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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금산간디학교...배움에 필요한 것

2019.11.11(월) 14:44:56 | 금산신문 (이메일주소:gsnews4700@naver.com
               	gsnews4700@naver.com)

서울이다. 매연도, 많은 사람도 참 오랜만이다. 복잡한 지하철을 비집고 들어가 지도를 뚫어져라 들여다 본다. 물어물어 찾아간 곳은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여혐과 남혐으로 몸살중인 우리 사회 그리고 청소년들의 고민이 안타까웠다. 질문과 토론이 이어진다. 서로 다른 해석과 찾아보고 싶은 개념들을 메모하기 바쁘다. 맥락속에 살아뛰는 지식을 공부하는 중이다. 금산간디학교 고등과정의 주제별 체험학습이 진행중이다.

쓰레기 없는 여행.

▲ 쓰레기 없는 여행.


비슷한 시각, 서울에서 여행중인 다른 팀은 빵집에 들어가서 비닐봉지 포장을 사양하는 중이다. 고기를 먹지 않고,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최근 기후위기에 대한 청소년들의 고민을 반영한 기획이다. 하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쓰레기 안만들고 고기 안먹으며 돌아다니는 건 쉽지 않다. 걸음걸음이 성찰과 토론으로 이어진다. 이렇듯 여행 안에 10대들의 삶이 반영될 수 있는 건 주제별 체험학습이 그들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9개의 여행이 전국에 흩어져 진행된다.

서해 생태체험.

▲ 서해 생태체험.


템플스테이.

▲ 템플스테이.


기존과는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보려는 기획이 반영되기도 한다. 서해 생태 체험은 자연속에서 살아보고픈 참가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 여행이다. 아름다운 바다를 만끽하며 텐트에서 자고, 낚시로 식재료를 마련했다. 해안가 청소도 하고, 신두리 해안사구 등 명소도 탐방했다. 공주 학림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진행한 팀도 있다. 조용한 성찰과 내려놓음이 필요한 친구들이 새벽 예불과 참선 그리고 울력을 함께 했다. 이렇게 하라고 가르쳤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시도를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학생들이 신기하다. 그러먼서 배움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것이다. 
 
2박 3일 뮤지컬 체험 여행은 연극에 관심이 많거나 진로를 고민하는 친구들이 기획했다. 평소에 만나기 어려웠던 배우들과 작품들을 만났고, 그들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도 들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는 참가자의 후기가 인상적이다. 이 여행에서 만난 경험들은 고스란히 각자의 작품 세계로 연결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인생의 점(point)들이 연결되어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어 왔듯 말이다. 우리사회의 교육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훌륭한 시스템’을 갖추고 ‘좋은 교사’가 ‘열심히’ ‘가르쳐야’ 아이들은 배우고 성장하게 되는 것일까?

사람을 만난 걷기여행.

▲ 사람을 만난 걷기여행.


길 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온 팀들도 있다. 진안으로 하루에 30km씩 걷고 온 걷기여행팀과 지역의 명산 3개를 타고 온 가을산 여행팀이 있다. 진안과 옥천의 청년들과 만나며, 새로운 삶에 대해 함께 고민도 나누고 돌아왔다. 자기 내면에서 길러낸 질문이 배움의 큰 재료다. 낯선 만남을 통해 자신과 다른 무언가와 연결되어 본다. 그렇게 또 새로운 시야가 생겨난다. 어쩌면 배움은 가르친다고 해서 반드시 일어나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배운다는 건, 배우는 자의 내면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제주도 여행.

▲ 제주도 여행.


현장에서 직접 살아있는 역사를 공부하는 일은 주제별 체험학습의 또다른 묘미다. 제주도에서는 한라산에 오른 뒤 시민단체 다크투어와 함께 4.3에 대해 공부했다. 건축에 관심있는 친구들은 안동에 가서 한옥을 스케치하고, 우리 문화와 역사를 공부했다. 지난 역사를 공부하며 새로운 삶과 세상을 꿈꾼다. 현장이 곧 학교다. 내 안의 호기심들을 쫓아 길을 떠나고, 길위에서 배운다. 어디서든 토론하며 스마트폰과 키보드만 펼치면 그곳이 곧 교실이다.

2박 3일 동안 모두들 고생을 ‘사서’ 했다. 실수와 오류 속에서 배웠다. 새로운 만남을 통해 성장했다. 배움은 배우는 자가 결정한다. 많은 경험속에서 내가 누구인가를 알아가고 찾아가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교육에 가장 필요한 건 관점의 변화다. 청소년을 마냥 미성숙한 존재로 바라보지 않는 것이다.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배움을 기획하여 자꾸 떠나도록 허용하자. 사람을 만나고 현장을 연결하며, 자신의 고민을 풀고 호기심을 충족하도록 도와주자. 돈이 많이 들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할수 있다. 배움이 스스로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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