를 잘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사방이 탁 트여서 수비와 공격에 아주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곳은 백제의 전성기에 열기현의 치소로 운영되었으며, 660년 백제가 멸망한 후에도 3년 동안이나 백제부흥의 주요 거점으로 이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곳이 신라군에 완전히 함락된 후에는 통일신라의 열성현, 고려시대의 정산현의 치성으로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선시대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게 되어 방치되다가 최근에 와서야 복원 작업이 이루어지고 충남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보호 관리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한적한 시골이라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그런지, 만들어졌던 산책로가 풀밭에 묻혀 탐방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곳을 제대로 돌아보려면 풀이 죽은 이후인 가을이나 겨울철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이 글을 보고 두릉산성을 찾으시려면 저처럼 헤매시지 말고 충청남도 청양군 목면 지곡리에 있는 '충남공업사'를 목적지로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잘 모르고 차를 정상 부근까지 몰고 올라갔는데, 산 아래 마을 공터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올라가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비록 두릉산성 주변이 풀밭에 묻혀 있어서 제대로 돌아볼 수는 없었지만 이곳을 오르면서 백제인들의 나라 수호의 깊은 뜻과 흔적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탐방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든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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