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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더위 속 논산에서 찾은 세 가지 행복

연산 화악리오계와 연산대장간, 그리고 막국수!

2020.06.23(화) 11:34:04 | 계룡도령춘월 (이메일주소:mhdc@tistory.com
               	mhdc@tistory.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햇빛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무더위가 와도 지구는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에어컨 아래서 독서나 취미 생활을 하는 것도 좋지만 보다 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면 땀을 흘리더라도 여기저기 재미난 곳을 마음껏 즐기며 다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계룡도령의 경우 아예 에어컨이 없으니 어차피 나가나 집에 있으나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지만 말입니다.
 
더위속논산에서찾은세가지행복 1
 
그래서 그 행복한 시간을 즐기러 계룡도령이 계룡산 토굴에서 툴툴 털고 계룡산에서 가까운 논산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우리가 육군훈련소로 대부분 기억하는 논산에는 조선시대를 이끈 기호유학의 중심을 이룬 가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전설과 현실, 그리고 역사가 어우러진 유적들도 정말 많은데요, 오늘은 그러한 유학적 문화가 아닌 평소 가고 싶었고 궁금했던 곳을 멋대로 즐기며 다닌 논산시 연산면의 모습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논산에는 참 많은 역사적 유적들이 있고 한반도를 대표하는 것들도 참 많지만 그중에서도 정말 유일한 곳, 연산 화악리 오계(烏鷄)를 아시나요?
 
오골계(烏骨鷄)의 오타로 보인다구요? 오계라는 이름은 일제강점기 이후 오골계라고 잘못 불려온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265호 연산 화악리 오계의 본래 이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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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오계의 맥을 잇는 지산농원은 충남 논산시 연산면 화악길 70(화악리 234번지 041-735-0707)에 자리해 있는데, 입구에는 가운데 중심부가 사라진 커다란 고목 두 그루가 서 있습니다. 나뭇가지가 느티나무 전체로는 좀 약해 보이지만 2000년 11월 17일 논산시가 연산면 화악리 이장을 관리자로 지정한 420년 된 논산시 보호수입니다. 수령이 440년을 넘겼으니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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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스러진 부분이 많아져서 위용보다는 세월을 지고 있는 보호수를 지나치며 보았던 비석군이 궁금했는데, 이번에 제대로 살펴 보기로 했습니다.

3기의 비석이 나란히 서 있는데, 오른쪽의 역사를 이고 있는 석비를 비롯 가운데 오석비는 '전주이씨(全州李氏)'가 덧새겨진 모사비로 보이고, 또 그 왼쪽의 비는 전주이씨천(全州李氏阡)이라고 새겨진 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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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왼쪽에 서있는 거대한 옥개석 아래 오석으로 만들어진 비신(碑身) 전면에는 비양(碑陽)이라 부르는 횡액(橫額) 제액(題額)이 없고 종액(縱額)으로 전주이씨천(全州李氏阡)이 새겨져 있고, 비음(碑陰)이라 부르는 후면에는 그냥 세운 년대인 단기 4313년 경신3월 일립(檀紀四三一三年 庚申三月 日立)만 음기(陰記)된 모습이라 아무리 살펴보아도 무슨 의미로 왜 세워졌는지를 모르겠습니다. 단기 4313년은 1980년이니 40년 전이고 계룡도령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완주군 소양면에 있는 全州李氏世阡碑(전부이씨세천비)는 들어 보았어도 전주이씨천은 처음 보는데 무슨 의미로 왜 세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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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운데 가장 큰 비석에는 전주이씨(全州李氏)가 더해진 '전주이씨화산이공휘오륜유허비(全州李氏華山李公諱五倫遺墟碑)'라고 새겨져 있는데 화산처사(花山處士) 이오륜(李五倫)은 전주가 관향이며, 참봉 이봉주(李鳳柱)의 아들로 참봉을 지낸 이라는데 이렇게 유허비가 새워진 것을 보면 뭔가 큰일을 했을 것 같습니다. 비문에 그 연유가 자세히 새겨져 있을 테지만, 읽어볼 시간이 없어 검색으로 찾아 보려고 게으름을 피웠더니 아무리 찾아도 나오는 것이 없습니다.

시간을 내어서 찬찬히 살펴보고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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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른쪽에 서있는 세월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석비가 가운데 큰 비석의 원본으로 보이는 유지비인 것 같습니다. '전주이씨화산공휘오륜유지(全州李氏華山公諱五倫遺址)'라 적혀 있고, 비의 후면과 좌우는 아무런 글이 없는데 가운데 비석에 왜 전주이씨(全州李氏)를 더했는지 그 여기에서 나옵니다.

모사비를 만들어 세우면서 내용에 너무 치중하다가 그만 전주이씨화산공휘오륜유지(全州李氏華山公諱五倫遺址)라 새기지 않고 화산이공휘오륜유허비(華山李公諱五倫遺墟)라고 새겨 놓고 보니 관향이 빠져 있어 전주이씨(全州李氏)를 더한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성씨 '이(李)'가 중복되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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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 화악리 오계는 전주이씨 익안대군(태조의 셋째 아들)의 제14세손 이형흠(李亨欽)이 사육했다는 기록으로부터 이어져온, 하지만 어느 순간 거의 멸종되었다가 이형흠의 증손 이계순(1974년 작고)씨가 30마리를 키워 종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하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합니다.
 
화산 이오륜의 유허비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익안대군의 후손에 후손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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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언제부터 사육하기 시작하였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것 중 가장 오래된 책으로는 고려시대 문인이자 학자인 제정 이달충의 문집 '제정집(霽亭集)'에 오계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데 신돈이 살던 시절이 1300년대 고려말이니 최소한 700년은 넘게 길러 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조선시대 허준이 지은 '동의보감(東醫寶鑑) 탕약편'에도 기록되어 있는 오계는 1980년 연산오계의 멸종을 방지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265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데, 2002년 (주)농업회사법인 지산농원을 세워 지정사육인을 정해 보존에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까마귀[烏]처럼 ‘뼈[骨]가 검다’는 뜻을 가진 오골계는 흰 솜털로 덮여 있으되 뼈가 새까만 본오골계(실크오골계 백봉)를 지칭하는 이름이고, 깃털색은 물론이고 뼈와 피부·눈·발톱까지 온통 새까만 한국의 검은 닭의 이름은 오계가 바른 이름이며 일제 잔재로 인해 습관적으로 불러왔던 것이 바로 오골계란 표현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계와 오골계는 몸의 색만 다른 것이 아니라 오계의 발가락이 4개이고 볏이 왕관 모양인데 반해 혼혈 오골계는 발가락이 5~6개이고 볏의 형태도 일정하지 않다 합니다. 그러한 차이도 분명하니 자세히 구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앞으로는 '연산화악리오계(連山花岳里烏鷄)'를 줄여서 부르는 '연산오계'라고 표현하고 불러주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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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오계탕의 사진으로 지산농원에서는 2013년에는 국제슬로푸드협회 생물다양성재단의 종보전프로젝트인 ‘맛의 방주’에 올라 있으며, 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 지침에 맞는 수탉은 몸 높이가 28~30㎝, 몸무게는 1.5~1.7㎏이어야 하고 암탉은 23~25㎝의 몸 높이에 1.2~1.4㎏ 정도 무게가 나는 오계최소 1,000수의 오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중 자연 도태되거나 수가 넘어선 일부 오계를 요리해 종계 1,000수의 부양을 위해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데, 미리 예약을 하고 식사를 즐기면 됩니다.
 
연산오계의 효능은 동의보감에도 기록돼 있습니다.

"오웅계육(烏雄鷄肉) 즉 검은 수탉의 고기는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독이 없다. 가슴이 아픈 심통(心痛)과 복통(腹痛)에 주로 쓰고 명치의 나뿐 기운을 없애고 풍습(風濕)으로 경련이 일고 마비된 것을 치료한다. 허(虛) 하고 여윈 것을 보하고 태(胎)를 튼튼하게 하고 골절과 심한 종기인 옹저(癰疽)를 치료한다고 했으며, 오자계육(烏雌鷄肉)이라 하여 검은 암탉의 고기를 구별하여 설명하였고 검은 암탉의 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관절이 쑤시고 절이며 아픈 풍한습비(風寒濕痺)에 주로 쓴다, 심한 위장병인 반위[위암]를 보(補)한다. 옹저(癰疽)를 치료하고 고름을 나가게하며 새피를 보충해 주고 사악한 기운을 물리친다."
 -'동의보감' 중에서

뼈와 털이 모두 검은 것이 가장 좋다고 암탉 오계를 설명하고 있는데, 수탉에 비해 암탉은 산후에 허약해진 산모를 돕는 효능이 추가되어 있고 특히 동의 보감의 중풍(中風)에 관한 부분에서 오계는 중풍으로 말이 어눌한 것과 풍한습비(風寒濕痺)의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설명돼 있습니다. 그리고 오계에는 인체 내 합성이 불가능한 필수지방산이 타 육류에 비해 1.5~3배 많으며 동맥경화, 고혈압 등을 예방하는 리놀레산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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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도령이 연산오계 지산농원에서 조금 이른 점심을 먹고는 불볕더위를 그대로 안은 채 연산시장으로 향했습니다. 3대 가업을 잇는 3형제의 인생이 담긴 100년 역사를 간직한 연산대장간입니다.
 
대장간은 화덕과 풀무를 차려 놓고 쇠를 달구어 각종 연장을 만드는 곳으로 예전에는 시골 장터나 마을 단위로 대장간이 있어 농기구나 기타 각종 연장을 불에 달구어 벼리기도 하고 새로 만들어내기도 하던 곳이며, 또 그런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을 대장장이라고 하는데 논산시 연산면 황산벌로 1541-2(연산리 399-3)에 위치한 60여 년의 역사를 이고 앉은 연산대장간, 연산문화철물점이 있습니다.
 
2018년 8월 13일부터 인간극장 5부작 '100년 대장간의 사내'에 출연해 대장간을 맡게 된 사연과 가족의 삶을 조명하는 이야기가 방송되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사촌까지 함께하며 3대 가업을 잇는 3대 류성일, 유성필, 유성배 3형제의 인생이 담긴 100년 역사 연산대장간은 우리가 조금의 발품을 더 팔더라도 값싼 중국산보다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왜 연산대장간 같은 곳의 농기구를 이용해야 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마침 농기구와 화덕이 필요해 구입하고 주변의 연산공원에 들러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고 연산아문 등을 두루 보았더니 금새 허기가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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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무더울 때에는 시원한 뭔가를 먹어주어야 하는데 막국수 만한 게 없죠? 논산에서 계룡시와 벌곡 황룡재로 가는 길, 옛길 2차선 도로의 연산삼거리의 유명 막국수가게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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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육수가 아닌 사골육수로 만든 막국수의 진한 맛을 시원하게 즐기며 단백질 보충을 위해 만두까지 함께 주문을 했는데요,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논산시 연산면의 여기저기를 다닌 결과를 반추하며 맛있게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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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든 만두의 꽉 찬 속과 육즙은 뜨끈시원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계룡도령이 이번에 소개하지 않았지만 연산면에는 우선 연산아문·연산공원·연산향교와 황산성, 그리고 고려 태조 왕건과 인연이 있는 개태사, 천년송이 절을 하는 미륵불이 있는 송불암과 돈암서원, 예학의 거두 사계 김장생 묘소 등 정말 볼거리가 많은 곳이랍니다. 그리고 연산역의 역사체험도 빠뜨리면 안 되겠죠?

아이들과 함께, 가족과 함께 다가오는 복날을 맛있는 복달임으로 즐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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