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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거리

2020.04.14(화) 14:08:57 | 금산신문 (이메일주소:gsnews4700@naver.com
               	gsnews4700@naver.com)

온러안 개학식에서 학생들과 함께 춤추는 교사들.

▲ 온러안 개학식에서 학생들과 함께 춤추는 교사들.


바야흐로 코로나 시대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장기 비상사태가 이어지는 중이다. 모든 것이 예측불가능한 상황에서 모두들 전대 미문의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중이다. 코로나 사태에 대응해가는 우리들의 모습에는 그동안 말하던 미래 사회와 교육의 요소들이 모두 들어있다. 빠른 변화와 불확실성,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문제들, 복잡한 상호 연결,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문제해결, 공감과 협업의 과정 등 최근 우리들의 일상은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교육의 상황과 매우 닯아 있다.

이번 주에도 온라인에서는 또다른 실험이 이어진다. 정치 프로젝트는 415총선에 대해 함께 자료를 찾아 공부하고, 청소년의 권리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해외 교류 프로젝트는 작년에 만난 미국의 VFS 학생들과 다시 화상으로 만나려고 한다. 화면으로 만나 함께 요리와 음료를 만드는 실습 수업도 시도중이다. 계속 이어지는 새로운 실험들이 재미있다. 과연 온라인 수업으로 어디까지 가능할까? 이러다 새로운 온라인 학교가 생겨나는게 아닐까 농담을 주고 받는다. 다른 현장의 교사나 전문가들과도 온라인으로 연결하여 이야기 나누고 공부해보면 어떨까?

박이은실 선생님을 모셔 진행한 온라인 특강은 또다른 의미있는 시도였다. 페미니즘의 역사와 우리의 현실에 대해 강의와 질의응답을 진행하였다. 성평등 학교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들도 많이 얻었다. 시골학교에서 늘 목말랐던 좋은 강의를 이런식으로 모셔 올수 있다니 놀랍다. 앞으로 여러 현장들을 이렇게 네트워킹하면 많은 어려움이 해소되겠다.
 
누군가의 말처럼 미래가 빠르게 열렸다. 아마도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교육 네트워크가 대세가 되지 않을까.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를 듣기 위해 정해진 시간에 모두 한 곳에 매여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앞으로는 크게 설득력이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물리적 거리보다는 마음의 거리가 더 중요해졌다. 학생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배움을 찾아다니고 다양한 멘토들이 이들을 돕는 방식이 확대될 것이다. 공급자(교사,학교,기관)보다 수요자(학생,시민,평생학습자)가 중심이 된 배움의 장이 다채롭게 펼쳐지게 될 것이다. 현장들마다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학습자들이 이를 찾아가며 배우는 시대가 열리면, 이런 과정을 지원하는 매칭 코디네이터가 부상하게 될 것이다. 분야별, 대상별, 주제별 다양한 교육 네트워크도 자생적으로 늘어나지 않을까. 플랫폼과 네트워크에 기반한 새로운 교육모델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한편에서는, 길어지는 코로나 사태에 우리 학교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논의가 한창 진행중이다. 늘 함께 만들어오던 ‘우리’ 학교다, 이번에도 교사, 학생, 부모가 함께 온라인에서 머리를 맞대는 중이다. 목표를 정해두거나 결과를 예측하지 않고(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다), 토의 절차(철로)를 만든 후, 서로의 문제의식과 진정성을 철로 위에 하나 둘씩 얹고 있다. 이미 우리 안에 있던 자원을 발견하고, 이를 연결하며 새로운 답을 만들어가고 있다.

온라인 토론에 필요한 다양한 수신호가 고안되는 중이다. 다양한 리액션과 공감을 표현하는 제스처 그리고 약속들이 만들어진다. 그러면서, 서로를 존중하는 친밀한 공간들이 온라인에서도 생겨난다. 서로를 연결하는 느낌이 공간을 만든다. 이것은 기법으로 가능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십시일반의 마음 같은 것이다. ‘저 사람이 저렇게 애쓰는데 뭐라도 해야지’, ‘이 친구의 의미있는 기쁨에 기여하고 싶다’, ‘동료의 열정에 동참 하고 싶다’ 등 서로를 돕고 싶어하는 마음들이 상호작용속에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서로를 공감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들이 출현하는 중이다. 아직도 어떻게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과정에 대한 믿음은 생겨나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만 하면, 어떻게든 풀려가겠다 싶다. 어려움 속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하는 과정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우리가 함께여서 참 다행이다. 
 
사회적으로 거리를 두어도 우리의 마음만은 더 가까워지면 좋겠다. 아니 마음의 거리가 우리의 진짜 거리인지도 모르겠다. 바로 곁에 있어도 천리 밖 사람처럼 대하는 경우도 많지 않은가. 어쩌면 물리적 거리도 마음의 거리가 만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음에서 멀어지면, 서로 가까이 하는 횟수가 줄 듯이, 우리의 무의식과 내면이 ‘실제’(reality)를 만드는데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길어지는 어려움속에서, 변화하고 있을,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보자. 우리는 서로에게 얼마만큼의 ‘거리’를 두고 있을까?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 내고 있는 새로운 미래를 곰곰이 들여다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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