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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간디학교 이야기...Why not Y-DEC ?

2019.12.02(월) 14:05:16 | 금산신문 (이메일주소:gsnews4700@naver.com
               	gsnews4700@naver.com)

“청년들의 시도를 지지하는 공간이 필요해요. 비교당하고 경쟁하며 혼자 버티게 두어서는 안된다고 봐요.”
“학교는 삶을 위한 곳이어야 합니다. 자기가 누구인가를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불안함의 이유를 자신의 부족함에서 찾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잘못해서가 아닙니다. 불안할수록 신뢰와 우정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

포럼 참가자들과 다함께.

▲ 포럼 참가자들과 다함께.


‘청년, 지구시민의 배움을 상상하다’가 충남 금산 청산회관에서 열렸다. 국내외에서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청년과정(대안대학)들이 모여서 포럼을 연 것이다. 스웨덴 YIP, 덴마크 IPC, 스페인 MTA, 일본 도쿄 슈레, 독일 프라이부르크, 금산 들락날락, 홍천 삼일학림, 부산 온배움터, 서울 지순협이 한자리에 모였다.

우리 사회 청년들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무한경쟁과 갈등사회는 청년들에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박탈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청소년들의 두려움과 불안도 갈수록 커진다.

포럼의 시작을 알리는 금산간디학교 태영철 교장의 발제는 이런 상황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중심으로 흡수되려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local)에 주목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었어요. 나 하나 더 잘나려고 노력하기보다 서로를 연결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우리 스스로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는 없을까 고민했어요”

변방(local)을 연결하자는 제안이 신선하다. 그러나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우리 사회의 주류인 것이 현실이다. 뭔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많았지만, 과연 다른 길은 가능한 것인가? 포럼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갈까?

이그나이트 발표.

▲ 이그나이트 발표.


외국의 사례 발표가 먼저 시작된다. 발표는 이그나이트(ignite) 방식이다. 현장별로 5분안에 자기 현장의 핵심만 간추려 소개하는 방식이다. 멀리 외국에는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 것일까 다들 귀를 쫑긋세운다.

첫 발표는 MTA(Mondragon Team Academy)다. MTA는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팀 기반 혁신가 양성과정이다. 전 세계를 무대로, 변화를 만들어내는 앙트러프러너쉽(entrepreneurship : 기업가정신)을 기른다. 과목을 정하고, 교실에서 교수에게 배우는 방식으로 학습하지 않는다. 실제 스타트업을 통해 시도하며 배우는 경험기반학습을 추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MTA는 혁신가와 크리에이터 그리고 체인지메이커(Changemaker)의 시대를 위해 준비된 학교가 아닐까.

두 번째 발표는 덴마크 IPC(International people's college) ‘폴케호이스콜레’이다. 북유럽 특유의 시민대학(인생학교)이다. 덴마크 전국에 67개가 있고 스웨덴 노르웨이 등에 확산되어 있다. 등록금의 2/3를 정부에서 지원한다. 17.5세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6주부터 6개월까지 다양한 형태의 기숙학교가 존재한다. 이곳에서는 ‘나를 알아가는 교육’을 주로 한다. 다양하게 개설된 수업을 자유롭게 신청하여 수강한다.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며, 공연과 행사를 만들어간다. ‘자유학교’는 한국에서 시도중인 폴케호이스콜레다. 19세이상 성인들의 쉼과 전환을 위한 인생학교다. 학교는 삶을 위한 곳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인상적이다.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자기다운 삶을 위한 질문과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 발표는 스웨덴 YIP(The international Youth Initiative Program)다. 발도로프 인지학을 바탕으로 한 1년짜리 학교(9월부터 6월까지 10개월)다. 주로 청년 기획자와 혁신가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만 18세에서 28세 사이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다. 자연과 사회 그리고 인간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상상하고 시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세계에서 모인 청년들이, 스웨덴 스코틀랜드 브라질 등지를 돌며, 자기를 돌아보고, 스스로 프로젝트를 만들어낸다. 실로 작고 다채롭고 깊이 있는 글로벌 캠퍼스다. 우리에게도, 자신의 작업을 고민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며, 함께 새로운 길을 모색하도록 돕는 청년 공간이 여기저기 많이 열리면 좋겠다.

네 번째 발표는 독일 프라이부르크의 사례다. 프라이부르크는 독일의 녹색수도이자 세계적 환경도시이다. 세계최고의 태양광 산업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곳이기도 하다 시민주도의 특화된 환경 교육도 특색이다. 에너지 자립이 지역(local)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재생에너지 관련 전문 직업학교가 별도로 운영된다. 우리 나라의 지자체들도 벤치마킹할만한 성공사례가 아닐까. 우리 금산이 이렇게 될수는 없을까 상상해본다.

다섯 번째 발표는 일본 도쿄 슈레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학교내 왕따가 심각한 문제가 되어왔다. 학교를 거부하는 현상이나 히끼꼬모리(은둔형 외톨이)가 생기는 사례도 한국보다 먼저 시작되었다. 도쿄슈레는 이런 현상의 원인이 근대교육이라고 본다. 자신의 개성을 버리고 획일화된 틀에 맞추어야 하는 교육시스템이 문제의 근본이라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도쿄슈레는 교육의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고 본다. 도쿄슈레에서는 자기 이해를 돕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삶의 방식을 만드는 성찰을 만들어내고 발표한다. 우리에게도 불안과 두려움에 흔들리는 자신의 내면을 잘 바라볼 수 있도록 지지하고 연대하는 공간이 절실하다.

2부로는 국내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국내 사례 첫 발표는 금산 들락날락이다.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배움, 네트워크, 주거라고 보고, 이에 맞는 활동을 중점적으로 벌여왔다. 청년 자립학교 아랑곳, 주제별 다양한 네트워크, 청년들을 위한 쉐어하우스 등이 주요 활동이었다. 현재는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지역 청년들의 경제적 기반을 만드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활동이 살아있는 배움으로 연결되는 모습이 아름답다

삼일학림의 발표가 이어졌다. 삼일 학림은 강원도 홍천에 있는 고등대학 통합과정(청소년과 청년이 함께하는 배움터)이다. 인문학(철학, 마음공부, 역사, 생명살림), 농사(생명순환 농사, 생명밥상), 집짓기(생태건축, 생활기술), 예술교과(살림예술)와 다양한 선택교과(말글살이, 지식탐구교과, 자율과목)를 배우며 생명평화문명을 일구는 삶을 지향한다. 새로운 문명에 대한 청년들의 근본적인 탐구가 인상적이다.

부산과 함양에서 배우는 온배움터는 생태 자급 자립의 삶을 꿈꾸는 교육공동체다. 의(옷만들기) 식(자연농 산야초) 주(생태건축)에 대한 교육 그리고 자연의학(침뜸 활법)을 배우고 나눈다. 대안활동가와 대안교육 교사를 양성하기도 한다. 동아시아의 생태공동체 배움 거점으로 이어지는 지향을 가지고 동아시아 공동체 여행, 생명평화 캠프, 동아시아 활동가 네트워크를 운영한다. 새로운 사회에 대한 실제적인 배움, 그리고 동아시아 전체로 퍼져가는 활동이 놀랍다

지식순환협동조합은 서울 은평구에 위치하고 있는 대안대학이다. 2년제로 운영하고 있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기초교양과 분야를 가로지는 전공심화를 깊이있게 공부한다. 청년들끼리 자발적으로 세미나를 진행하며 더 많은 학습을 이어가기도 한다. 청년들의 자치와 놀이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청년들의 공부와 활동이 살아있는 진짜 대학의 모습이다.

토크쇼.

▲ 토크쇼.


토크쇼에서는 사례 발표자들과 함께 질의응답과 토론이 이어졌다. 조금 더 깊이있는 질문들과 토론주제들이 오갔다. 청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자기 성공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지지하는 사회적 분위기라는 고백이 인상적이었다. 청년들이 자신에 대해 찾도록 기꺼이 공간을 허용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3부는 오픈스페이스. 앞서 발표한 모든 현장들이 각자의 부스를 펼쳤다. 참가자들은 부스로 찾아가 보다 깊이 있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포럼 장소가 벌집처럼 웅성된다. 각자의 모색과 연결이 새로운 배움을 낳는 중이다.

모든 참가자들이 하나의 원으로 둘러앉아 서로의 생각과 소감을 나누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들인데 서로 닮은 점이 많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자기 다움을 찾아가며, 새로운 시도를 창조하는 것이 중요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늘처럼 10대와 20대들이 모여 뭔가 의미있는 모임을 이어가면 어떨까

why not Y-DEC

▲ why not Y-DEC


Y-DEC(youth democratic education conference)에 대한 제안이 오갔다. 오늘 모인 사람들과 같은 지향을 가진 청춘들이 주도하는 국제 모임이다. 나이와 세대를 나누지 않고, 학교안밖을 하나로 엮으며, 나라들을 연결하여 만들어가는 새로운 교육모델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세계의 흐름을 공유하고, 서로의 문제를 함께 풀어가며, 새로운 변화를 같이 고민하는 국제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상상해본다. 오늘처럼 그리고 꾸준히 만날 수 있다면 Y-DEC은 국제 youth들의 휼륭한 연대체 혹은 배움터로 자리매김될 수 있을 것이다. 참가자들과 손잡으며 설레이는 꿈을 가슴속에 품어본다, Why not Y-DE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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