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금계국 물결이 일렁이는 천흥 저수지
2020.05.26(화) 10:18:32 | 네잎클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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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usmi8@hanmail.net)
금계국이 예쁘게 피어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계절의 여왕 5월에는 장미가 지천으로 피지만, 그 못지않게 노오란 금계국이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납니다. 주말 아이들과 함께 금계국꽃 명소로 널리 알려진 천흥저수지를 찾았습니다. 천흥저수지는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천흥리 129에 위치해 있으며, 저수지 아래에는 고려시대 이전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천흥사지가 있습니다.
천흥저수지 일대는 고려 태조 왕건의 후삼국 통일 기운이 서려 있는 곳입니다. 태조 왕건이 삼국을 통일하기 위하여 힘쓰고 있을 당시, 천안시 직산읍 수헐리를 지나다가 천흥 저수지 쪽 산을 바라보며 '산 정상을 오색구름이 감싸고 있는 것을 볼 때 성인이 사는 산'이라며 성거산(聖居山)이라 부르고 제사를 지내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성거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천흥사는 통일 대업을 완수한 후에 지어진 사찰입니다. 현재 절터는 마을로 변했지만, 저수지 아래 절터에는 각종 석부재를 비롯하여 '천흥'이란 이름이 새겨진 기와 조각이 많이 발견되었습니다. 창건 당시 조성한 5층 석탑(보물 제354호)이 남아 있고, 마을 한가운데는 사찰 입구를 알리는 당간지주(보물 제99호)가 자리해 있습니다. 비천상이 아름다운 천흥사 동종(국보 제280호)는 왕건의 손자인 현종 때 만들어져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되고 있습니다.
마을 탐방 후, 천흥저수지 수변 산책로로 올라가 봅니다.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서니 탁 트인 풍경에 노란 금계국 물결이 장관을 이룹니다. 아직 피우지 못한 꽃망울도 많았지만, 유난히 선명한 노란 금계국이 하늘거리며 오가는 이들을 반겨줍니다. 코로나19로 일상에 지친 마음을 잠시 산책으로 달래보며 아름다운 천흥저수지의 풍경들을 영상으로 담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