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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의좋은 형제 공원에서 배우는 우애

2020.05.24(일) 12:54:31 | 나는 나답게 100% (이메일주소:yh1975@hanmail.net
               	yh197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드디어 코로나19로 늦춰졌던 아이들의 등교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 추세로 걱정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집에서만 지내던 아이들이 못 만났던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 학교생활을 하게 되어 '다행이다!' 싶습니다.
 
고대하던 등교를 앞둔 마지막 주말이라 의미 있게 보내고자 계획을 짜다가 예전부터 '한 번 가보자' 별렀던 예산 '의좋은형제공원'을 찾기로 했습니다. 몇 달째 온종일 남매끼리 붙어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잘 놀다가도 사소한 일에 투덕거리는 일이 많아서 여행과 교육적 효과 둘 다 노려보기로 했습니다.
 
의좋은형제공원에서배우는우애 1
 
예당호 출렁다리를 지나 약 4km 정도를 달리니 5월의 꽃 '함박꽃'이 활짝 핀 의좋은형제공원 진입로가 나타났습니다. 차량으로도 진입이 가능해서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방문하는 분들께 편의 제공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의좋은 형제 공원 입구
▲의좋은형제공원 입구

요즘은 초등교과서에 실리고 있지 않지만, 우리 어릴 적에는 밤새 가을 추수한 볏단을 서로의 낟가리에 쌓아 올린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저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려 있었지요. 의좋은형제공원은 우애가 좋았던 이성만과 이순 형제의 이야기를 담아 놓은 곳입니다.
 
미담으로만 알고 있던 두 형제 이야기는 연산군 3년(1497년)에 세워진 이성만 형제효제비가 1978년 마을에서 발견되면서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임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형제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 귀감이 되었고, 예산군 대흥면에 형제의 뜻을 기리기 위해 의좋은형제공원이 조성되어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의좋은형제공원에서배우는우애 2

공원 입구에서 보이는 초가집은 아우 이순의 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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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내부를 살피니 옛날에 길쌈하던 풍경을 재현해 놓은 조형물이 보입니다. 큰돈 주지 않아도 원하는 디자인의 옷을 손쉽게 살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한 올 한 올 직접 실을 뽑고 천을 짜서 옷을 해 입었다는 말을 쉽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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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부모님들이 의좋은 형제 이야기의 배경을 설명하기 좋게 다양한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논농사·밭농사에 귀한 노동력을 제공하던 소는 쟁기를 끌며 큰 일꾼 노릇을 하기도 하고, 사람과 짐을 나르는 수레를 끌기도 하며 다양한 역할을 하던 동물이죠. 각종 농기구와 차량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면서 식용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소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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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고, 김매고, 추수해서 방아를 찧어야 귀한 한 톨의 낟알을 얻게 되는데요, 방아를 찧을 때 소나 말의 힘을 빌리는 연자방아나 사람의 노동이 오롯이 필요한 디딜방아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곡식의 탈곡이나 제분도 기계가 하고, 마트에 가면 보관에 용이하게 지퍼백으로 판매되고 있으니 이런 기회가 아니면 책이나 영상으로 볼 수밖에 없어서 값진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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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형 이성만의 집이 나타났습니다. 주위에 그네가 매어져 있고, 널뛰기도 할 수 있어 잠시 아이들을 놀리고 부모님들은 휴식을 취하시기 좋은 장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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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를 지는 조형물이 보고 지나가던 어르신이 하신 말씀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충청도에서만 쓰는 말 중에 주차한다는 뜻으로 '차를 받친다'라는 말이 있답니다. 다른 고장에서 들으면 사고가 났다는 뜻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 말인데, 어쩌면 지게를 내려놓다란 뜻으로 쓰는 '지게를 받친다'에서 온 말이 아닐까 싶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참 재미있는 충청도식 표현이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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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좋은형제공원 곳곳에서 황새 조형물을 보고 궁금해 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다음에는 주변에 있는 황새공원이나 중앙생태공원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형제 모두 효성이 지극하여 부모가 돌아가신 뒤에 형은 어머니의 분묘를 모시고, 동생은 아버지의 분묘를 모셨다고 합니다. 3년상이 끝난 후에도 아침저녁으로 서로의 집을 오가며 살피고 도울 정도로 효성과 우애가 깊었던 이성만과 이순 형제의 이야기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는 어른들에게도 훌륭한 가르침을 전해 주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얼치기 가정교사로 몇 달을 보내왔는데, 모처럼 아이들에게 책에 없는 가르침을 전할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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