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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곡절 많았던 '공주하숙마을 공예파티'

2020.07.07(화) 18:04:53 | 나는 나답게 100% (이메일주소:yh1975@hanmail.net
               	yh197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웅~"
휴대전화 진동음에서 긴장감이 느껴진다.
슬픈 예감은 왜 틀리질 않는지. 7월 4일(토), 아침 일찍 받은 안전 안내문자를 읽다가 깜짝 놀랐다. 공주시에 네 번째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단다. 이를 어쩌지….  

이 날은 며칠 전부터 아들, 딸과 '공주하숙마을 공예파티' 행사에 가기로 약속이 잡혀 있었다. 엎친 데 덮쳐 확진자가 이용한 식당이 공주하숙마을 가까이에 위치한 곳이라니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깨우고,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행사장에 갈 수 없을 것 같은데…" 설득을 시작했다. 예상은 했지만, 저항이 만만치 않다. 긴 실랑이에 지쳐 비말마스크, KF94 마스크, 일회용 장갑, 휴대용 손소독제, 물통을 챙겨 행사장으로 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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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하숙마을 행사 전경
▲공주하숙마을(공주시 당간지주길 21) 행사 전경
 
공주하숙마을에 도착해 보니 오전 10시부터 시작된다던 행사장 분위기가 어째 수상하다. 행사장 입구에 금줄처럼 노끈이 처져 있고, 오가는 사람들이 안 보인다.

신규 확진자 발생으로 행사를 주관한 '원도심살리미'는 행사 속개 여부를 놓고 급히 회의에 들어갔다고 한다. 회의 끝에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켜가며 행사를 진행하되 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단다. 그리고 공예가 중에서 연세가 높거나 전시 위주로 참여하는 분들은 행사장에 불참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나 보다. 그렇게 진통을 겪고도 정오로 미뤄졌던 행사 시작 시각은 오후 1시로 한 번 더 늦춰졌다. 
 
집을 떠나온 이상 그냥 귀가한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후한도 두려웠는데, 그런 불상사는 겨우 막은 듯했다. 후유~.
 
▲ 무료체험권
▲무료체험권 
 
▲ 전시 작품
 
전시 작품
▲전시 작품:'이정임' 작가의 인형공예 작품과 '이인희'작가의 규방공예 작품

공주하숙마을과 제민천변에서 공주지역 공예가들과 함께하는 '공주하숙마을 공예파티'는 7월 3일(금)~7월 4일(토) 양일에 걸쳐 열렸다. 15인 작가들의 공예품을 관람 및 구매할 수 있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예술체험도 가능했다.
 
기억에 남는 강사 선생님
▲기억에 남는 김지영 작가(패브릭공예)
 
방문자 명부 작성을 하며 패브릭 공예체험을 이끄는 김지영 작가는 동분서주 중이었다. 김지영 작가의 부스에서 체험자들은 앞치마, 티셔츠, 마스크에 위에 원하는 스티커를 올리고 다리미로 열을 가해 나만의 작품을 완성해 나갔다. '공주하숙마을 공예파티'에서 유독 김지영 작가의 잔상이 진하게 남아 있는데, 그 까닭은 무료체험임에도 불구하고 일명 '~척'만 한 체험으로 끝나지 않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질 좋은 원단의 앞치마와 티셔츠, 마스크를 별도의 비용 지불 없이 체험 후 가져갈 수 있었는데, 덕분에 평소와 다르게 집에 가져와서도 구석에 박혀 있거나 뒹굴어 다니지 않고 유용하게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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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하숙마을 공예파티'에는 우리 집처럼 엄마 손 잡고 행사장을 찾은 가족 단위의 체험객들이 많았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많아서 부모님들만큼이나 공예 작가님들은 손이 많이 갔을 것이다.

애완견 한 마리가 견주를 따라 행사장을 찾았는데, 사람 많아 북적이는 틈바구니에서도 의젓하게 서 있었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았기에 후일 기념이 되도록 사진을 찍어 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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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는 윤정임 작가의 모스공예 체험부스를 찾았다. 공주 공산성을 본뜬 틀 안에 습도 조절과 공기정화 효과가 있다는 모스(=이끼)를 채워 넣는 비교적 쉬운 체험이었다. 공주 공산성 근처를 지나거나 탐방을 하게 되면 두고두고 공예체험 이야기를 하게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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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내미는 설탕반죽으로 원하는 캐릭터를 만드는 고유미 작가의 슈가크래프트 체험부스에 자리를 잡았다. 작가님이 만든 공주 고마곰 만들기에 도전장을 던져 보겠단다. 혼자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혼자서 완성한 작품이라 썩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사흘 뒤 온라인 수업에 초콜릿 퐁듀가 소개되었다. 초콜릿의 녹는점 때문에 중탕해야 한다는 설명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이다. 슈가크래프트 재료에는 설탕이 사용되기 때문에 형태 유지를 오래 하려면 따뜻한 맨손보다는 장갑을 끼고 만드는 게 좋다고 설명해 주신 작가님의 말씀이 내용 이해에 도움이 되었다. 이러니 100번 듣는 것보다 1번 보는 것이 낫다고 하질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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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체험을 마친 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일어나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야 말았다. 여자아이라면 누구나가 갖고 싶어할 만한 이정임 작가의 인형 작품이 사달을 일으켰다. 마트에서 사는 인형이 아니라 수작업으로 완성한 작품이라고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마음에 드는 인형을 사달라고 졸라대는 통에 이만저만 난처한 게 아니었다.
 
작년 여름 함께 다녀온 최미경 작가의 '초이의 공주인형전'을 잊지 않고 있는데다 얼마 뒤면 돌아오는 생일을 들먹이는 여우짓이 밉지 않아서 결국 작품값을 지불하고 말았다.

잠시 공주하숙마을 마당채 툇마루에서 숨고르기를 하는 와중에도 딸내미는 한 달 미리 받은 생일선물을 가방에서 꺼냈다 넣기를 반복하며 좋아하는 티를 팍팍 냈다. 그 모습을 지켜보니 예상치 않은 지출로 지갑이 얇아져 쓰렸던 속이 눈 녹듯 달래졌다.
 
아들과 마찬가지로 사흘 뒤 온라인 수업에서 딸아이는 우리 가족이 함께 살고 싶은 '뚝딱뚝딱 우리 집' 만들기를 하게 되었다. 끊임없이 샘솟는 아이디어로 가위질에 집중하는 딸아이를 보고 있자니, 곡절 많았던 '공주하숙마을 공예파티'에 다녀오길 잘했다 싶었다. 이 뿌듯함이 좋은 추억으로 남도록 모쪼록 코로나 확진자 발생 소식이 더는 들리지 않기를 제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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